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무장 선정 기준의 변경

7개월 전, PVP 관련 불만이 터져 게임이 뒤집어질뻔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재무장 강소영 사태다. 골리앗/라파엘라 밸런싱으로 뒤숭숭했던 때라 사람들 발화점이 낮아졌었고 그런 와중 건판을 폭격했던지라 많은 PVP유저들이 밸런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당시 유저 사이에서 돌았던 의문은 ”왜 강소영이 재무장 대상인가?“ 였다. 강소영보다 더욱 급한, 구제 불능의 케릭터는 매우 많은데... 라며 이해하지 못하는 유저가 많았다. PVP밸런싱은 뒷전이고 단순 인기투표로 재무장을 받는것이냐며 커뮤니티는 들끓었고 결국 스비는 이에 대해 사과하며 기존 재무장 너프, 재무장 선정 프로세스를 바꾸겠다고 약속하였다.


2022.05.13 특별 Q&A 중


실제로 이는 22년도에 지켜졌다. 선정된 재무장 케릭터 리스트를 보자면 타이탄, 알렉스, 리벳, 철수인데 밸런싱은 제외하고 “하자있는 케릭터 구제” 목적 자체로 보자면 잘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쇼케이스에서 이 기준이 바뀌려고 한다는 것.


▲새로 추가되는 재무장 유닛 가은, 케이시


가은의 경우 3코스트 존엄 레인저라는 걸 다들 알고 있으니 설명은 패스. 박상연 디렉터가 말했던 것처럼 여러 서버에서 인기가 높아서 재무장을 받는다고 한다. 케이시의 경우 성능이 구리다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상향 이후 재무장을 제외한 3코 디펜더 라인에서 성능이 제일 좋고 상위권 건틀렛에서도 등장한다. 비교할 케릭터가 샬롯, 이유미인데 둘은 인플레에 밀린지 오래다.


홀로라이브 가우르 구라의 원본 케릭터인 케이시


케이시는 이유미나 샬롯처럼 메인 스토리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둘보다 성능이 나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홀로라이브 콜라보 때문에 재무장 대상으로 선정됬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재무장은 “하자있는 케릭터 구제”가 아닌 “매출 증대”를 위해 선정되었을 확률이 높다.


솔직히 말해 PVP유저 입장에선 이런 식의 기준 변경이 두렵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번 재무장을 기준으로 “하자있는 케릭터 구제”가 뒷전으로 밀려날까 말이다. 물론 매출은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일개 유저로서 그런 부분에 사사건건 태클을 걸 수는 없다. 다만 재무장 강소영 때의 교훈을 상기하며 개발에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줬으면 좋겠다.



2. 간접 패치와 재화 가치

내가 가지고 있는 오퍼 목록


내가 이 게임에 가장 돈을 많이 쓴 때를 꼽자면 작년 ‘오퍼 해불’ 패치를 꼽을 수 있다. 당시 나는 세리나 8/11 하나로 건틀렛을 충분히 즐기고 있었는데, 오퍼 해불 패치 소식이 들리고 당시 쿼츠를 들이박아서 모네카, 박정자를 완성했다. 패치 이후 오퍼 하나로만 건틀렛을 한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오퍼레이터 복각때는 모모, 시그마를 맞추기 위해 계정에 돈을 바르다 모모 버그 덕분에 현타가 와서 지갑을 닫았다.


내가 오퍼에 돈을 바른 이유는, ‘오퍼 해불’ 패치로 인해 오퍼레이터들의 가치가 변했기 때문이다. 해당 패치가 없었다면 나는 세리나 하나로 계속 건틀렛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비의 개입으로 건틀렛 환경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게임을 이기기 위해” 돈을 질렀다.


해불 패치 전만 해도 건공들은 “세리나만 맞추면 충분하다.” 며 조언을 했다. 그런데 해불 패치가 이뤄지면서 박정자의 가치가 쑥 하고 뛰어오른 것이다. 건틀렛 유입되려고 세리나 아둥바둥 맞추던 사람들은? 닭 쫓던 개 입장이 되었다.


물론 수많은 오퍼레이터가 있는데 그 중에 세리나만 쓰는 건틀렛? 충분히 기형적이고 개발사 입장에서 바뀌어야하는 환경이다. 그런데 스비는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유저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선 대부분 모르쇠 일관하고 있다. 사실 오퍼레이터 밸런싱의 대부분 문제는 박정자 메타를 타파하기 위해 세리나라는 말도 안되는 오퍼를 출시하면서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레이드에 자주 기용되었던 기순이의 경우 상성회 패치로 레이드에서 탈락되어 케릭터의 가치가 훼손되었다. 그러나 기존 사용처를 잃어버린 케릭터에 대한 구제는 없었고, 유저들조차 작은 변화라며 무시하고 넘어가버렸다.


재무장 이후 유저들을 계속 계롭혔던 타오린의 경우 출시 이후 건틀렛 환경의 인플레이션을 야기시켰다. 그러나 스비는 직접 너프가 싫어서 골리앗 같은 케릭을 출시하다가 게임을 말아먹을뻔하고, 그래도 조정이 되지 않자 함선 출격제한 패치를 진행하며 게임 시스템까지 변경시킨다. 재팬드, 네퀴티아 처럼 수많은 케릭터들의 가치가 변했다.


광피감 <=> 다른부옵 간 밸런스를 조절하기 위해 상성패치를 진행한다던지, 렐릭과 모듈 파밍을 권장하기 위해 치명회패치를 한다던지... 어떻게 보면 하나같이 전부 메타에 큰 영향을 준 패치였으며 케릭터 / 오퍼의 가치가 요동친 패치들이었는데


게임의 룰을 바꿨을 뿐, 직접적으로 오퍼/케릭을 건드린 게 아니므로 버프/너프가 아니다.

우리는 변화하는 재화 가치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 


라며 어떠한 책임도 없이 쑥 빠져나갔던게 지금까지의 스튜디오비사이드다.


재화를 안 쓴 유저가 가장 이득을 본다.


이전의 업보들이 쌓이고 쌓이다 곪아 터진게 이번 한계돌파/오퍼레이터 2호기 논란이다. 스비 입장에선 기형적인 BM/격전 환경을 바꿔보려고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근데 돌아가는 꼴을 보면, 결국 게임을 가장 열성적으로 즐긴 유저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 챈을 돌아보면 유입들 입장에서 별 문제가 없다고 안심하라는 말이 보이는데, 과연 유입들이라고 1, 2년 후에 이런 문제를 안 마주칠 수 있을까? 글쎄. 


길룡인들이 받았던 당시 보상


생각해보면 내가 카사에 처음 유입됬을 때 전용장비 논란으로 셋바 350개를 받았는데, 당시는 개꿀ㅋㅋ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때 일이 다시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그때 접었던 고인물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뿐이다. 박정자 - 세리나 픽업 기만때, 도넛 피감때, 2.0패치 때 떠난 사람들도 동일한 마음으로 게임을 그만두지 않았을까?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회사 로고도 바꾸고, NEW ORIGIN이라는 이름도 붙이는 것 같은데 결국에는 이전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아 불안한 마음뿐이다. 부디 좋은 쪽으로 개선이 되어 열성적인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