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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그런 고로 올해 마지막 회식을 합시다!"
에이미
"...대장 돈 있어?"
"맨날 돈 없다고 노래 부르면서."
공익
"후후... 제가 누굽니까?"
이지수
"저요저요!!"
"누렁.."
공익
"아가리 하십쇼, 좀."
이지수
"틀렸나?"
"맞는데..."
공익
"후후... 아무튼 제가 몰래 모아둔 돈이 좀 있습니다."
"큭큭... 다이브 갈 때마다 수연이가 눈치 못 챌 만큼 이터니움을 조금씩 빼다가..."
에이미
"용케 안 걸렸네?"
공익
"이런 짓을 한두번 한 줄 아십니까?"
"공무원 일 좀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은근슬쩍 횡..."
"아니... 못 들은 걸로 하십쇼."
"아무튼 그렇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토 달지 마시고 망년회 장소나 알아보시죠."
이지수
"마, 망년회??"
공익
"예. 망년회입니다."
이지수
"대장, 우리 망했어??"
"그래서 하는 거야?"
공익
"안 망했어요."
에이미
"그런데 올해 우리 에피소드가 나온 게 있긴 한가?"
"망한 거 맞는거 같은데."
공익
"안 망했다구요."
"스킨도 나왔잖습니까."
에이미
"...여장 스킨?"
공익
"여장 아니라니까!"
"아무튼 안 망했어요."
"망년회는 그러니까 한 해가 갈 때 하는 회식 같은 겁니다."
이지수
"망년 찾아보니까 이런 뜻이래!!"
"대장은 올 한해 괴로웠구나..."
공익
"아 쫌! 그런 거 아닌..."
"가만... 생각해보니까 좀..."
"..."
"...이 빡통들을 데리고 괴롭긴 했구나..."
에이미
"빡통...들?"
"나까지?"
"괴로운 건 나지!!"
공익
"전데요?"
"어휴, 에이미 양. 자의식이 너무 쎈 거 아닙니까?"
에이미
"진짜 망할 대장놈이!"
"야!! 내가 설거지 아직도 혼자 하고 있는 거 몰라??"
공익
"혼자 한다면서요?"
에이미
"아니... 대장이랑 빡통이가 설거지를 그지같이 하니까..."
공익
"이런이런. 자처해서 떠맡아놓으시고 괴로운 척 하는 건 상도덕에 어긋납니다."
"그리고 잘 들어보십쇼."
"에이미 양은 퇴근 시간대에만 함께 있지만..."
에이미
"있지만... 뭐?"
공익
"저는 지수 씨랑 동사무소로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하고, 하루 종일 같이 있단 말입니다."
에이미
"...오..."
공익
"이제야 제 괴로움을 아시겠습니까?"
에이미
"...인정해야겠다, 이건."
이지수
"내가 왜??"
에이미
"아무것도 아냐."
공익
"아무튼 그런 걸로 알고 망년회 장소나 예약해두시죠."
에이미
"대장이 왜 점점 정신이 나가는지 좀 알 거 같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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