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네퀴티아는 건틀렛 채널배 혐오 캐릭터 대회 제7차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혐오의 역사가 깊은 캐릭터인데, 정작 건틀렛을 돌려보면 잘 나오지도 않지만 채널에 네퀴티아만 검색해도 욕이 정말 한 무더기로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주류 픽일수록 욕을 먹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욕을 먹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등 풀리기만 하면 그 주의 메인딜러로 바로 고려되고 저격덱이 난무하는 캐릭터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테러를 제외하고는.


1. 네퀴티아의 메커니즘


흔히들 네퀴티아가 궁을 사용하면 게임이 그 순간 확정지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네퀴티아는 두 번에 걸쳐 궁을 사용하며 상대방을 유린해야 하는 캐릭터이다.

이유인 즉슨, 


1. 네퀴티아의 코스트는 7코스트로, 카운터사이드 내에서 밴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코스트를 지닌다.
2. 네퀴티아 덱의 1목표는 네퀴티아를 중앙까지 배송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트리거를 포함한 고기방패 유닛들의 코스트가 소모된다.

3. 그렇기 때문에, 메인 딜러를 낼 코스트가 부족하다.


상기한 이유들 때문에 네퀴티아는 보통 두 번에 걸쳐 궁을 사용하는 편이며, 밴 함선이 아니라면 보통 두 번째 궁 쓰기 직전에 함스가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함스와 연계해서 피해증폭 디버프를 받은 함선에 피니시 펀치를 꽂아넣는 플레이가 주를 이룬다.


테러덱 구성과 운용 대충 소개 - 카운터사이드 건틀렛 채널 (arca.live)

 
이는 테러의 운용 방식과 비슷하다. 테러 또한 2~3단계의 승리 플랜을 거치며, 그 과정에서 함선 HP를 1칸 이상 까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잘 수행하지 못하면 허무하게 져버리는 경우가 간간히 나오는데, 네퀴 또한 첫 과정을 잘 수행하지 못하면 허무하게 져버리는 경우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물론 세부적인 디테일은 완전히 다르지만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골조만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네퀴티아를 가리켜 가장 느린 테러라고 설명해도 무방할 것이다.


2. 그래서 왜 욕을 먹는가?


네퀴티아는 디버프를 통해 상대를 말려 죽이고, 그 틈에 피니시 유닛을 아무 방해 없이 상대 함선에 들이박아 끝내는 컨셉의 덱이라는 것은 이제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왜 욕을 먹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설명이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이유 역시 테러와 비슷하다. 대처할 유닛을 덱에 넣지 않으면, 힘싸움이고 뭐고 무력하게 져야 하기 때문이다.



네퀴티아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높다. 물론 최대 피해 제한이 없고 회피가 0이기 때문에 실전으로 들어가면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체력과 방어력의 기본 수치가 아득하리만치 높다(체력 전체 1위, 방어력 전체 13위).

이는 저격 유닛 없이는 딜로 찍어눌러 죽이기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미친년을 제외하면.


그렇기 때문에 카운터 유닛의 조합이 강제되는데,



필자의 경험에 빗대어 이 다섯 정도를 추릴 수 있겠다.
그런데 이 다섯 중 각류드와 박정자를 제외하고는, 다들 전체 픽률로 따지면 현저히 낮은 유닛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박정자와 각류드 정도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건틀렛 판에서 만나기 힘드며, 어느 정도 오래 건틀렛을 돌려서 호감작을 해야만 만날 수 있는 유닛이다. 물론 박정자 하나만 있어도 까다롭지만.


여하튼간에, 네퀴티아는 테러처럼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덱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대처법이 생각보다 많으면서도 욕을 상당히 먹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이유로도 납득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박정자는 누가 뭐라 해도 현재 건틀렛의 주류 오퍼고, 박정자를 사용하면 정말 쉽게 카운터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욕을 먹는가? 그 이유는 다음 단락에서 알아보자.


3. 네퀴티아의 잡기술과 바리에이션


카운터사이드는 기본적으로 궁을 수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다. 네퀴티아는 궁극기에 디버프 증폭 효과가 있는 만큼, 궁극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퀴티아를 사용한다면 필수로 요구되는 잡기술. 일명 궁컨.


이를 통해 상대의 주력 유닛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가 궁을 박거나, 박정자를 사용하거나 상대의 트리거가 끝났을 즈음에 사용하여 박정자 상대로도 승리 각을 잴 수 있다.


물론 저 판은 졌다. 박정자까지 들고올줄은 몰랐는데...


여튼, 이 궁컨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은 보통 상대 오퍼가 발동하고 나서야 쓰거나, 확실한 각에만 박도록 숙달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박정자를 들고도 네퀴 상대로 져본 경험이 있을 수 있다. 필자도 네퀴덱 굴리면서 박정자 상대로 이겨본게 한 두번이 아니다.

게다가, 네퀴는 다른 유닛과의 조합이 쉬운 편이다. 덱 컨셉 자체가 특이하다 보니, 다른 덱에서는 넣지 못할 유닛들도 자유자재로 스왑이 가능하다.



심한 두창 주간이며, 재출격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미야의 궁을 방해할 대상이 없는 주간에 주로 사용되는 네퀴티아 베이스의 피니시 재미야


두 유닛 다 블루 브릿지와의 시너지가 좋다는 점에서 착안, 블루 브릿지와 킹의 밴이 적어지는 주간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네퀴 킹



각수연의 궁을 이용한 라인 박아넣기와 함선 긁기 능력이 우수한 점을 이용, 공중 유닛이 많은 주간에 템페스트를 타고 3분게임을 노리는 네퀴 수연



첫 궁을 사용하기 직전 골리앗을 내고, 함선에 큰 데미지를 주고 승리까지도 바라볼 수 있으며 맞네퀴전에서도 좋은 승률을 기록하는 클래식 네퀴티아


등등, 현재 사용되는 바리에이션만 해도 이 정도고 주간에 따라 그 폭이 갈리는데, 보통 이런 바리에이션 네퀴티아 덱은 박정자 하나로는 대처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번주에 가장 잘 사용되는 네퀴 킹의 경우, 킹은 박정자로 막기 힘들고 세리나를 통해 버프 금지 후 앞라인으로 당겨와 잡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네퀴티아의 음악회를 저지할 유닛이 없기 때문에 상대하는 입장에서 정말 골치아픈 이지선다를 택하게 한다.



4. 마치며


사실 위에 기술한 이유들은 어디까지나 논리적으로 적은 혐오 이유고, 감정적으로 들어가면 네퀴티아를 혐오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컨셉 자체가 그냥 짜증날 수밖에 없다.

스봉으로 반격을 원천차단하고, 버프 무효를 통해 일말의 생존 가능성까지 봉쇄하며, 자기 자신의 유닛이 말라 죽어가는 모습을 구경하다 보면 그냥 짜증이 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사의 모든 덱이 그렇듯 쉽게 이기는 덱은 아니다. 상대가 저격픽을 두어개 넣어오면 정말 허무하게 지는 경우도 많고, 궁의 파괴력이 큰 만큼 다시 예열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한번 막히거나 죽게 되면 다른 덱들과는 다르게 그대로 쭉 밀린다고 보면 된다.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욕을 먹는 모든 유닛들에게 고충이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기술하는 시리즈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술하였지만, 필자도 모르게 네퀴티아 덱을 과도하게 옹호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은 각자의 판단에 따라 걸러 들어 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