"관남충...!"





"응?"



스크린 너머의 남자는 턱을 괴고서, 나를 바라보더니 긴 앞머리를 흔든다.

마치 기억 속에 내가 있나 없나 생각해보는 것처럼, 왼쪽 위를 바라보다가 이내 웃는다.




"질문은 내가 먼저 하지 않았나."


"자네는 뭐지?"





관리자 권한으로 탑승자의 생체 정보를 스캔합니다.

스캔 완료.

전달 완료.




뭐?




"흠... 침식체도, 그림자도, 인간도, 카운터도 아니군. 이런 생체정보는 처음 보는 군."




"리플레이서의 융합체와도 다르군. 아니, 클리포트 인자..."



"다시 한 번 묻지. 자네는 뭐지?"



"아니지."





"자네들은 뭐지?"





뭐라는거야.

이 새끼가...

이제 와서, 이제 와서...!

뻔뻔하게 나타나서 뭐라는거야...!




"하, 하...하하하...!"



"이 새끼야! 뭐하고 있어!!!"



"니네 전대가 죽어가고 있다고! 왜...! 왜...! 왜왜왜왜!!!"



"니가 박은!!! 쐐기가!!!"



"이 지경이 됐는데!!! 개새끼야!!!!!!"




그래,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너뿐이잖아.

너는 이 세계의 주인공이잖아.

너는 이 사태를 해결 할 수 있는 모든 걸 쥐고 있잖아.


니가 만든 사태잖아.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류드밀라는...! 사념체가 되어서 죽지도 못하고, 싸우고 있잖아.

너 때문에, 메이즈 전대원은 죽어가는 상태로 냉동 되어서 지금도...!

아까도... 방금도...!




"..."



"음, 우선은 진정하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그러한 사태는 지금 막.

 알았기 때문이라고 하면 될까."




"어...?"




뭐라는 거야 이 새끼.

왜 그렇게 느긋한건데.


이제 알았다고?


그러면 안 되잖아. 씹새끼야.




"니가... 니가...! 니가 박아넣은 쐐기잖아! 니가 실행한 프로토콜이잖아!"



"..."



소리친다.

액정 너머로 소리친다.

스크린 너머의 관남충은 그 말을 듣고서, 잠깐 생각에 잠기는 것처럼...

아니, 뭔데 생각에 잠기냐고.



"너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여기 류드밀라가...! 메이즈 전대가!!!"


"혼자서...! 혼자서...! 자기 혼자서...! 썩어 문드려져 갈 때까지 싸웠다고!"


"마왕...마왕...! 솔라리미시도...! 그 씨발... 아...아윽..."



크읍, 하고 콧물을 들이킨다.

아, 뭐야. 하고 깨닫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정은 멈추지 않는다.



"죽어가면서 싸웠다고오오오... 죽었다고...! 수... 수도 없이...! 죽었...흑..."



"..."



"우선은 진정하게."




진정?



"진정?"



"야... 야이 새끼야!!!"



"어떻게 진정해? 뭘 진정해! 니가...! 아...아아아... 왜!!!"



눈앞이 흐려진다.

토해내고 있다는 걸 나도 안다.

그저 이 뜨거운 걸, 목 아래의 뜨거운 걸. 누구라도 좋으니까 토해내고 싶다는 걸.

그 상대가 누구라도 좋았는데, 정말 딱 좋은 상대라서.

그저 토해내고 있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다.


이 이야기에서 모든 키를 쥔 건 너다.

관남충이 한 번 손짓하면, 조금만 무리하면 모든 게 스무스하게 마무리 된다.




"세번쨀세. 진정하게."


"자네는 아무래도 내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모양이로군."


"그래, 지금은... 나도 막, 부사장과 접촉한 도플갱어를 확인한 시점. 그러니까, 그녀들이 향하는 좌표.

 쐐기가 있는 좌표라는 말을 듣고 지금 막.

 쐐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혹시나 싶어 통합 지휘망을 열어본 상태라고 하면 되겠나?"


"..."




이제 막?

그럼... 여태까지...

넌...



알아.

안다.

알고 있어.


원래부터가 이런 이야기다.

눈 앞의 저 새낀. 이 프로토콜을 실행한 당사자가 아니다.

알아.


당사자가 아니기에 전달 받아서 알고 있다.

그런 일도 있었지. 수준의, 예를 들면 역사책...



웁..

우웁...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건 그만두자.





"우선, 진정하고 설명해주겠나?"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자네는 누군가?"


"수트정보에는 VAL-8타입 클론병으로 되어있네."


"소속은? 그리고 부대상황은 어떻게 되지?"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를 알고 있어서, 헛구역질이 계속해서 올라온다.

아니, 그 전부터 올라오고 있었어.


타입.


하, 하하하하...

간극이 너무 크다.

이렇게나 다르구나. 게임을 하던 나와. 그 게임의 나였던 너는.

이렇게나 다르네.



여긴 지옥이었는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상황이나...! 느긋하게 파악하고 자빠져있어.



개씨발새끼.

좆같은 새끼.

좆 되어봐라.





"너무 하잖아... 현자."


"음...?"


"흐흐흐흐흐, 흐흐흐..."


"친구인 네헤모트를 몰라보다니. 너무하잖아. 현자."


"구도자 그 씹새끼가 좆지랄할 때는 봐주더니."


"내가 다급하게 애원하니까, 너무 매정하게 구는 거 아냐?"


"네헤모트...?"





"자네 진짜... 네헤모트... 그럼, 미약하지만 스캔 된 클리포트 인자도..."



알게 뭐야 그딴 거.




"그래, 내가 네헤모트. 지금은 레이라는 이름의..."




좆까 씨발




"마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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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붕아 그만 해

나도 수습 못 해 이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