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요약본



 일단 먼저 자랑부터 하고 시작할게.

 나는 이번 공개채용 에피소드의 답을 오래 전에 맞췄다는 거지.


스포+스압) 관리자개론: 현자와 흑막 사이 https://arca.live/b/counterside/40761893


-'무려' 일년 반 전 글



 이 정도는 자랑해도 될 거라고 생각해. 솔직히 이 정도면 예언 아니냐.


 어쨌든 저 글, 관리자에 대한 글을 쓸 때 예측한 점이 있었어.

 바로 '관리자는 권한을 휘두를 순 있지만 정작 관리국에는 휘두를 세력이 없다'라는 점이지. 이 점은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았지.


 게임이 끝난 직후, 관리자는 2급 관리자 6명의 만장일치에 의해 그 권한과 직위가 동결돼. 동시에 당장 보유하고 있는 장비들도 모두 압수당해.



-제 의지입니다


 한마디로 쿠데타야.

 관리자는 굉장히 빡친 부하들, 이 여섯 명의 2급 관리자들에게 물을 제대로 먹어.

 우리 입장에서야 '어떻게 관리자에게 이런 짓을!'이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사실 이건 관리자의 업보야. 부하들 입장에서 잘 생각해보면 이 정도면 많이 참은 거야. 


-맘 같아서는....


 관리자도 이를 알고 순순히 이런 반란을 받아들여. 유폐 내지 자숙을 받아들이지.

 물론 관리자가 작정하면 이런 귀여운 반란 따위 애교나 다름없지. 그냥 관리국을 싹 갈아엎어릴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관리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이 결정들을 존중하고 받아들이지. 


-관리자는 여전히 수가 꽤 있다


 관리자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걸까.

 아니, 애초에 앞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려고 대책없는 커밍아웃을 벌인 걸까.   


 이번에는 이에 대한 분석을 진행해 볼 거야. 관리자의 커밍아웃. 의도와 이유에 대해서 말이지.

 아주 옛날 글이긴 하지만, 관리자가 얼굴을 드러낸다는 것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어. 관리자가 직위가 아닌 한명의 개인, 사람으로써 다가갈 때는 맨얼굴을 드러낸다고. 

 이번 커밍아웃 역시 그 이유의 연장이야. 본론 시작할게.



 1. 최고 관리자


-내가 관리자다


 관리자는 게임이 끝남과 동시에 전세계 앞에서 폭탄 선언을 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도 모자라, 아예 대놓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지.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야. 이건 이 사건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분기점이야. 대충 MCU에서 '내가 아이언맨이다'라고 한 것과 같다고.


-관계자 오열짤


 관리자는 클리포트 게임에 다른 온갖 세력을 부르고, 포탈을 연 것도 모자라 역대급 커밍아웃을 했어. 

 세상은 한번 뒤집어졌지. 소문만 무성하던 정부- 관리국의 최종 보스가 나타난 거야.


 문제는 이 최종보스가 알고 보니 옆집 갑씨 아저씨였다는 점이지. 



 이건 정말 미친 소리지. 원래 거짓말도 좀 그럴듯해야 믿을 만하고 참말도 정도껏 사실적이어야 신뢰가 생겨. 그럴듯한 것과는 별개의 문제야. 새빨간 구라든 진짜 명백한 진실이든, 정말로 경우를 넘은 정보는 신뢰받기 어려워.

 예언자들이 맞는 소리를 해도 물리적으로 몰매를 맞는 건 이런 이유야. 한마디로 암만 봐도 개소리라는 거지.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일단 이 사건 이후 상황이 그런 거지. 

 아이돌 캠방에 나와서 로봇 아바타 끼고 헛소리하는 사장. 다 무너져가는 구닥다리 건물에서 중소기업 운영하던 옆집 갑씨 아저씨가, 사실 알고 보니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 결사 그림자 정부의 최종 보스였다는 거야.


 진짜 개소리지.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개소맄ㅋㅋㅋㅋㅋ"(...진짠가?)


  그래서 사람들은 오히려 긴가민가해. 

 이런 명백한 독백, 중대 커밍아웃을 해도 이게 말이 안 되게 만들 수준의 인물이 대놓고 앞에 나타나니 되려 헷갈리는 거야. 


 진짜로 최종 관리자인가, 아니면 그냥 삐끼인가. 애초에 그냥 구라이지 않을까. 그런데 회사 전적이 좀 이상한데. 그러면 왜 이딴 건물에 살던 건가. 이건 위장인가 아닌가 등등.

 온갖 생각이 다 드는 거지. 또 사실 관리국이 별거 아닌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게 만들어.



 사실 그 끔찍하고 대단했다는, 세계의 운명을 걸고 한타를 벌였다던 클리포트 게임도 이들에게는 와 닿지 않아.

 증원으로 온 테스크포스 및 집단들은 실제로는 거의 막타만 쳤지. 그 과정이나 가장 큰 전투는 거의 생략당했어. 결국 다른 집단들 입장에서는 전쟁은 커녕 언제나처럼 '와! 이터니움!'하다가 끝난 거나 다름없거든.



 이러다 보니 평범한 사람들은 반신반의하고, 관리국 사람들은 아주 돌아버리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야.


 관리국 최대 기밀이자 걸어다니는 폭탄이 스스로 정체를 까발린 꼴이니까. 심지어 그 동안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고 여기저기 사고만 치던 그 최종/최고 관리자가 말이지.


-관리국 입장


 참고로 관리자는 존재조차 감춰진, 클리포트 게임 와중에도 기밀로 치부된 존재야.

 전장을 뛰어다니던 전대장들에게도 숨겨진 존재지. 그 정도의 기밀 중의 기밀이 알아서 카메라 앞으로 걸어가 '내가 최종 관리자요'라고 선언을 한 거야. 이 정도면 아이언맨 선언 정도는 애교지. 

 하지만 관리자 모습을 드러냈기에 관리국도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 생겼지. 바로 권한 동결이야.



 2. 커밍아웃의 이유


 어쨌든 간에 벌어질 것이 벌어졌지. 관리자가 이런 파급을 생각하지 않고 일을 벌이지는 않았을 거야.


-그냥 이렇게 계속해도 되지 않나?


 관리자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걸까. 사실 이전처럼 암약하며 활동해도 괜찮았을 텐데. 


 지금껏 보여왔던 모습을 보면 관리자는 암약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굴릴 수 있어.

 간단히 말해서 뒷세계의 보스가 되어서 말이지. 지금껏 그렇게 해 오기도 했고 말이야. 그러나 이 방식은 한계가 있어.



 이런 방식은 지배할 수는 있어도 유지하기가 어려워.

 끊임없이 불신이 쌓이는 구조야. 이런 식으로는 관리국과 관리자는 영원히 세상의 신뢰를 얻지 못해.



 아니, 세상을 지켜준다는 애들인데 왜 신뢰를 못 받냐고?

 쉽게 옛날 안기부 및 남산의 부장을 보는 시선을 생각해 봐.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지?


-나라를 지킵니다


 작중에서도 사람들이 표하는 관리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끊임없이 나타나.

 관리자는 클리포트 게임을 치르기 위해서, 그리고 이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철저히 숨고 수많은 신분을 이용했어. 그리고 세상의 약점 부위를 찌르며 계획을 진행시켰지. 한마디로 암약단체야. 


-'나'는 안했다


 관리자는 탐미엘과의 계약 때문에 전면으로 나설 수 없었지.

 대신 약속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테라브레인의 모든 연산을 총동원하고 인물들을 배치해 그 과정을 안배해야만 했어. 여기서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절대적인 기밀이야. 관리자는 이를 위해 철저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타인을 움직여 이 과정을 준비했어.



 이 과정에서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믿을 만한 자들, 계획에 필요한 이들에게만 얼굴을 비추고 정보를 제공했지. 관리자는 개인적인 신뢰가 필요한 순간에만 얼굴을 드러내.

 그 이외에는 정보의 격차와 상황을 이용해 타 세력을 휘둘러. 이들은 오로지 그가 내리는 명령과 정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움직이게 되지.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는 서로 윈윈일지라도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어.


-지가 필요하면 연락하네


 이 방식은 정보기관의 방식이야. 동시에 그림자 밑에서 움직이는 지배자, 혹은 독재자의 방식이지. 

 사실 이건 관리자 개인만의 방식이 아냐. 그가 꾸린 관리국도 마찬가지야.


-지켜드린다니까요?


 관리국은 사실상의 세계정부나 다름없는 지위를 가지고 있어.

 그러나 이 세계의 그 누구도 이 관리국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기술을 발전시켰고, 이들이 어디까지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또 앞으로 무엇을 벌일지 알지 못해. 사람들은 정체도 모를 집단에게 수호를 받는 동시에 또 지배당하는 거야.


 한편으로 사람들은 이들이 제공하는 기술과 정보에 온전히 의존해 살아갈 수 밖에 없지. 이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익숙해지는 것, 혹은 관리국이 어떻게 모든 일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기도 밖에 없어.



 압도적인 정보와 기술의 격차는 공간적인 높이 이상의 거리를 형성해. 과거 신화만 봐도 그렇지.

 어느 곳이나 압도적 선진 문물을 가진 부족은 신으로 추앙받았어. 우리의 단군 신화를 봐도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관리국은 사실상 신의 공간이야. 그리고 이런 격차를 이용해서 통치를 정당화하지. 결국 관리국과 현재의 국가, 사람들 간의 거리감은 하늘과 땅 수준이지.




-환웅은 선진 문명의 사람이다


 이 방식은 세상을 통제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효과적이야. 

 세계의 모든 이들은 오로지 관리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의식주, 생활, 정보, 기술, 군사 등 모두 이들에게서 얻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어.


-하늘에 오르려 한 최후


 반대로 이들이 관리국에 대해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어떻게 알려고 해도 알 방법도 수단도 없지. 어설프게 건드렸다간 박살날 뿐이야. 하늘로 올라가려 하는 이들에게는 천벌이 내려지는 거지. 이런 의미에서 관리국은 그리스 신들의 공간인 올림포스나 다름없어. 엄연히 이 두 공간은 하늘과 땅처럼 분리된 거야. 

과거 내가 관리자의 존재와 지위를 '신이나 다름없다'라고 표현한 건 이것 때문이야. 이것저것 다 따지면 관리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존재거든.


-한마디로 제우스


 구름 위의 존재, 알 수 없는 존재, 보지도 못하는 존재, 그럼에도 초월적인 힘을 가진 존재들이 있는 곳.

 그들의 변덕에 의해서 세상이 좌지우지 되는 세상. 

그곳의 왕과 같은 존재가 관리자야. 이제 관리자가 어떤 존재인지 느낌이 들어?



 한편 이런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무슨 마음을 가질까.

 이런 꼴이다 보니 세계는 관리국의 혜택을 보면서도 그 이상으로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어.



작중 관리자나 관리국이나 사람들에게 똑같이 받는 평가가 있어. 

바로 '이놈들은 대체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라는 거야. 


관리국이 일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체도 모를 그림자 정부가 자신들을 지배한다는 공포와 두려움에 의한 의문이지.


-내려간다


 관리자의 커밍아웃은 이런 정보의 불균형을 깨고, 이 하늘과 같은 높이에서 땅으로 내려오겠다는 거야.


 동시에 관리국 독점의 지배와 질서 구조를 무너뜨리겠다는 의미이기도 해. 모두를 바라보며 움직이던 하늘에서 내려와서, 이제 진정으로 같이 땅을 걷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거지.



 왜 그런 짓을 벌이냐고?

 이전 관리자 분석 글에도 말했지만, 결국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얼굴을 봐야 해. 그때야 비로소 사람과 사람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법이니까. 

 관리자는 이제 세상의 신뢰를 얻어야만 하거든.



 3. 체제의 변화


 역사시간에 배우는 내용 중에 고대-중세-근대를 나누는 개념이 있을 거야. 

 바로 권력구조의 변화민중의 지위지. 하늘에 뜻을 구하는 시대와 한 왕이 지배하는 시대, 그것을 넘어서 사회의 구성원인 민중에게 힘이 넘어가는 거지.

 이런 변화가 나타나게 된 이유는 필연적이야. 더 많은 이의 힘과 인력이 필요해진 시대가 된 거야.


-"이번만 봐 준다"


 결론적으로 이번 클리포트 게임은 사실상 소규모 내기였어.


 전면전 내지 총력전이라기보다는 대리전의 대리전이었지.

 이걸 이겨야 본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튜토리얼이었어. 이걸 위해서 관리자는 자신이 통제 가능하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했지. 그 결과 승리를 얻어냈어.


 하지만 한계가 명확해. 이런 방식으로 지금껏 모은 세력을 다 긁어모아도 결국 모든 사람들을 모두 묶어내진 못했어. 그저 몇 사람들만 묶어서 체스말로 사용할 수 있을 뿐이었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관리자는 이제 더 큰 힘을 굴릴 필요가 생겼어. 

 마피아 보스나 암약단체 방식은 소규모 운용일 때는 매우 절대적인 힘을 자랑하지만 세력이 조금만 더 커져도 금방 무너져. 진짜 지배자들은 어둠 속에 있지 않아. 자신의 권력과 힘, 영향력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하는 게 있지.


 바로 정치야. 




-사실 출마선언


 이제 관리자는 본격적으로 관리국의 세력과 세상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으고 사용해야 해. 

 과거처럼 그림자 뒤에 숨어 이용하는 조종의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손에 직접 쥐고 휘둘러야 할 때가 올 거야. 설령 본인이 그렇지는 않더라도 이 세계는 결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그 중심에는 당연히 관리국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그런데 전쟁을 앞두고도 사람들이 관리국을 불신하고, 관리국도 자신을 불신해서야 될 것도 안 되겠지.

 심지어 이전까지는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였다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어. 이제는 또다른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야 할 상황인데 말이야. 그러면 일단 어떤 상황이든 대비할 수 있도록 힘을 비축할 필요가 있어.


-결사대보다 강한 채굴권자


 약간 정치적이고 민감한 이야기지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은 강력해.

 현재 살아남은 국가들이 그걸 증명하고 있지. 개인의 욕망과 주권, 돈과 자유라는 폭발적인 힘이 집약된 세계야. 여기서 나오는 국가의 힘은 여타 다른 체제의 출력과는 궤를 달리해.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괜히 민주는 택도 없는 독재국가조차 '민주주의'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는 게 아냐. 민주의 힘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해. 뭐 단적으로 봐도 결국 이 구원기사단을 쓸어버린 건 어떤 애국심도, 도덕적 의무도 아니라 돈과 자본에서 나온 욕망이었어.


-돈 가져가라


 만약 마리아가 저 상황에서 구원 신호나 명령을 내렸으면 어땠을까. 다른 테스크포스가 왔을까?

 당연히 안 왔지. 기사단 정도면 몰라도 나머지야 반의 반도 안 왔을 거야. 하지만 '이터니움 할인'이라는 폭탄 공고를 확성기로 때리자 행동 가능한 모든 테스크포스가 결집했어.

 돈의 위력이란 이런 거야. 그리고 이들은 의무와 호국의 각오로 싸우는 구원기사단 이상으로 성실하고 결사적인- 욕망의 각오로 싸웠지.


-캐피탈리즘 호


 이게 바로 자발적 의지의 힘인 자유욕망과 만능의 힘인 돈의 결합이야.

 이게 합쳐지면 못할 게 없지. 뭔가 안 된다면 이게 좀 모자란 것 뿐이야. 인간은 진짜로 욕망과 돈의 힘으로 기어코 달까지 갔다 오는 존재라고.




 관리자는 이제 이런 세상의 힘을 활용해야만 해.

 이제 더 이상 그림자 속에 숨은 보스가 아니라, 추레하더라도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해. 자신도 땅을 걷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사람들의 기술에 대한 욕망, 경쟁의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관리국 역시 보다 하늘에서 내려와야 할 필요가 있지. 


-기술 풀자


 물론 위험성이 사라지는 건 아냐.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는 것은 새로운 악용과 또다른 범죄가 나타난다는 의미일 테니까. 하지만 이걸 막아서기만 해서는 또다른 발전도 없어.

 이제 관리국은 그림자 정부가 아니라 진짜 UN 같은 공식적 세계정부가 되어야 해. 



 그런데 이 와중에 관리자가 맘에 안 든다고 자신 밑 2급 관리자를 쓸어버리고 시작한다?

 그건 모순이야. 엄청난 제살 깎아먹기. 심지어 이들은 자신이 없는 사이 관리국의 질서를 세워놓은 인재들이야. 이들의 행동도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이유야 어찌됐든 일단 관리자는 자신들의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중이고, 무엇보다 괘씸하기 짝이 없는 악덕사장 내지 보스거든. 



 2급 관리자라는 임원급 인사를 임명하는데 하든 말든 오지도 않아, 명령만 내리고 얼굴도 안 보여, 자신들에게 모든 업무와 처리를 맡겨놓고, 사장 본인은 사라져서는 권한만 휘두르고 영수증과 처리 서류만 날리고 다니는 꼴이었으니까.


-.......


 이들은 사라진 최고 관리자를 대신해서 세계 질서의 유지, 방위, 정보 동결, 기밀 유지 등등 모든 것들을 알아서 능력껏 처리해야만 했어. 근 20년간을 말이지.


-만력제보다 10년만 덜했다


 상사로써 최고 관리자는 정말 개새끼가 맞아. 이들 입장에서 최종 관리자는 만력제나 다를 바가 없어.

 물론 관리자는 철저히 물밑에서 온갖 작업을 진행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관리국 입장에서는 출근도 안하고, 아무것도 안하는 주제에 권한만 잔뜩 휘두르고 다니는 개새끼지. 이들 입장에서 세계는 자신들이 유지한 거나 다름이 없어.


-맞는 말은 맞는 말


 그런데 이제 와서 이 개새끼가 갑자기 세상 앞에서 자신이 관리국 대빵이라고 커밍아웃을 한다고?

 이렇게 자신들이 만든 관리국의 질서를 맘대로 무너뜨린다?



 쌍욕 나올 만하지. 나 같아도 조져버리고 싶을 거야.

 이들이 한순간에 합심해서 관리자에게 권한동결을 때린 것을 보면 확실해.


-"우리 삐졌음"


 분명 하나같이 '언젠가 이 개같은 관리자를 조져버리겠다' 라는 마음으로 버텼지 않았을까. 

 관리자도 양심이 있다면 한 번 정도는 당해주는 게 인지상정이야. 그래서 관리자는 이 삐진 2급 관리자들을 설득하러 가는 거지.



 관리자는 이제 모든 사람의 협조가 필요해. 일단 최측근이 될 수족들부터 마음을 얻을 필요가 있어.

 그렇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제 관리자는 보스가 아니라 대표자, 정치인이 되어야 해. 그렇기 위해서는 이제 의자에서 일어나 발로 뛰어야 하겠지.



 이제는 새로운 국면이야. 하늘에서 내려온 관리자가 과연 모두를 하나로 엮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일단 시작부터 쉽지 않아. 류드밀라 건도 얼핏 지나갔지만 보통 문제가 아니지.


-안 물어요


 사정을 아는 사람이야 '우리 전대장님' '전우' '친구' '충신'이라고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어떻겠어. 

 처음으로 등장한 관리국의 보스데몬 타입 침식체를 부하로 휘두르고 있는 걸 봤는데.


 

 과연 다른 사람들이 우리들처럼 '우리 침식체는 안 물어요!'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아, 관리국은 침식체까지 부릴 수 있는 미친놈들이구나!'라고 생각할까? 생각해 볼 것도 없겠지?


-나름 합당한 추측?

 

 즉, 관리자도 이제 긴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는 거지. 체제가 변하면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야. 관리자가 이걸 잘 해결하고 사람들을 잘 집결시키기를 기대할 수 밖에.


+ 마무리



-너도 마찬가지


 어쨌든 이제는 정말 새로운 국면이야. 새로운 시작이지.

 땅으로 내려온 것은 탐미엘 뿐만이 아니야. 그와 같은 위치에 있던 관리자 역시 땅으로 내려왔어. 사실 또다시 조건은 동일해 진 거지. 여전히 이쪽이 불리해.

 관리자는 이제 변수와 싸우는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사람들과 싸워야 할 거야.

 이전에는 변수를 잘라내는 식으로 해결이 가능했지만, 힐데 말마따나 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큼 간단한 게 없는 법이지. 이제 관리자는 칼보다 더 말로 싸워야 할 거야.




 뭐 어쩌겠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최초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소리는 뻔해.

 정치 출마를 한 사람을 두고 하는 소리는 하나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자. 이것 외에 다른 할 말이 없어. 

 

+정리

 관리자: "그래서 떨어졌습니다. 제 의지로."



 2급 관리자:


 기타: '관리자 맞나?' '아닌가?' 

-



 생각 이상으로 클라레스에 대한 요구가 많더라구. 사실 내 입장에서 클라레스는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긴 해. 그냥 옆동네 길가메쉬 그 자체거든. 

 일단 하고싶은 것, 맛있는 거 부터 다 먹고 할게. 이전 글들도 읽어주면 고맙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