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숭배는 암살집단... 하시살람.

그 중에는 과거, 가브의 친한 친구였던 레마이어스라는 간부가 있다.

가브의 필사적인 설득에도 응하지 않고, 행방을 숨긴 레마이어스였지만...

화산지대, 페블드 산맥에 나타났다는 목격정보가 있었다.

도사 일행은 가브의 바램을 따라, 다시 하시살람의 동향을 확인하기 위해, 페블드 산맥을 목표로 했다.


가브

......


슈미엘

괜찮은가, 가브. 꽤나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 한데.


가브

앗, 죄송해요. 조금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서.


하쿠마

페블드 산맥에는 이제 곧 도착한다. 그런 상태라면, 레마이어스와 만났을 때 움직일 수도 없을거야.


가브

그렇겠지요...

그치만, 저... 어째야 좋을 지 잘 모르게 되어버려서.


자신을 걱정해주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듯, 가브는 툭 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가브

저는 한 번, 레마이어스 씨로부터 분명히 거절당했어요. 그가, 저와의 인연이 전부 거짓이라고 부정해버렸어요.

......그에게 어떤 말을 내밀어야 제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걸까요?


한 때 이스트 교회도서관에서, 레마이어스의 본성이 드러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가브는 레마이어스를 붙잡을 말을 고심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무엇이 올바른가. 어떻게 해야 레마이어스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 있는걸까. 그 단서조차 잡지 못했다.


이사무

가브... 잘은 말하지 못하겠지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가브

네?


이사무

가브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을 레마이어스에게 전하고 싶은지.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가브

제가... 레마이어스 씨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엑스칼리버

가브여. 나도 이전에, 어둠에 둘러싸였을 때가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 마스터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다.


도사와 신기 사이에 맺히는 유대감에 의문을 품었다가, 천사 재기드엘에게 붙들리고 만 과거를 가진 엑스칼리버.

그는 가브의 어꺠에 손을 올리고, 상냥한 목소리를 내준다.


엑스칼리버

마스터의 흐려졌어도, 진심 섞인 말이 나를 어둠에서부터 구원해줄 수 있었다.

가브, 너도 분명 똑같이 하면 될 거다.


가브

엑스 씨...

네! 감사합니다!


오르토

음. 가브는 이 중에서도, 이 몸에 버금가는 퓨어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그 솔직함이 가장 큰 무기일 게야.


하쿠마

잠깐, 누가 퓨어하다고?


오트로

딴지 걸 데가 있었느냐!?


오르토가 평소 그대로 덕담 같은 말을 하니, 하쿠마가 츳코미를 던진다.

그런 평범한 광경이, 가브가 헤메오던 것을 씻어주는 듯 하다.


가브

흐흐흐, 아하하하핫! 역시 여러분과 함께 있는 게 가장 마음 편해요!


이사무

그렇네, 가브. 그 눈부신 웃는 얼굴이 있으면, 레마이어스도 분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도사 일행을 감싼다.

그러자 떄마침 타이밍이 맞은 마냥,

갑자기 상공에서 큰 소리가 울려퍼진다.


슈미엘

이 소리는...!?


이사무

이건... 스틸리아의 비행선 소리야!


전원이 동시에 시선을 올리니, 상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비행정이 눈에 들어온다.


엑스칼리버

어째서, 이 장소에 비행정이?


이사무

으음. 베르가몬드가 우리에게 뭔가 용건이라도 있는 거려나?


곤혹스러운 중에도, 비행정이 완전히 착륙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행.

비행정이 도사들의 눈과 코 바로 앞에 내려앉자, 직후, 문이 급히 열린다.


콘랫

여러부-운!! 드디어 찾아냈다아앗!!


이사무

콘랫!?


비행정에서 모습을 드러내,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것은 스틸리아의 기술자 콘랫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평소와는 달리, 표정이 몹시 창백했다.


이사무

갑자기 무슨 일이야? 일부러 비행정을 이용해서까지 만나러 온다니.


콘랫

하아, 하아... 놀라게 해 버려서 죄송해요.

그치만, 세계 전체의 대사건이라... 조금이라도 빨리 여러분에게 연락해야 한다고, 베르가몬드 씨에게 들어서요.


오르토

세계 전채의 대사건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고?


심상치 않은 콘랫의 모습에, 도사 일행의 마음도 술렁인다.

콘랫은 흐트러져 있던 호흡을 가다듬고,

침을 꿀꺽 삼킨 후 말을 잇기를 기다리는 이사무들에게 입을 열었다.


콘랫

실은 얼마 전부터 베스토리아의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의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하고 있어요.


하쿠마

동시 다발 테러!? 게다가, 베스토리아의 주요 도시라니...


콘랫

스틸리아, 테살로니아, 쿠산, 월레프, 라피마니아. 특히 그 수도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어요.


가브

그런... 테러라니, 악마나 천사의 짓인가요!?


오트로

그럴 리가, 그 도시들에는 도사가 친 결계가 있을 게다.

천사나 악마는 출입할 수 없겠지. 

...!? 설마...?


테라 실행범에 대해 짐작이 가고 있었다.

오르토는 쓰디쓴 걸 씹은 듯한 표정으로 걱정스럽게 가브를 바라본다.


가브

설마... 테러를 일으키고 있는 게 하시살람인가요?


콘랫

네. 그런 듯해요. 그들은 보통 인간이나까, 이사무 군이 쳐준 결계에도 효과가 없어요.


가브

!!!


하시살람의 짓이라는 말에 가브가 입술을 꺠문다.

레마이어스가 테러에 가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해도 그의 마음은 터질 듯 고통스러워지는 것이다.


슈미엘

그보다, 각 도시의 상황은 어떻지?


콘랫

각지를 다스리는 수뇌 분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응에 임하고 있어요.

이사무 군이 각성시켜준 혼우나 신기가 주로 최전방에 서 있다는 듯 해요.


이사무

그렇구나... 다들 열심히 해주고 잇구나.


콘랫

쿠산에서는 리온 씨 등등이 거리를 수호하면서, 셀도어 씨가 각국과의 제휴를 취하고 있는 듯 해요.


오르토

흠. 셀도어가 움직이고 있다면, 큰 문제가 있지는 않겠지.


콘랫

테살로니아에서는 카라하 국왕 폐하의 지휘 아래에, 

가론 씨가 이끄는 군단과 늑대족 정예가 협력해 하시살람과 맞서고 있어요.


하쿠마

오, 마을 사람들도 힘내주고 있구나.


콘랫

월레프에서는 크랩스 씨가 알타이트를 비롯한 상업 도시 국가군을 이끌고 있는 듯 해요.


가브

아, 그! 라피마니아는 어떻게 되어가나요?


콘랫

안심하셔도 돼요. 니네 교황이 신도들을 지키면서 노체 씨와 교회 기사단이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가브

...휴...


이사무

콘랫이 여기에 와 있다는 건, 스틸리아 쪽도 무사하다고 생각해도 되는 거겠지?


콘랫

스틸리아에서도 테러는 일어나고 있지만, 데프레히트 씨의 지휘 덕분에 진압이 진행되고 있어요.

그래서 베르가몬드 씨가 각국의 상황을 여러분들꼐 전달하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이렇게 저를 전령 역할로 뽑으신 거예요.


이사무

그렇구나. 상황은 알겠어. 그럼 우리도 서둘러서 도와드리려...


레마이어스의 정보도 궁금하지만, 그보다 우선 눈앞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도사로서의 사명을 우선해, 이사무는 각국과의 협력을 요청했지만... 콘랫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콘랫

아뇨, 여러분들꼐는 따로 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다고... 각 도시의 정상 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왔거든요.


엑스칼리버

우리가 해 주기를 바라는 것? 그것이 뭐지?


콘랫

하시살람은 아무리 대항해도 연이어 출현하여 테러를 일으키고 있어요.

이래서는 같은 일이 반복될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아요.

여러분께서는 하시살람의 본거지에서 그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는 주모자를 쓰러뜨려 주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이사무

하시살람의 본거지라고 해도, 어디인지를 모르는걸.


콘랫

니네 님으로부터 들었지만, 여러분은 화산지대로 가고계신 거지요?


가브

맞아요. 그런데 그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은...


콘랫

니네 교황님이 오래된 문헌에 남아있던 기록이나, 교회에 전해진 하시살람의 목격 정보를 분석해 주셨어요.

결론적으로는, 페블드 화산지대가 그들의 본거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오르토

그렇다면 우리의 행선지는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로구나.


하쿠마

오히려 지금까지보다 더더욱 서둘러야 할 이유가 생겼군.


콘랫

아무쪼록 잘 부탁드려요. 전 이제부터 스틸리아의 테러 진압 전선으로 돌아가볼게요.


이사무

상황 정해주러 고마워, 콘랫.

모두를 위해서라도 하시살람의 본거지를 무너뜨리고 말겠어!


콘랫

응... 하지만, 꼭 조심하야 해...!!


이렇게 해서, 도사 일행에게 중대한 정보를 전달해준 콘랫은, 비공정을 타고 스틸리아로 돌아갔다.


이사무

갑작스러운 정보 때문에 조금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화산지대는 이제 곧 다 왔어! 다들 서두르자!


하쿠마

아아! 하시살람에 대항하고, 레마이어스의 눈을 띄워서... 세계를 구해야지!


결의를 새로하고, 도사 일행이 여행을 재개하려고 한... 바로 그 떄.


???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앗!!


이사무

엣?!


돌연히 어두운 곳에서 등장한 조그마한 그림자가, 

이사무를 향해 형형히 빛나는 흉도를 내리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