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격렬하게 몸을 섞고 있는 호텔 방안은다소 매캐하게까지 느껴지는 향수냄새와 체취가 한데 버무려져 옅은 운무가 내리 깔려 있었다.


남자의 물건이 자신의 뱃속을 휘젓는 강도가 거세질수록 그의 밑에 깔린 여자의 허리는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우등처럼 휘었고야릇한 교성을 남자의 귓가에 흘리며 그의 허리를 휘어감고 있는  다리에 힘을  했다


남자가 요란하게 출렁이는한창 젊던 시절에 비해서 다소 늘어진 

커다란 젖가슴을 감싸듯 쥐고 딱딱하게 발기된 젖꼭지를 입에 넣어 능숙한 혀놀림으로 유린하는 동시에그가 익히 알고 있는 그녀의 가장 민감한 안쪽을 찔러대기 시작하자마자 여자는 안대로 가리지 않은 성한 쪽의 눈가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순도 높은 오르가즘에 경련하며 아찔한 신음을 토해내었다


코핀 컴퍼니의 부사장 이수연은 가슴속에서부터 따뜻하게 번지는 벅찬 쾌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사장의 목덜미에  팔을 휘감고 끌어 당겼다.


사장은 이수연이 절정에 이르고  직후 한껏 민감해져 있는 것도 아랑곳 않고 그녀의 육벽을 사정없이 긁어대며 쾌감을 증폭시켰고,

 속도에 점차 박차를 가하는가 싶더니  콘돔 너머로도 세차게 느껴질 정도로 성대한 사정을 쏟아부었다


뱃속을 난폭하게 유린하던 자지의 움직임은 잦아들었지만여전히 구름위를 거니는 듯한 절정의 여운에 취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없는 그녀는행복한 무력감속에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요통도 섹스 직후 맛보는 달콤한 황홀경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았다


아마 지금 같은 심리상태라면 당장 그녀의 스승이 갑작스런 휴가를 신청 하더라도 짜증내지 않고 미소로 대응할  있을 터였다


그녀는 자신에게 여자의 행복을 알려준 사장에게 애정어린 눈길을 보냈지만그는 별다른  없이 정액이 가득  콘돔의 끝을 묶어 휴지통에 넣은 욕실로 향해버렸기에  눈길은 남자의 널찍한 등에 잠시 머물 뿐이었다


“.. 늦은 시간에  뭔가 일이 있으신가보군요사장님.”


미안하네부사장세상을 구하는데  하나로는 벅차서 말이지.”


세상을 구한다.


말도  되게 거창하지만 그게 결코 허풍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 이수연은  이상 투정부리지 못하고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호텔 방에 들어섰을때의  모습으로 다시 방을 나서는 사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이  뚫린듯한 공허함을 느낀 부사장은 새삼 생각보다 자신이 그에게 많이 빠져 있단걸 느끼고 이불을 끌어모아 품어줄  없는 자신의 알몸을 감쌌다









관리자는 호텔을 나서자마자 불을 붙인 담배를  모금 깊게 빨았다


니코틴이 그의 말초신경의 끝까지  돌며 눈에 다시 빛이 깃들고폐부를 가득 채웠던 잿빛 연기를 내뱉는 관리자의 모습은 깊은 한숨을 내쉬는것처럼 보였다.


사실 그가 호텔을 나선 이유는 딱히 일이 생겨서가 아니었다.


단지 질리고싫증이 나서였을 .


그는 이수연과의 섹스가 짜릿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엄밀히 말하면 과정 없이 성과만 있는그냥 단조로운 섹스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성취감은 그것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한 만큼  강렬하다.


그는 ’개연성‘  자체인 외모와 능력재력덕에 어지간한 여자들을치트키라도  것처럼 손쉽게 함락시킬수 있었고  덕분에 섹스로 얻는 쾌락에점차 무뎌지고 말았다


분명 일반적인 사람에게 섹스는 최고의 자극이겠지만관리자라는 인간은 여러모로 ‘일반적’ 이지 않았고 노력없이 얻어지는 성과에 단조로운 쾌감의 반복은 그의 쾌락중추를 망가뜨리는데 충분했다


환희를 얻는  정액을 내보내는  찰나의 순간 .


하지만 그조차도 사정 직후 찾아오는 지독한 허탈감을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과연 세상의 운명을 짊어진 남자의 공허를 채워줄  있는 쾌락은 무엇이 있을까


어느새 손가락 사이가 뜨겁게 느껴질 만큼 짧아진 담배를 구둣발로 비벼끈 관리지는불현듯 간절해진 술생각에 즐겨 찾던 바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바에 거의 도착한 관리자는 무언가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삐딱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걸  어느 누구도 그를 선역이라 생각하지 않을 법한 미소를.


그는 살며시 으슥한 담벼락 뒤로 몸을 숨기고는 나란히 걷고 있는엘리자베스와 로이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가깝지도멀지도 않은  애매한 거리감아마 사귄지 얼마   커플일 것이다.


손쉬운 섹스만 해왔던 관리자에게 엘리자베스는 저항 없이 그에게 몸과 마음을 허락하는 다른 여자와는 다르게 사귄 남자친구를 두고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것에 극심한 거부감을 보일  분명한그야말로 성취욕을 자극하는 여자로 보였다.


가지고 싶고뺏고 싶었다.


시원하게 드러낸 등과 갸냘픈 허리귀족영애임에도 팬티를 보일듯 말듯 살랑이는 치맛자락의 뒷태가 눈에 어른거려 아랫도리에 피가 쏠렸다


임자가 있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매력적일  미처 알지 못했었던 지난  자신의 어리석은 도덕성에 조소를 보내며관리자는 모처럼만의 환한 미소와 함께 바의 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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