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둔 장비를 받으러 공식적인 코핀 일정보다 먼저 샤레이드로 온 힐데와 주시윤.




원래 힐데 생각같았으면 그냥 혼자 왔어도 문제없지만 


지금은 상태가 안좋다는 관리자 제안으로 제자를 데리고 왔는데



샤레이드에 들어오는 동안 관남충의 관리자 권한이 동결되는 바람에 


샤레이드에서 쓰려던 활동자금 계좌도 폐쇄돼있는거임.






입장상 신분 노출되는 수상한 주점이나 지하 알바를 뛸 수도 없는데


2차 우회자금은 바로 손대려면 절차가 상당히 걸려서 


당장 공작은 커녕 고정비만 해도 잔뜩 쪼들리게 생김.








일단 간신히 허름한 여관에 제자랑 방 하나 잡고 숙소는 마련했지만


이런 곳에서 가만히 있으려니까 아무래도 이제와서 옛날일이 신경쓰이는거임.


숙명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가시지 않는 죄의식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냄.





그런데 제자놈은 어쩐지 표정에서 점점 번뇌가 충전되고 있고


운을 잘못 띄웠나 싶지만 일단 시작한 말이니 계속 말을 이음.




그러나 힐데가 생각하지 못했던 실수는 그 파멸적인 언변에 더해 


자신은 부상자에다 무장도 없고 진명도 봉인돼있는 상태지만


호위로 온 제자놈은 옛날옛적의 그 꼬마 주시윤이 아니라는거였음.












느닷없이 풀파워로 뺨을 맞고 바닥에 엎어진 힐데는 


그 스승님도 이제보니 아무것도 아닌 꼬맹이라고 조소하면서 옷을 찢는 제자를 올려다보며


제자가 어느새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진정한 남자가 되었다는걸 몸으로 깨닫게 되는데













수없이 용들을 망설임없이 죽여왔던 고고한 최후의 발키리가


이름도 없는 극동의 흑사(黑蛇, 28cm)의 전리품으로 전락하는거 



누가 만들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