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몰라 대시에게 위치 추적기를 맡겨 놨었는데, 

공방의 포탈을 통해 이동하기엔 너무 멀어져서 오메르타를 타고 

전력으로 날아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아이고, 이러다 축제에 늦겠네."


윌버 새끼의 장례식 정도면, 축제가 아닐까?

오메르타의 속도를 좀 더 높여 함선을 따라 잡은 뒤 터진 옆구리를 

통해 함선 안으로 들어왔다.


탁-


"-어머? 손님이 더 있었네?"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군은 아니었다.


"후후, 떠돌이 연주자, 셰나라고 해. 지금은 제프티 바이오테크의 경호실장을 맡고 있고."


"휘유, 김식이라고 해. 잘 부탁하지."


.....게임에서 봤을 때도 하복부의 달린 지퍼는 대체 

누구 아이디어인지 정말 궁금했는데, 이걸 현실로 보니 말 그대로 

시선을 강탈해버리는 위력을 지녔다. 어떻게 가슴보다 저쪽에 더 시선이 가냐.


"....어머, 응큼해라."


"거, 누구 디자인인지....참. 실례했구만, 시선이 갈 수 밖에 없는 복장이라."


핑-


고개를 급히 왼쪽으로 꺾자 핏- 하고 목 왼쪽에서 따끔한 감각이 느껴졌다.

대체 얼마나 빠른 건지, 어느새 바로 앞까지 온 셰나가 

내게 레이피어를 휘두르고 있었다.


"어머? 그냥 분위기 파악 못하는 변태인 줄 알았는데."


"....그, 화가 좀 난 것 같은데, 내가 대장장이거든? 

사죄의 표시로 바이올린 하나 어때?"


파지지지지지직-!!!!


라이트세이버를 꺼내 레이피어를 막아내자 셰나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어머, 예쁜 검이네. 대장장이라고 하더니, 진짜였잖아?"


"....지금 멈추면 케이스도 주문 제작해 줄게."


....힘은 저쪽이 약간 위이지만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속도.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서 대응하기 힘들다.

저기에 셰나 특유의 '음파'까지 섞이면 지옥이 펼쳐지겠지.


"흐음....케이스라, 어떻게 할까...아, 그럼 대장장이씨? 

간단하게 샘플이라도 보여줄 수 있을까?"


채앵!!!!!


....라이트세이버의 광선을 피하고 손잡이를 공격할 줄이야...!

손잡이 밑의 고리와 셰나의 레이피어가 부딛치자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럼 이 레이피어 좀 치워주지 그래!?"


"에이, 안 그래도 호라이즌네들이 멋대로 즉흥곡을 끝내버리고 

사라져서 아쉬웠던 참인데, 조금만 더 어울려줘~"


....이런, 진짜 늦어버린 모양이네.

그럼 지금 호라이즌 일행이 바다에 있다는 소리잖아....응? 잠깐, 

하지만 추적기의 신호는 여전히 여기에서 반응하는데...?


슥-


"아! 그러고 보니 대시라고 했던가? 그 꼬맹이, 이걸 떨구고 갔더라고."


....아, 그쪽이 갖고 계셨슴까.


"뭔가 가지고 있으면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 안 부쉈었는데, 

자자, 너는 어떤 선율을 보여줄 거야?"


.....아, 제임스 이 새끼. 성격 상 셰나한테 나에 대해 

말하지 않았을 리가 없을 텐데....일부로 나 엿 좀 먹으라고 말 안 한 건가?


"....교수 새끼의 장단에 맞춰줄 순 없지."


"....? 너, 그 이름 어디서 들었어?"


"에이 씨, 역시 나 엿 먹이려고 연락 안 해둔 거 맞네!!!!"


잠깐의 공방이 오간 뒤, 셰나가 마침내 바이올린을 꺼내 

레이피어를 현 위에 올린다, 그리고-


빠밤-


"-커허억?!?!??!"


갑자기 내 몸이 뒤로 날아간다, 소리를 물질화 시키는 능력인가?!


".....어머, 당신이 말로 졌다고? 천하의 학회의 교수가? 재밌네?"


-그새 제임스에게 연락한 건가, 아니나 다를까, 셰나가 영상통화로 

전환하더니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준비한 선물은 잘 받은 모양이군.]


"....선물은 시발....그래도 교수라는 양반이 이따위로 치졸하게 엿을 먹여?"


[허허허, 늙은이의 작은 심술이라고 생각하게. 적어도 죽진 않았으니 다행이 아닌가?]


"개새끼.....쿨럭, 쿨럭...!"


숨을 가다듬으며 몸을 일으키자 멀리서 입구가 열리더니 윌버가 

리플레이서 병력을 이끌고 진입했다.


".....교수."


[-오, 윌버 군. 오랜만이군요.]


윌버는 당장이라도 씹어 먹고 싶다는 눈빛으로 제임스를 노려봤다.


"....알아차리시는 게 의외로 늦으십니다?"


[윌버 군은 여전히 어리석군요, 제가 그런 저열한 양다리 전략에 

넘어갔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까? 한동안은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서 지켜봤더니....선을 넘는 짓을 벌이려고 하더군요.]


"선을 넘는 짓?"


"....[멘탈 프린팅 기술], 리플레이서에게 팔아넘기려고 했대."


그러자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셰나에게서 서서히 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야 그렇겠지. 그녀에게 저 기술은 

아-주 소중한 것이었으니.


".....헤에, 그거...흥미가 생기는데. 버러지가, 뭘 팔아먹으려고 해?"


"ㅅ...셰나....?"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을 올리지 마, 버러지.

그래도 학회에서 맡긴 일이라 아무리 별 괴상한 억지를 부려도 

다 참고 있었는데, 감히...선을 넘어? 내가 오냐오냐 해주니 우습지?"


....대체 어쩌다 일이 이렇게 꼬였나, 나는 한숨을 쉬며 셰나의 옆에 섰다.


[...허어, 이거 아주 재밌게 됐군.]


"시끄러....그리고 셰나, 일단 윌버 목숨은 붙여 놔줄래?"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저 새끼가 지금까지 자신이 저지른 일의 대가를 

참신한 방법으로 치르게 할 생각이거든."


[참신한 방법이라, 나도 관심이 생기는군.]


셰나는 내 근처에서 둥둥 떠다니는 검은 케이스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살기를 죽였다.


"....하아, 요새 들어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없네."


".....고생하시는구만 그래."


부웅- 부웅-


손에 쥔 라이트세이버들을 한번 휘두르며, 

나는 윌버와 리플레이서 병력들을 향해 걸어갔다.


"-Shall we dance?"


"어머, 지명해주는 거야? 고마워라, 그런데....

내 박자는 어지간해선 따라오기 힘들텐데?"


"너야말로 괜찮겠냐? 나 좀 거친데."


"길들여지지 않은 악기를 조율하는 것 또한 장인의 미덕이지."


....살다 살다 얘랑 합을 맞추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지금 이 행동이 나중에 '사육제' 때 어떻게 돌아올련지.


"ㅇ....이 자식들이! 둘이서 이 많은 병력들을 

다 해치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분위기를 파악한 윌버가 리플레이서 병사들 뒤로 물러나고, 

리플레이서 병사들이 하나 둘 씩 변신하기 시작한다.


"-엘레강트하게 가자고, 양복 입고 와서 다행이네."


"그럴까? 그럼....서막은, 긴장감이 흐르는 곡으로."


[저는 조용히 두 사람의 연주를 감상하도록 하지요.]


-윌버의 함선 위에서, 즉석 2인 버스킹 팀이 결성되는 순간이었다.















촤아악-!!!!


"-크야아아아악!!!!!"


-내가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리플레이서 병사들 사이에서 칼춤을 추면.


빠밤, 빰-!


"-스포르찬도(특히 세게)!"


셰나가 비명소리와 전장의 소리에 맞춰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무례하게 자신의 무대에 난입하려는 이들의 머리에 

레이피어를 콕콕 박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위치!"


"-콘 브리오(활기차게)!"


서로 몸을 회전 시키며 위치를 바꾼다.

지나가면서 광선검을 휘둘러 리플레이서 병사의 머리 둘을 날리자, 

셰나는 황금색 음표 3개를 뿌리고 그 사이로 레이피어를 

휘둘러 심장을 크게 꿰뚫는다.


촤악-!!!


"-왼쪽."


짧게 말하자 셰나가 몸을 왼쪽으로 슥 기운다. 

그 위로 광선검이 자나가 침식체로 변한 병사의 배에 꽂히고, 

그대로 위로 쭉 올라가 갈라지며 꽃잎이 검붉은 꽃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독특한 미적 감각이네, 맘에 들어! 프레스티시모(아주 아주 빠르게)!"


서로 쉬지 않고 각자 서 있는 위치를 교환하며 광선검이, 레이피어가 

화려하게 선을 그려나간다, 즉석 음악회인 줄 알고 갔더니, 

클래식 음악을 튼 즉석 미술 박람회였던 사람의 심정이 되었다.


"-음악 용어를 아네?! 혹시 이쪽 사람?"


"....아마추어였지만!"


....참고로 당시 내 전공은 색소폰이었다.


"놀라워라! 여기서 동업자를 만나게 될 줄이야!"


촤악-!!!


"...손 뗀 지 몇 년 됐어, 동업자라고 할 것도 없지."


치익-!!!!


팔, 다리, 머리가 날아다니고 피가 흩뿌려지는 

광란의 무도회에서, 셰나와 나는 점점 더 격렬하게 춤을 춘다.

날아오는 총알은 오메르타로 조작해 그대로 다시 돌려주거나 

궤도를 휘어 팀킬이 나게 만들고, 침식체 특유의 손톱과 이빨은 라이트세이버로 베어낸다. 

셰나 쪽을 살짝 보자 황홀경에 찬 표정으로 클라이맥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대로 영원히 연주하고 싶지만....모든 곡엔, 끝이 있는 법."


기이잉-


-분위기가 급변한다, 그녀가 다시 바이올린을 키면 자신들이 

모두 죽을 것임을 직감했는지, 리플레이서 병사들은 통하지도 않는 

총을 버리고 이빨과 손톱을 날카롭게 세우며 일제히 달려들었다.

물론, 저들의 바람대로 이루게 둘 생각은 없다.


스윽-


"-간만에 참여하는 연주회인데,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둬야지."


"옳은 말이야, 진심을 다해야겠네!"


.....그럼 이쪽도 확실하게 가볼까, 윌버의 생존력은 그래도 질긴 편이니.


파저저저적.....!!!!!


하얗던 라이트세이버가 서늘한 푸른색으로 물들어간다.

전신에 냉기를 뿜어내는 푸른 전류가 뿜어져 나오자, 

멀리서 제임스가 감탄사를 내뱉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오, 냉기를 내뿜는 번개라...!]


"어머나, 이거 바이올린 솔로 파트 아니었나?"


난 그런 셰나를 잠깐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템페스토소, 아드 리버툼(격렬하게, 자유롭게)."


"....파핫-!!! 좋네! 좋아! 아주 맘에 들어!"


-그리곤 사납게 웃으며 외친다.


"-비바치모(화려하고 아주 빠르게)!!!!!"


-처음은, 온 사방이 황금의 선율로 가득 찼다.

화려하고, 번개와도 같은 빠른 선율이 물질화 되어 온 사방을 휩쓴다.


"크아아아아아아악!!!!!!!!"


선율에 완전히 찢겨버린 놈, 반만 찢긴 놈, 무사히 피했지만 후폭풍에 맞은 놈, 

팔, 다리, 머리, 피, 뼈, 살, 내장, 함선 파편 할 것 없이 모조리 뜯겨나가 사방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내가 

차갑게 물든 라이트세이버를 전력으로 휘두른다.


-황금빛에 이어 차가운 푸른 색이 다시 사방으로 터져나가며 함선을 휩쓴다.

우리 둘 다 한번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황금색과 푸른색을 사방으로 뿌리며 

마지막 공연인 것처럼 격렬하게 춤추며, 연주한다.


-■■■■■■■■■■■■■■■■■■■■!!!!!!!!!!


-■■■■■■■■■■■■■■■■■■■■!!!!!!!!!!


점점 귓가에서 소리가 멀어져 간다, '마 논 트로포'(그러나 지나치지 않게)따윈 없다.

한없이 격렬하게, 전력으로 춤추며, 연주한다, 먼저 지쳐 이 조화를 깨는 쪽이 지는 거다.























-세상에 둘 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이 지나가고, 

먼저 지쳐 나가떨어진 것은 나였다, 전력으로 빙뢰를 사용해 본 것이 

처음이기도 했고, 이 이상 계속 했다간 함선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았다.


털썩-


"허억-!!! 허억-!!! 크헙....흐...허억....!"


몸이 뜨겁...차갑....젠장, 속은 뜨거운데 바깥은 차갑다.

이마저도 바깥의 차가운 냉기가 섞인 공기를 들이마셔서 천천히 식어간다.


"-아아....이렇게 마음껏 연주해본 게 얼마 만인지..."


내 머리 위쪽은 모조리 뜯겨나가 프레임이 드러나 있었고, 

곳곳에서 리플레이서 병사들의 시체가 서서히 가루화 되고 있었다.

셰나는 내 뒤에서 잔뜩 상기된 얼굴로 눈을 감으며 여운에 잠겨 있었다.


[짝짝짝짝짝짝짝-]


셰나의 영상 통화 화면 너머에서 유일한 관객이었던 

제임스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 틈에 나도 윌버만 슬쩍 납치해서 빠져나가야-


스윽-


"....어라?"


몸을 일으키려던 그때, 내 앞으로 손 하나가 불쑥 내밀어졌다.

고개를 들어보자 셰나가 미소를 지으며 몸을 살짝 숙인 채 나를 바라봤다.


"-내가 인간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적어도 적의는 보이지 않았기에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길래 그렇게 뜸을 들여?"


".....현실에 다시 오게 된 이후 최고의 연주였고, 

최고의 연주 파트너였어, 김식."


"......!"


그녀의 말에 나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꼈다.

내가 하던 게임의 캐릭터가 나에게 손을 내밀고, 

눈을 맞추며, 나의 이름을 말해주며, 최고였다고 말해주는 것. 

몇 번 이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었지만, 

난 아직도 캐릭터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며 희노애락을 

나누는 이 감정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그냥 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 싫어서 그러는 걸지도.


"....색소폰, 간만에 다시 하나 장만해볼까."


"후후,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꼭 한 곡 들려 줘?"


"....하아, 상황 봐서."


"약속, 받았다? 나중에 들었을 때 괜찮으면 지휘자님에게 추천해줄게."


"....아휴, 난 아직 침식체가 되긴 싫어."


내 대답에 셰나는 깔깔 웃으며 물러났다.

그러자 이번엔 제임스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자네는 보면 볼수록 흥미가 솟구치는군.

혹시 학회에 가입할 생각 없나?]


"싫어, 망할 늙은이야. 연주 끝났으니까 이만 집 가서 발 닦고 자."


[-흠, 아쉽군, 그럼 다음에 보도록 하지.]


뚝-


제임스가 통화를 끊자, 셰나 또한 중세식 인사를 하곤 그대로 함선 아래로 떨어졌다.

풍덩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걸 보면 아무래도 복제체였던 모양이다.


".....다행히, 좋게 넘어갔나...."


그럼 이제 윌버만 남았는데......














"-ㅇ....이 괴물 녀석!!! 그 많은 병력을 쓸어버린 것도 모잘라, 

ㄴ...내 함선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놔!??!?"


.....윌버 손에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그늘의 밑바닥'에 나왔던 그 카메라 말이다.

최종적으론 4종 침식체 브리트라를 떼거지로 불러온 정신 나간 아티펙트.


"....윌버야, 지금 그 카메라 쓰면 우린 다 죽어."


"안 써도 죽겠지, 함께 뒈지기 싫으면 당장 여기서 꺼져!!"


.....아쉽네, 여기서 잡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슬슬 지겹단 말이지, 저 꼴도 뵈기 싫은 약골 하나 잡으려고 

이게 다 무슨 고생이냔 말이야.


"....아, 그러고 보니...4종 침식체의 코어가 필요하긴 했었지."


....가능할까, 지금의 내가. 혼자서 브리트라 무리를?

그렇게 생각하던 그때였다.








10. 히든 업적: [셰나의 최고의 파트너] 달성 - CRF 총량 및 회복 속도 대폭 증가, 

근력 소폭 증가, 오리지널 메카닉 설계도 지급(숙련도 불필요).


.....이래서 내가 업적 작을 못 끊어.


"읏...챠아...."


업적 보상을 받자 몸에 힘이 돌아오는 감각이 생생했다.

몸을 일으키자 윌버가 흠칫 몸을 떠는 것이 보였다.


"이봐, 왜 그래? 내가 두렵나? 만신창이 B급 카운터가?"


"거짓말하지 마!!! 너가 B급이라고?! 

오, 오지 마!!!! 이 카메라 작동 시키는 수가 있어!!!"


.....아, 짜증나, 진짜. 그냥 죽일까?????


"....윌버야, 지금 그 카메라로 부를 수 있는 침식체로는 날 못 죽여.

못 죽이게 됐단 말이다, 응? 얌전히 잡혀서 나랑 같이 좋-은 곳으로 가자."


....근데 잠깐만.


지직....지지직....




















-저 카메라....왜 저렇게 붉게 지직 거리는 거지? 불길한데...설마?


"....너, 그 카메라에 뭐했냐."


"...아! 이거? 셰나가 건네준 기술로 위력을 증폭 시켰지, 

재료가 부족해서 한계치까진 불가능했지만, 

4종 두 세 마리 정도는 나올 거다!"


.....아잇, 싯팔. 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그나마 '원작'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바다 위여서 다행인가.


"....아휴, 됐다, 눌러."


"....뭐?"


"-셔터, 누르라고, 이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