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야. 새 에피소드의 리뷰 부탁을 받고 돌아왔어.

 솔직히 말해서 이번 에피소드 끝에 든 소감은 이거였어. 다들 비슷했다고 봐.


-육익 없는 육익



 이번 에피소드는 좋게 말하면 풍성해. 나쁘게 말하면 난잡하고.

 마치 뷔페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같이 받아온 첫 접시 같은 느낌이랄까. 이번 에피소드는 크게 네 줄기로 나눌 수 있어.


 1. 터미네이터 힐데의 우당탕탕 탈옥기



 2. 관리자(정치인) VS 스완(배우)



 3. 굿바이 타나베린 준 완결편



 4. 엑자일러들의 상황 및 게임 떡밥



 이렇게 큰 줄기가 네 개나 얽혀있음에도 정작 육익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없다시피 하지.

 이쯤이면 에피소드 제목이 대체 왜 '육익'인가 싶어.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난 모르겠어.



 게다가 첫 번째로 나온 힐데 에피소드의 경우, 사실상 '사이드 스토리'외전으로 빼도 전혀 지장이 없어.

 굳이 이번 에피소드에 넣을 이유나 상황이 나타나질 않아.

 기껏해야 마왕의 힘이 지구 밖에서도 보일 정도이며, 이게 같은 시간대에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할에 불과해.


-끝


  그래도 이 외 떡밥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결국 두 가지의 갈등이 줄기를 서로 꼬고 있지.

  하나는 과거의 업을 둘러싸고 직접적인 전투를 주도하는 에클레시아/모르스의 대결 및 관련자 과거청산.




 또 하나는 이 싸움을 예측, 설계한 장본인들이자, 이들을 자신들의 장기말로 이용해 대리전을 벌인 이들.



까놓고 말해 장기말들과 이 싸움을 설계한 두 공인들의 싸움이지. 

 정리해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특정 인물들의 싸움을 소재로 두고 벌인 두 인물의 여론전이야.


-관리자, 나쁜놈, 사기꾼


 간단히 말해 정치인과 연예인의 언론 플레이지.

 이것의 승패 여부가 결과를 갈랐지. 이번 에피소드는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이 싸움에 더 집중할 때 좀 더 재미있어. 




 

 1. 여론전



 이번 싸움은 사실 정치인과 배우의 여론 싸움이라 해도 무방한 에피소드야.

 누가 더 언론플레이를 잘 하나, 누가 더 판을 잘 짜는가. 누가 누가 더 음흉한 모사꾼인지를 판가름한 싸움이었다 해도 괜찮아.



-출마 선언


 과거 '관리자 분석' 편에서 설명했다시피 이제 관리자는 '정치인'이 될 거라고 했어.

 관리국을 암약단체 수준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공기관으로써, 인류 통합을 위한 세력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

 관리자는 이제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어.


-대충 이런 짓

 

 이제 관리자는 직접적인 전투와는 다른 전투를 하게 돼.

 정치인의 싸움은 얼마나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고 지지세력을 넓히느냐. 더 굳건한 믿음, 명확한 적을 설정해 힘을 규합시키는 것에 있지. 그래서 관리자는 현재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비 및 논란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어.

 역시 노련한 정치인이라 그런지, 무대응이 가장 좋은 반응임을 아는 거지. 



 반대로 말하면 정치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굳이 칼을 들이밀 필요 없이, 이 부분만 잘 공략해도 된다는 거야.

 스완은 이 지점을 노렸지. 그녀가 살해현장을 괜히 관리국 아래에서 한 게 아냐.





 이들에 대한 여론과 신뢰만 박살내도 이미 사회적인 죽음이거든.

 공공기관을 비롯한 정치인에게 사회적 죽음은 실제 사망이나 다를 바가 없어. 

 이번 에피소드를 비롯해서 이 직전 에피소드들은 이런 여론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한번 보여주는 거야.


-괜히 기레기 속성 캐릭이 나온 게 아니다


 최근 에피소드는 과거 에피소드들과는 달라. 

 싸움 그 자체보다 그것을 편집하고 찍는 과정, 그것에 따른 여론의 변화들이 그려져.

 이제는 싸움이라는 행위 이상으로 포장이 중요해진 거야. 여론이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거지.





 이전 에피스드에서 관리자는 영세 영업체(코핀) 내지 비밀결사 형태(관리국)로 모든 사건들을 진행하고 해결했지.

 때문에 여론이고 뭐고 남들에게 건덕지 잡힐 게 전혀 없었지.


 뭔 일이 일어나도 그냥 작은 영세 회사의 일이고, 설령 그 선을 넘는다 해도 관리자의 힘으로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이제 이 모든 간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직접적인 전투만큼이나 여론전이 중요해졌어.

 모든 공식적인 싸움에는 이유와 명분, 신뢰성과 정당성이 필요해. 이를 내걸 때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쉽게 말해 뭘 해도 포장을 잘 해야 한다는 거지.


 과거 관리국이 가진 비밀주의 조직의 한계점이 바로 드러난 게 이 부분이야. 여론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 말야.




-우리? 편?


 괜히 클리포트 게임이 이겨놓고도 사람들이 긴가민가하는 게 아냐.

 공적 기관이 무서운 임무를 암흑 속에서 해결해봐야 사람들에게 지지는 커녕 공포만 안겨줄 뿐이지. 이들이 꺼내든 칼이 어느 방향으로 있는지조차 모르니까.

 더 나아가 애초에 워낙 기밀 임무에 비밀조직이다 보니 너무 큰 사이즈의 사건은 오히려 체감이 잘 안 되는 효과까지 벌어져.


-새로운 얼굴마담


 관리자/관리국은 이제 이 비밀주의를 깨고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갖추든지, 혹은 확고한 비전과 목적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또한 이 모든 것은 결국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지게 될 것들이지.


-딸랑딸랑


 관리국과 관리자는 이제 카메라로 찍어내는 이미지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 거야.

 자신을 비롯한 자기 세력들을 보다 깔끔하고 새롭게 말이지. 간단히 말하면 카메라를 찍을 때, 같은 대상을 찍더라도- 



 이렇게 찍은 사진과,



이렇게 찍은 사진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겠지.


 사진 한 장으로 메이즈 전대는 관리국 산하의 괴수군단이 될 수도, 전장의 천사도 될 수 있는 거야.

 미디어에 찍힌 사진 한 장의 힘이 이런 거야. 이 한 장이 모든 여론을 뒤집어놓을 수 있는 거야.


-카메라 각도


 괜히 현대에 코미디언이 대통령이 되고 배우가 주지사 되는 게 아냐.

 이들은 미디어에 둘러싼 사회에서, 미디어를 다루는데 가장 능숙한 전문가들이거든.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는 사람들인 거야. 



 이번 에피소드를 비롯한 건틀렛 에피소드들에서는 이런 여론, 언론, 매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싸움이라는 현상과 상황 그 자체보다, 그것을 보고 찍는 과정과 반응에 따른 여론의 변화들이 그려지지. 


 대표적인 예시가 클리포트 싸움, 메이즈 전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조디악 나이츠의 평가들이야.



  이제는 실제로 칼을 맞대고 싸우는 전투 이상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거야.


 조디악 나이츠는 작중 그나마 가장 정의와 선의를 지향하고, 공리를 추구한 집단이지만 여론은 전혀 이들을 존중하지 않아.

 그 신뢰성의 의문을 가지고, 외형을 꼬투리잡아 조롱하지. 언론은 이들을 더 부추기고 말이야.



-여론의 확산 과정


 정보 사회가 되면서 매체는 메라와 멘트를 찍는 대 진실을 찍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어.

 이제는 그 카메라와 화면을 모두가 주머니에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지. 모든 것이 중계되고, 모든 것이 촬영돼.

 사람들은 모든 것에 의견을 표출되고, 이에 대한 여론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되었지.



 스완은 이 지점을 보고 승부를 건 거야.


 무력과 힘으로 승부를 건 게 아니라, 바로 여론을 무기로 관리국/관리자의 정치생명에 시비를 건 거지. 

 스완은 관리자의 새로운 치명적 약점을 보고 그 지점을 찌른 거야.



 2. 연예인 VS 정치인




이렇게 카메라로 비춰 빚어낸 이미지는 그 자체로 강력한 무기야.

이 구도에서 배우(스완) VS 관리국의 대결 구도는 매우 역설적이게도 무게추가 '배우'쪽으로 기울어져.

 바로 평소에 쌓아둔 여론의 이미지 덕에 말이지.



 관리국/관리자는 모든 정보가 가려진, 카메라 뒤편에 숨겨진 매우 수상쩍은 정보 권력집단이야.

 이들에 대한 것은 무엇 하나 믿을 정보도 없지. 또 친숙하거나 믿을 수 있을 만큼 얼굴이 알려진 사람도 없어.



 반면 언제나 카메라 앞에 서 있던 배우는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존재지. 그야말로 공인 중의 공인이야.

 이 상황에서 이 무슨 나쁜 놈일지 모를 관리국이 이 국민 배우괴뢰군 취급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여론이 뒤집어지겠지. 심지어 여기서 만약 배우가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한다면? 이걸 언론이 물어버린다면?


-전문 배우


 권력구조고 뭐고, 관리국/관리자에 대한 여론이 완전히 개박살나는 거야.


 이렇게 되면 관리자의 목표와 목적은 영영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관리자의 완벽한 패배가 되는 거야.

 괜히 스완이 관리자에게 개긴 게 아니야. 이 싸움은 스완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만한 싸움이었어.


 조디악 나이츠만 봐도 그렇지.

 그렇게 조롱하던 여론이 에리어스의 눈물 한 방울에 몽땅 뒤집어져버렸어.



-진정한 '언론 플레이' 


하지만 스완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나기도 했어.

 그녀는 카메라에 찍히는 것에 익숙했을 뿐, 정작 카메라를 돌리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을지 생각하지 못했지.



 무대의 주인은 배우지만, 그 무대를 만드는 것은 결국 더 큰 권력자이기 마련이거든. 

 그리고 관리자는 그 작업에 아주 도가 터도 단단히 튼 양반이지.

 스완은 자신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준,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렌즈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했어.



3. 렌즈의 힘


-지구 종말도 중계하는 시대


 스완은 방심했어.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를 깜빡했지. 

 이 시대는 미디어 시대. 찍고 방송하는 것에 환장한 시대라는 것을 말야.

 

곧 죽어도 방송은 찍고 죽을 종자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을 깜빡했지.



 결국 이 에피소드에서 끝을 낸 것은 '렌즈'이라는 한 수였어.

 이 싸움은 결국 마지막까지 카메라와 이미지를 생각한 관리자(정치인)이 이겼지. 



  펠리세트의 방패- 콜드케이스 망원렌즈는 앞 에피소드에서 그토록 강조했던 오파츠이자 빔 병기로 활약하지 않아.

 오히려 가장 단순하고 당연한 방식으로, 가장 뻔뻔한 방식으로 활약했지. 카메라의 렌즈로 말이야.


 이 렌즈는 배우에게 가장 치명적인 빔 레이저를 날리는 데 성공했어.

 역시 연예인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카메라인 법이야.



 카메라를 움직이는 건 역시 배우가 아니라 정치인이라는 게 새삼 증명되었지. 스완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

 배우는 무대를 설계하고 그 위에서 연기하지. 카메라 렌즈를 의식하고 이용하지만, 정치인은 카메라 자체를 움직여.


 결국 스완의 여론전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아.

 어떤 의미로 스완은 그녀의 가장 큰 힘을 잃어버린 셈이야. 배우가 카메라를 두려워하면 끝장인 법이지.


-입만 열면 그짓말


  한편 관리자는 이 싸움에 대해 자신의 패배, 스완의 승리라는 언급을 했지만, 사실 꼭 그런 것도 아냐.

 스완이 노렸던 관리국에 대한 여론 붕괴는 완전히 역효과를 낸 셈이거든. 


-결정적 사진


 스완은 관리국의 실태를 고발하고, 위협에 아무것도 대응하지 못한 관리국을 여론의 힘으로 찍어 무너뜨리려 했어.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가 되고 말아. 관리자가 역전의 상황과 진정한 공적을 카메라로 찍어 그대로 송출해버리고 말았거든.



 이렇게 되면 여론은 다시 관리국과 관리자에게 넘어간 꼴이 돼. 스완은 여론전에서 완전히 진 거야.

 거기다 관리국의 새로운 얼굴마담들의 데뷔전까지 훌륭히 치르게 도와준 꼴이 되었지. 


  웬 얼굴마담인가 싶겠지만, 뭐 새로운 얼굴마담이야 이 둘 밖에 없지.


-(클리포트 게임)결승


 바로 라이카와 펠리세트지. 이 둘이 관리자의 새 얼굴이 될 거야.

 이들이 관리국의 입장으로 싸운 덕에 이들의 인기가 곧 관리국의 인기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애초에 본성 자체가 살벌한데다 이미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노출된 펜릴 소대 대신, 이들이 새로운 관리자의 얼굴이 될 거야.




 새삼 당연한 소리지만 정치인에게 대가 없는 호의는 없는 법인 것이야.

 정치꾼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이렇게 코가 꿰이는 거지.




-마무리



-두 번 죽이기


 개인적으로 이게 괜한 추측은 아니라고 확신해. 

 이 관리자라는 인간은 그야말로 타고난 정치형 인간이야. 입만 열면 진실/구라가 완벽한 비율로 섞여 나오는 인간이라고.




 저 인간이 어떤 인간이냐.

 자신의 죄업에 억눌려 고난의 길을 자처한 인간을 미리 봉인으로 정해 놓은 사람이야.

 모르스(에클레시아)를 언젠가 써먹을 타기리온의 카운터(대적)로 일찌감치 예비해 둔 무서운 인간이라고.


 

 심지어 관리자는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전적이 많아.

 미나를 비롯해 서윤, 주시윤 등등. 이들의 각성 역시 관여한 흔적이 농후해. 이에 대해서는 아주 입을 꾹 닫아두고 있어.


 대놓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상당히 비관적인 추측이지만, 이것 외에도 에델(가아그셰블라)와 레지나의 전적도 있지. 


-'봉인 완료'

 

 이런 인간이  이제 건틀릿에서 갓 우승한 스타이자 새로운 재앙을 막아낸 영웅- 라이카와 펠리세트를 그냥 썩힐 리가 절대 없어.

 애초에 관리자가 진짜로 괜한 호의로만 이 둘을 대형 스타로 만들어 줬을까.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이런 인간에게 권모술수로 시비를 턴 스완은 그야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셈이지.

 스완은 너무 어설펐어. 원래 진정한 정치인은 배우의 소양도 겸하는 법이야.




 관리자는 건틀릿에 등장한 여러 테스크포스 및 새로운 두 스타를 통해 새로운 여론 및 영향력을 더 빠르게 얻어나가겠지.


 또한 이들을 통해서 코핀 컴퍼니의 이미지 회복도 꾀할 수 있을 거야.

 관리자 개인으로는 관리국의 세컨드들에게 자신의 업적(마왕 봉인)과 능력을 확실하게 광고를 했지.


 결과적으로 보면 이 말들이 참 다르게 들려.



-니 주제에?



 결론적으로 이번 싸움에서 관리자는 싸움에는 좀 말렸을지언정 정치인으로는 승리를 거둔 셈이야.

 스완은 오히려 관리자에게 도움을 준 꼴이 되었지. 인류의 숙적이 저기 있고, 이제 저걸 막아야 한다고 광고까지 해준 꼴이니까.


 이렇게 보면 새삼 역시 관리자야.

 괜히 비밀결사조직 수장으로 장기군림한 게 아니라는 걸 클라스로 증명하지.






 결론은 잘생기고 이쁜 사람이, 좋은 말로 접근한다면 뭐다?

 십중팔구 사기꾼이라는 거야. 

카붕이들도 길거리 걷다가 많이 깨달았을 거라고 생각해. 언제나 잊지 말고 기억하길 바래.


 다음 편은 앞서 말한 다른 갈등을 주제로 준비할게.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