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EP 7의 결론이자, 금태형이 주는 메세지의 압축

아래는 EP 7 스토리를 다 읽고 난 뒤의 내 머릿속을 정리한 글이다.


난 힐데를 믿고 있었다.

분명 뭔가 사정이 있을 거라고

말은 이따구로 해도 뭔가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그리고, 주시윤도 그런 힐데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계속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불만이 아닌, 불안과 호기심. 그런 기분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관리 실패 사건 당시, 힐데가 펜릴 전대를 버린 건 분명 세계를 구하기 위함임을 나유빈은 알고있고, 또 이해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주시윤의 피를 뽑아 만든 용인을 제거하지 않고, 퇴각시킨다는 모습을 보고, 힐데에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내가 보더라도 이번 스토리에서의 힐데는 힐데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OB 입장인 나유빈의 입장에서는 가장 어린 제자를 편애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글쎄

주시윤의 부모.. 힐데에겐 또 소중한 제자들이었을 텐데, 그들의 목숨을 값으로 주시윤이 아무것도 모르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힐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스토리에서 알게되었고, 그래서 이번 사건으로 주시윤이 잘못 용으로 각성해버릴지도 모르기에 자기 손으로 죽인 제자의 유언을 지키지 위해서 한 행동이라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주시윤의 삶과 죽음의 경계.. 용이 되기 전 마지막 시험장에 관리자가 왜 있는지는 모르겠고, 차치하고

실은, 주시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귀가 밝아 힐데와 부모의 이야기가 다 들리고 있었겠지

아직 어려서인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시윤은 용혈.. 클리포트 인자로 인해 폭주하거나, 용으로 각성하지 않았다.

물론, 단순히 고작 그 정도 대화의 정보는 정보오염이 일어날 정도의 양이 아니어서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그렇게 힐데를 따라가 어렸을 때부터 코핀 컴퍼니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그는 계속해서 부모가 죽은 이유가 뭔지, 용혈이 뭔지에 대해서 탐구했다.

그래서, 클리포트 인자가 각성한 유미나를 처리하지 않은 힐데의 행동에 의문점을 느끼고, 유미나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고 그녀를 챙겨주었다.

힐데가 유미나를 왜 처리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점은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 때문에 유미나도 정이 들어서인지, 이번에 주시윤을 구하러 왔고, 부활의 성녀 루크레시아의 계획에 따라 자신과 부모 및 선조의 구원을 위해 유미나를 쏘는가 싶었지만, 본인의 피를 뽑아 만든 용인을 쐈다.

여기서 주시윤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


구도자는 번뇌를 버리지 못해 용이 되지 못하고 죽었다.

그의 선조들도, 부모들도 번뇌를 버리지 못해 용이 되지 못하고 죽었다.

인간으로 살아갈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여러가지 번뇌

이것들을 버려야만이 용이 될 수 있다.

성녀 루크레시아는 이것을 "구원"이라 하였다.

하지만, 이걸 과연 구원이라 할 수 있을까? 그냥 괴물이 되는 것 아닌가?


주시윤은 용이 될 생각도, 번뇌와 구원의 기로에서 고민하지도 않고, 제 3의 선택을 했다.

그건 바로, 일어났던 일과 번뇌를 받아들이는 것

굳이 용이 될 필요도, 일어났던 비극과 진실을 부정할 필요도 없다고

이것이 진짜 깨달음

난 불자가 아니라서 불교사상 같은 건 잘 모르지만, 주시윤은 각성 직전 자신이 왼쪽 손목에 늘 차고있던 염주를 부셔버린다.

여기서 염주는 번뇌와 용이라는 두 가지 선택의 갈등을 억누르는 존재라고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시윤은 그저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기에 더는 번뇌와 용이라는 기로에서 고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구도자가 바란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자신이 용혈을 후대에게 뿌리고, 자신도 극복하지 못했던 이 두 가지 선택의 갈등을 극복할 존재를

그래서, 어떤 메커니즘인진 모르겠지만, 만약 후대에 용혈을 이어받은 자 중에 이 갈등을 극복한 존재가 태어나게 된다면, 그에게 자신과 대대로 계승?되어온 힘을 전해주도록 세팅하고, 자신은 영원한 고통 속으로 들어갔다.


힐데는 주시윤에게 어머니의 칼 용아를 주며 말했다.

"언젠가 네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할만큼 강해진다면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도"

카운터사이드 세계관에서 운명이란 절대적인 존재가 부여하는 것이라 했다.

그렇기에, 극복 가능한 것이라고

그리고, 주시윤은 이걸 극복해냈고, 그 결과로 아라한으로 각성하며, 어머니의 칼집을 물려받게 되었다.


초기부터 주시윤은 그냥 입이 가벼운 대신 실력 개쩌는 그저 그런 정도의 존재라고 생각해서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 스토리를 통해서 사실은 내성적인 성격을 숨기기 위해 입을 가볍게 놀리는 거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정신적으로 성숙한 녀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그토록 갖고 있던 궁금증인 "스승님은 왜 부모를 죽였는가? 또 나를 구했는가? 그리고,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게되고,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각성 직전 부모와도 작별인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클리포트 게임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곧 전쟁이 시작된다.

세계와 세계가 서로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전쟁을

마왕은 총 몇 명인가? 그리고, 그들 각각의 목적은?

아스모데우스도 이런 저렴한 욕심 말고도 뭔가 목적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뭘까

세라펠은 정말 마조히시즘 외의 다른 목적은 없는가?

애초에 마왕이란 무엇인가?


감동스러움의 뒤엔 또 다른 의문점이 남았다.

관리자는 "이번에는 정보이전이 불가능하다"라고 했기에, 이번이 마지막 전쟁이 될 터

이번 세계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대가리가 실시간으로 깨지고 있다..

역시 카사는 스토리 갓겜이다..

이걸 이제라도 본 나 칭찬해


진짜 평생 카사 해야겠다..

오늘부로 주시윤도 애정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