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감사의정권] 우리 개는 잘물어요

*** 데드엔드로드 스포일러 있음!!!!!


*** 중간 삽화 유혈 묘사 주의 ***










1편
2편 3편



[감사의정권] 우리 개는 잘 물어요. (4) 

짐승 둘.











[ 카린 양이 어련히 알아서 잘할 거라고 생각은 해요.]


“시영 씨⋯ ”




장기간 부모님과 휴식을 취할 겸 쉘터에서 머물고 있던 주시영은 그저 안부를 물었을 뿐이었다.

마치 잘못한 것을 숨기다가 걸린 사람처럼 카린의 미간엔 깊은 주름이 생겨났다.




[ 신뢰 못 한다는 뜻은 아닌 거 알죠? ]


“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경과는 제가 생각하는 범주 안에 있고, 큰 문제는 발생한 적 없어요.”




전부 자기 손바닥 위라며 엄지로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올라오는 새까만 화가 소용돌이쳐 빨려 내려간다.




“시영――”


[ 하지만, 그 모쏠 박사가 그러던걸요. ]



대체 무슨 말을 했나 싶어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고, 뭐냐며 물었다. 통신 너머 한숨이 들리는 듯했지만, 카린은 그걸 기분 탓으로 치부해 넘겼다.


그저 노파심에 하는 말이라며 통신기 너머로 간드러진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경과지 받아보니까 이터니움 소모량은 그대로였으면 그대로였지 줄진 않는다던데요? ]


“⋯⋯네, 사실입니다. 하지만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관점이라고, 박사님은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만. 시영 씨 생각엔 어떤가요.”


[ ⋯⋯. ]




서늘한 침묵에, 카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항상 남일 보 듯 말하던, 세상 물정 다 알면서도 모른척하던 능구렁이 같은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의식의 무의식을 따라 글라우코피스는 또 연산한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 아닌 음성뿐이었기에 통신장비의 문제를 점검한다.


‘문제없음’ 이라는 알림과 함께, 주시영은 그 정적을 깨고 평소와 같은 사근사근한 목소리와 능청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 음, 어차피 카린 양이 저보다 똑똑하고 아는 것도 많으니까? 원하는 길을 잘 만들어 낼 거라고 생하는데요? ]




저는 걱정 안 해요.


카린은 그 말에도 부서져라 쥐고 있는 주먹을 펴지 않았다.

같이 죽음의 문턱도 여러번 넘겼던 동료다. 그런 동료인 주시영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을 믿고 격려하려는 것이었음에도⋯




“⋯감사합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카린에게 있어서 그 목소리는 멍에와도 같았다.




[ 역시 그 고유 무장이란 건 편리하단 말이에요. ]


“이제 잡담만 할 거라면 끊겠습니다.”





책임과 진실을 외면하는 대가처럼.















***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이터니움 소비량이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도 아니었으며, 카린이 다치거나 한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적대적인 행동은 상시로 보이는 행동이 아니었다.


그렇게만 본다면 그랬다.


주시영의 영혼 없는 말마따나, 글라우코피스는 늘 놀라울 정도로 카린을 도와 다양한 정보와 가능성을 계산했고, 그 잘난 성능은 일련의 행동들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늘 냉정하게 저울질했다.



그러니 그 잘난 물건의 주인은 지독하게 잘 알고 있었다.




“난, 할 수 있어.”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이건 절대 무의미한 훈련이 아냐.



평소보다도 더 다급한 구두 굽 소리가 멈춘 곳은, 당연한 것처럼 패닉룸 앞이었다.

늘 그랬듯 카린이 들어가 무언가를 하기 전까진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하얀 짐승은 여전히 말은커녕 제대로 된 사람 흉내조차 낼 수 없었다.




“대령님.”




매일같이 진심으로 부르지 못하는 이 호칭으로 또 불러보지만, 타르타로스 위에 앉은 형체는 입마개를 한 채로 빨간 눈알을 굴려 카린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등 아래 하얀 생명체, 검은 입마개, 그리고⋯ 이젠 쉼 없이 손을 타 검게 얼룩진 자국이 있는 희망이었던 목줄.




“오늘은⋯ 오늘은 반드시 해야 해요.”




항상 시작에 함께했던 옛이야기와 브러쉬는 손에 없었다.

조급함에 집어 든 선반 위의 생수병을 들어 성큼성큼 짐승에게 다가갔다.


그 붉은 눈알이 무엇을 비추고 있는가는 보이지 않았다. 자기가 직접 위험하다며 씌웠던 검은 입마개를 거침없이 풀어내었다.




“자⋯ 자, 착하죠⋯?”




아포리아의 턱을 잡은 왼손엔 평범한 인간이었으면 진작 턱뼈가 부서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CRF가 응축된다.

흰 짐승은 마치 위험을 감지하기라도 한 걸까, 아니면 여전히 모르는 것인가.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지 목에 힘을 주어 이리저리 비틀어 대기 시작했다.




“크르르륵⋯ 크아아악⋯!”


“안 돼요, 대령님!”




짐승이 발버둥 치며 뿜어대는 침식파는 오늘 유달리 독하게만 느껴졌다. 


[ 침식파 강도 측정 시스템 : 이전 기록과 동일함 ]


냉정한 결괏값을 내보이는 글라우코피스, 그리고⋯




“마셔야 해요!”




마치 물고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무엇을 위한 광기인지 모른 채 빨갛게 두 눈을 부라리며 생수병의 물을 아가리로 털어 넣었다.




“안돼!! 마셔!! 마시라고――!!”




이제 이 유의미의미 없는를 찾기 위한 길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 TARTAROS 시스템 이상 없음 ]

 



고작 이 정도로 아이기스에 치명타를 입히진 않았다. 흠집 하나 낼 수 없었다.



 

“크아아아⋯! 크으으윽!!!”




[ SYSTEM 경고 : 비전투 상태의 CRF 사용량 급상승 ]

 

[ SYSTEM : 교전 상태로의 변경 요청 ]




설령 몸에 부하가 온다고 해도 괴로운 건 몸이 아니었다.

지금 이런 발버둥이 여정을 끝낼 증거가 될 순 없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수많은 생각 속에서 글라우코피스의 냉정한 연산을 카린은―――




“흐윽⋯!"




한순간 의안이 있는 왼눈에 차갑고 시린 통증이 느껴져 황급히 눈을 가리며 물러났다. 이미 텅텅 비어버린 생수병은 놓쳐서 바닥을 하찮게 나뒹굴었다.




“하아⋯⋯.”




무언가 흘러내리는 느낌에 검은 장갑으로 닦아내어, 흐릿한 조명을 의지해 정체를 확인했다.


왼손 장갑에 검붉은 피눈물이 흥건하게 묻어있었다.

로널드 리 박사라면 기겁하고 당장 쉬어야 한다며 길길이 날뛰었을 정도의 타격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포기할 이유로 삼지 않았다.


그럴 수 없어. 포기 못 해, 못 해.


왼쪽 눈은 너무 시렸지만, 솟아오르는 새빨간 감정의 소용돌이에 패닉룸은 습하고 덥게만 느껴졌다. 정복 재킷과 모자까지 벗어 던져 버렸다.




“대령님⋯ 대령님⋯!”




카린은 황급히 이동식 선반을 끌어와 트레이 위에 올려둔 선글라스를 다시금 들었다.

그 물건이 갖는 의의를 어떻게든 이용하고 싶었던 절박함이 위험을 인지하지도 못하게 사고를 흐리게 했다.




“이, 이걸 보세요. 이게⋯ 당신의 물건이었어요. 대령님의 뗄레야 뗄 수 없었던 물건⋯!”




거치적거리는 선반을 밀쳐버리고, 하얀 짐승을 향해 두손으로 검은 선글라스를 붉은 눈동자 앞으로 내보인다.




“자, 잘 보세요⋯ 빼면 눈부시다고⋯ 작전 중에는 꼭 끼셨잖아요⋯!!”


“크윽⋯ 크아아아악!!! 으으으윽!!”




과거의 일지처럼, 다시 짐승은 구속구를 뽑아버릴 기세로, 머리뿐만 아닌 온몸에 힘을 주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미친것처럼 머리를 흔들어대는 하얀 짐승, 붉은 눈, 굶주려서 흘러나오는 듯한 투명한 타액, 목을 긁고 찢어져라 울부짖는 소리.


입마개를 빼놓았단 사실도 잊은 채 다가가던 찰나.




“앗⋯!”




발버둥 치던 머리가 카린의 손으로 향해 몰려들었다.


흐려졌던 상황판단 탓에 검은 선글라스를 놓치고, 한 번도 깨지지 않았던 선글라스의 렌즈에 금이 가고, 곧 테에서 빠지고 말았다.




“⋯⋯.”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뒷걸음질 치다 어색하게 허공에 멈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소중한 물건을 망가뜨렸다는 슬픔 따위가 아니었다. 카린의 두 눈은 패닉룸 바닥을 보고 있지 않았다.




“어⋯?”




방금 선글라스가 깨지던 동시에, 하얀 짐승의 갑피 일부에 금이 갔다.

그리고, 그 자리가 우두둑 소리를 내며 뜯어지더니 드러난 어떤 것.


짐승은 그걸 드러내고 나서야 아주 잠깐 숨을 고르듯 바르르 떨며 얌전하게 있었다.




숨 한 번 들이키기도 힘든 무거운 공기 속에서 카린의 눈동자엔 분명히 있었다.


인간의 남성기.


분명히 그러한 형태였다.













***










놀라울 정도로 사람의 것과 같았다. 그 누가 보아도 부정할 수 없으리라고 확신했다.


무의미한 과정들 속에서 유의미를 찾고,

어둡고 외롭기만 한 길에서 노란색 희망은 얼룩져가고 있었다.


피눈물까지 흘려가며 찾던 새하얀 미지의 결과.

카린은 인간성을 버리고, 의미를 부여하기로 한다.




“이⋯ 이건⋯!




[ SYSTEM : 오류 ]



글라우코피스가 오류를 말하고, 시린 눈을 다시 붙잡고, 그 남성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왠지 모를 묘한 향기까지 나고 있는 거근을 눈에 담으니, 더더욱 확신했다.

침식파들이 가지는 꿉꿉한 향기가 아니었다. 색깔도 창백한 갑피가 아닌 마치 살아있는 인간의 것이다.


인간이라는 증거! 증거라고!




“대령님? 느껴지시는 게 있나요⋯? 느껴지시나요?”




절박함이요. 당신도 절박한가요?

저의 시선에서 무엇을 보고 있나요⋯!



경험 없는 처자는 고개를 들어 그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전등의 역광 때문일까.

푹 숙이고 있는 짐승의 얼굴엔 검은 그림자가 내려앉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검은 도화지에 카린은 멋대로 상상하고, 그림을 그려 단정을 지었다.




“제가, 제가⋯ 풀어드릴게요⋯ 그러니까⋯”




그 어느 곳에서도 저장되지 않은 시도와 발상이었다.

카린을 신뢰하는 수많은 사람이 알게 되는 날 손가락질하고 그녀를 지탄할 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그런 거 따위 들키지 않을 각오가 되어있었다.



검은 장갑을 낀 오른손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지만, 곧 인간의 자지를 부드럽게 잡는다.


속된 말로 대딸. 

어색한 손동작으로 자지를 훑으며 상태를 살폈다.

안구통에 부여잡고 있던 왼손을 치우고 두 눈으로 똑똑히 본다.


단순히 흥분상태에서 튀어나왔을지 모를 남성기는 카린의 어색한 대딸에도 점점 단단해지고 있었고, 어떠한 발버둥이나 으르렁거리는 공격성도 없었다.


그렇게 또 말도 안 되는 의미를 부여한다.



드디어, 드디어⋯ 어쩌면⋯!


이건, 성공의 신호탄이야⋯!



그런 확신과 함께 카린은 그 거근을 입에 물었다.

오른손에서, 그리고 부드러운 혀에서 느껴지는 살아있는 것처럼 뛰는 맥박이, 사람이라고 카린의 마음에, 귓가에 쉼 없이 속삭인다. 




“읍⋯!”




그 말도 안 되는 희망이 고양감을 부르고, 물고 빨아들일수록 온몸을 감싸는 흥분이 제복 속에 감추어진 은밀한 부위를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수치심 따윈 없었다. 느낄 리가 없었다.

그토록 존경하고 좋아하던 사람을 인간으로 다시 만난 순간이라고 굳게 믿었다.

이날만을 기다려왔었다.




“대, 대령님⋯”




카린은 황급히 일어나 윗옷과 속옷을 벗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망설임 따위 없었기에 떨리는 손은 그저 고양감과 흥분이었다.


입마개도 하지 않은 그 짐승을 등지고, 카린은 옷자락을 살짝 들어 단단하게 서 있는 인간의 자지에 천천히 조심스럽게 자신의 은밀하게 젖은 부위를 들이밀었다.




“읏⋯!”




닿는 것만으로도 머리끝까지 쾌감으로 전율해 몸을 바르르 떨었다.

뜨거운 감촉이 이건 성공이라며 다시 한번 머릿속을 하얗게, 글라우코피스엔 오류를 띄운다.




“으극⋯ 아⋯ 아악⋯!”




침식체라는 리스크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입마개를 하지 않은 하얀 짐승은 조용히 카린의 구애 아닌 구애 행위를 받아들이고 얌전히 있었다.

그리고 첫 경험의 고통은 박혀있는 자지가 움찔거리는 감각에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하고 통증을 쾌락으로 치환한다.




“대, 대령님도⋯ 하아⋯ 좋으신 건 거잖아요⋯! 읏⋯!”




그렇게 물으며 카린은 타르타로스 시스템에 묶인 짐승의 손위로 자기 손을 포개 올렸다.

낯설지만,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이젠 손이 아닌 몸속의 질 내벽으로 아주 천천히⋯




“으윽⋯! 하악⋯ 하아⋯! 아⋯!”




이미 전보다 더 흥건하게 젖어버린 보지는 이젠 완전히 쾌락으로 치환해 이성이라는 뇌를 녹였다.

질척거리는 물소리와 신음만이 패닉룸을 채우고, 정복속에 숨겨져있던 젖가슴이 몸의 반동을 따라 위아래로 묵직하게 움직인다.




“으그읏⋯! 하앙! 하읏⋯!”




점점 무아지경으로 천박하게 내려찍는 방아에 투명한 애액은 하얗게 변질되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엉덩이 살과 허벅지가 갑피에 부딪혀 긁힌 자국과 살이 패이기도 하지만 카린은 멈출 수 없었다.




“아⋯! 아앙! 하으읏⋯ 하아⋯!”




아무리 시행착오와 의미, 결과를 논해보아도 이것만큼 유의미한 결과가 있을까?


짐승의 위에서 짐승이 되어버린 암캐는 풀린 눈으로 정신없이 하얀 쾌락을 좇고 있었다.


질벽을 훑어내는 자지의 감각, 끝까지 가득 들어찬다는 고양감이 사고회로의 오류를 끝없이 만들어낸다.

이성을 논하는 글라우코피스는 여전히 결과 도출에 오류를 나타내고, 카린은 쾌감에 젖어 시린 오른쪽 눈의 고통을 잊은 지 오래였다.




"하악⋯! 앗! 윽?! 아아아악⋯!!"




그 전율에 심취해 고개를 뒤로 젖힌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하얀 짐승은 검은 암캐의 어깨를 물었다.


줄곧 느끼고 있던 쾌락 속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카린은 목이 찢어지라고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악⋯! 하악! 으그읏⋯!”



이미 녹아버린 이성은 그저 단순한 질문만 꾹 깨문 입술 안으로 나오지 못하고 맴돌았다.


당신도 좋은 게 틀림없다고! 분명하다며.

어깨를 타고 피가 흘러내리고, 두 눈에 눈물이 흘러 피와 섞여도,

카린은 허리 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 SYSTEM : 경고 ― CRF 잔량이 부족합니다. ]




글라우 코피스의 오류는 거두어지고, 올라오는 고양감을 서서히 부수는 신호탄이 터진다.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9.01% ]




듣고 있음에도 사고회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글라우코피스는 여전히 냉정하게 경고를 띄운다.




"흣⋯! 하아⋯ ! 하아!! 하악⋯! 아!!!"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8.30% ]




"하앗⋯ 하아!! 으윽!!!"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7.0% ]





벗어나야 해.

아니야.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5.34% ]




빨리 떨어져.

기분 좋아.




[ SYSY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대⋯ 대령님! 하악⋯!"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4.11% ]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3.52% ]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1.03% ]

 

 

 

 

 

[ SYSTEM 경고 : 이터니움 잔여량 10.01%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 ] 


 

 

 

 

 

 



“하아악⋯⋯!! 아아⋯!!!”






 

[ SYSTEM 경고 : CRF 잔량 부족으로 인한 강제 셧다운 모드 진입 ]

[ 강제 종료 ] 

 











“히이익⋯!”




황급히 벗어난 카린의 자리엔 검붉은 피가 튀었다.

밀쳐놓은 선반으로 기어가는 카린의 보지에는 정말 사정이라도 한 것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액체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뒤늦게 쏟아지는 격통을 견뎌내어, 선반을 엎어버릴 기세로 붙잡고 찾아낸 것은⋯




“하아⋯ 읏⋯!”




정제 이터니움이었다.

머리를 정신없이 때리는 CRF 잔량 경고를 들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급히 워치에 주입한다.




“하아⋯ 하⋯ 흐윽⋯ 하아⋯”




헐떡이는 숨소리에는 물기 젖은 목소리가 섞이고,

하반신의 은밀한 부위에서는 여전히 허여멀건 액체가 질질 새고 있었다.




“아⋯”




정제 이터니움 한 개로는 부족한 듯, 끝도 없이 떨리는 손으로 꺼내 들어 워치 안으로 쉼 없이 주입했다.

본능에 가까운 행위처럼 정신없이 주입하고 주변에 내던지는 빈 피스톤 용기들이 나뒹군다.























그렇게 정신없이 정제 이터니움 네 개를 주입하고 나서야, 반나체가 되어버린 몸을 감싸고 비로소 숨을 돌렸다.





[ SYSTEM : 이터니움 잔여량 46.00% ]






“하아⋯ 하⋯ 하하하⋯”




제대로 챙겨입지 못한 옷, 그리고 물어뜯긴 어깨를 부여잡는다.


허탈한 웃음소리엔 축축하고도 질척한 물기가 서렸다.



힘겹게 고개를 돌려서 본 격렬한 정사아닌 정사가 이루어졌던 자리에는

인간의 성기가 아닌, 침식쐐기만이 남아있었다.




“하하⋯하⋯ 흑⋯.”




결국.


결국, 하얀 침식체인 것을⋯








완결





+)

창작글에 넣는 삽화는 내가 직접 그려서 넣자는 주의였는데

시간이 너무없어서 커미션으로 받아왔음..


이렇게 까지 각잡고 쓴 야설은 처음인데... 음....


아무튼 진짜 개꼴리게 정성다해서 그려주신 작가님 진짜 너무 감사 드립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