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평화를 구가하는 성도 라피마니아.

이자리오교를 국교로 하는 종교대국 라피마니아 성국의 수도이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다양한 인정에, 밝은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현 교황 니네의 가호가 주변으로부터 마물을 멀리하고 있어, 기사단의 일도 거의 없어질 정도로 평화로웠다.

하지만 그 큰길에ㅡ.







아이슈엘


호오, 여기가 라피마니아인가.



광견 한 마리가, 내려왔다.

민중은 그 존재를 꺠닫고, 곧 동요가 확산되었다.



민중 A


엣, 저거... 천사야!?



민중 B


순백의 날개에, 머리에는 고리가 떠있어! 틀림없어! 천사가 찾아왔다!



민중 C


으아아아아아악! 드디어 천사가 이곳까지 오게 되다니이이!!



도망치는 민중, 혹은 겁에 질려 허둥대는 자들... 그 반응은 다양했다.



아이슈엘


핫핫하! 도망쳐봐라! 어리석은 인간들!

이 몸이 진심을 다하면, 이런 거리 따위는 온데간데 없이 없애버릴 수 있다고!







슈미엘


ㅡ아이슈엘! 네놈! 뭐하는 거야!



또 한 명의 천사가 내려온다. 슈미엘이다.



슈미엘


멋대로 행동하지 말라고 말했잖아! 내가 그렇게 입에 신물이 나도록 말했는데...!



아이슈엘


흥, 이 몸을 내버려둔 당신이 잘못한 거야. 감시역은 새까맣게 잊어버려 놓고서는.



슈미엘


뭐라고! 일부러 나를 뿌리치고 날아가버렸으면서!



아이슈엘


그걸 또 진짜로 뿌리쳐지는 당신이 잘못이라고. 진짜 아는 게 없구나!



슈미엘


이, 광견 자식...!



슈미엘은 어금니를 깨물고, 주먹을 분노로 움켜쥔다.



슈미엘


우리 임무를 잊은거냐! 아이슈엘!



아이슈엘


잊은 적 없거든!

원신왕에게 전향한 이자리오교도들의 눈을 띄워주고, 자라엘님에 대한 충성심을 떠올리게 한다는 거잖아?

하지만 슈미엘, 당신의 방식은 너무 돌아가잖아! 설득이라니 그런 달콤한 방법은 돼지들이나 먹으라고 하라고!

내가 다 해버릴 거니까!

교황을 정면으로 후려갈겨! 이제부터 자라엘님을 따르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철저하게 아픔을 주라고!



크게 흉소를 터뜨리는 아이슈엘.

하지만 그의 머리에, 조약돌 하나가 날아왔다.



아이슈엘


...아아?



아이슈엘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소년


교황님을 괴롭히는 녀석은, 용서 안 해...!



그 소년만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겁에 질려 도망치던 민중들이,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아이슈엘과 대치하는 것이었다.



민중 A


니네님은 우리들의 희망! 천사 따윈 우리가 내쫓아드린다!



민중 B


천사 따위 악마나 똑같잖아! 날려버려!



슬금슬금 가까이 다가와, 둘러싸는 민중.

정육점은 칼을 들고, 그렇지 않은 곳은 청소용 빗자루라도 손에. 아니면 떨어져 있는 조약돌을 집어든다.

아이슈엘과 슈미엘은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지만...



아이슈엘


어이어이...



아이슈엘은 움츠리며 짧게 숨을 들위시더니, 다음 순간 입을 크게 벌리고 웃기 시작했다.



아이슈엘


바보같아! 인간 따위들이, 이 대천사 아이슈엘님에게 칼끝이 향한단 말인가!

좋아! 한꺼번에 덤벼라! 한 사랑 한 사람 차례대로 숯으로 만들어줄테니!



슈미엘


그만해, 아이슈엘!



슈미엘이 어꺠를 붙잡고, 아이슈엘보다 앞으로 왔다. 그리고 인간들을 향한다.







슈미엘


결례를 사과하지, 인간들이여. 우리는 결코 너희에게 해를 끼치러 온 것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진정한 가르침으로 돌아가도록 설득을ㅡ.



하지만, 슈미엘의 위용있는 말은 조약돌에 가려졌다. 민중들이 던졌던 것이다.



민중 A


뭐가 설득이냐! 우리는 원신왕을 유일한 신으로 숭상하고, 숭배하고, 경애하고 있어!



민중 B


그래 그래! 천사은 원신왕에게 만들어진 피조물인 주제에 잘난 척 하지 말라고!



슈미엘


하, 하지만! 원신왕은 이미 늙었다! 원신왕의 뒤를 이을 자는 천사장 자라엘 님밖에 없어!



민중 C


시끄러워! 대리전쟁 시절의 살육을 잊어버렸어?



민중 A


인간을 조종해서 인간들끼리 서로 죽여버리게 해 놓고선! 이 빌어먹을 놈들이!



민중 B


천사도 악마하고 다를 게 없어! 잔학무도한 개자식들!



민중 C


설득이라고? 웃기지나 마라! 교황님은 결코 너희들의 감언에 넘어가지 않는다. 교황님을 농락하지 마!



민중 ABC


떠ㅡ나ㅡ라! 떠ㅡ나ㅡ라!



드디어 떠나라 콜의 대합창이 시작되고 말았다.

다양한 것들이 함께 던져진다. 조약돌부터 날달걀, 잘게 썬 야채와 고기...

물론, 기본적으로 영체인 천사에게 그런 것들이 대미지를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다르다. 슈미엘은 모욕에 이를 악물고, 아이슈엘은 분노에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아이슈엘


비켜, 슈미엘! 이놈들 전부 죽여버릴 거니까!



슈미엘


기다려! 안돼 아이슈엘!

그들은 배우지 못해서, 그래서 세계의 진정한 지배자가 자라엘님임을 모를 뿐이다!

시간을 들여 설득하면, 분명 이해해줄 거다ㅡ!



아이슈엘


...흥! 바보같아!

요컨데 교황이 이놈들 민중들의 중심이라는 거잖아!? 내가 지금부터 교황 놈을 갈기갈기 찢어서 제대로 깨닫게 해주지!



슈미엘


아, 안돼! 그런 짓을 하면 되돌아갈 수 없다고! 아이슈엘!



아이슈엘


시끄러! 넌 가만있으란 말야!

루・와나・이・로우!



슈미엘


무슨!? 이건, 구속마법...?



빛의 사슬과 쐐기가 슈미엘을 그 자리에 눌러버린다.



아이슈엘


넌 방해되니까 거기에 짜져 있어! 내가 교황을 때려죽일 테니까!



슈미엘


어이, 기다려! 아이슈에엘!



슈미엘의 제지를 뿌리치고, 아이슈엘은 날아올랐다. 대성당의 니네에게 향하는 것이었다.

슈미엘은 이를 악물고, 갈고리 마법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었다.







ㅡ일과인 예배를 드리던 니네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니네


안 돼. 여러분, 대피하세요.

뭔가 커다란 힘의 덩어리가, 이곳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서 도망가세요!



동요하는 측근들. 그들이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 전에, 스테인드글라스가 격렬한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갑자기 난입해 온 것은, 우렁찬 천사 한 명이다.

천사는 찌릿, 하고 노려본다. 그의 눈이 포착한 것은 이 중에서 가장 전투력이 뛰어난 인물.





아이슈엘


당신이 교황인가.



노체


아, 아아! 천사, 님!



아이슈멜


네놈이 교황이냐고?!



니네


교황은 저입니다. 제가 목적이라면, 다른 분들에게는 손대지 마십시오.



아이슈엘


아앙? 네놈 같은 어린애가 교황일 리가 없잖아!



째려보는 아이슈엘. 노체와 다른 사람들은 두려움과 경외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하지만 교황을 자처하는 소년만은 달랐다. 그도 경외하고 있기는 했지만, 확실히 두 다리로 서서, 눈을 맞춘다.



니네


반복합니다. 제가 교황인 니네입니다. 다른 분들에겐 손대지 말아주십시오!



아이슈엘


...헹, 과연, 간은 제대로 튀어나와 있네.



교황인 것이 사실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남자들보다는 부합하는 것 같았다.



아이슈엘


니네, 라고 했나. 기세만은 좋군.



니네


천사가 무슨 일인지요.



아이슈엘


원신왕의 숭배를 그만둬라. 앞으로 이자리오교는 천사를 따른다.



그렇지 않으면 몰살해 버릴거다ㅡ. 그런 흉포한 시선이었다.



니네


......

............



오랜 고민의 틈에 니네가, 겨우 꺼낸 다음 말들은, 아이슈엘이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니네


...죄송하지만, 거절합니다.



아이슈엘


어째서냐!



쏟아지는 신기(神氣)가 주위를 압도한다.

압도적인 그 힘에, 교황의 측근들은 허둥지둥 도망친다.

하지만 니네만은 결코 도망치지 않는다.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니네


여러분 천사들이 하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원신왕 밑에서 태어난 저희는 모두 평등하며, 거기에 상하관계는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시는 건가요?



아이슈엘


시끄러! 뭐가 평등이냐! 주제넘는 말이나 하는구만!

네놈들 인간들은 약해! 잡것 악마조차 제대로 쓰러트릴 수 없어! 우리 천사들에 의해 관리되는 것이 행복한 거다!

이렇게 힘을 휘둘리고도 또! 원신왕의 본래 평등이란 말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겠냐!!



아이슈엘이 무기를 들고, 니네의 눈 앞에서 휘두른다.



니네


노체, 이후를 부탁해요.



노체


교황예하!



ㅡ하지만 아이슈엘의 무기가 휘둘러지기 직전이었다.








이사무


기다려! 거기까지다!



묠니르


꼬맹이! 구하러 왔어!



대성당에 몰려오는 면면. 그것은 이상한 분위기를 가진 남자들이었다.

아이슈엘도 그들을 본다.



아이슈엘


누구냐, 너희들은!

...응!? 그 문장!



아이슈엘은 이사무를 보자마자 즉시 알아차렸다. 그리고 크게 웃기 시작한다.



아이슈엘


네가 도사냐! 배우가 모두 모였군! 하하하핫!

재밌군. 자 도사도 교황에게 말해줘라.

이제부터는 원신왕이 아니라 자라엘님을 숭상하라고!



이사무


그럴 순 없어! 너희 천사들이 하는 일은 틀렸어!



아이슈엘


긋...! 저 녀석도 이 녀석도 건방지게 굴어!



아이슈엘의 무기인 화살의 끝이, 교황에서 도사를 향한다.



아이슈엘


인간 풍정이란! 너희들이 바보라는 걸, 뼛속까지 알려주지!



하쿠마


온다, 이사무!



오르토


아와와, 저건 꽤 강해보이는 천사일세!



엑스칼리버


상대에게 딸리지는 않습니다, 마스터!



이사무


응, 여기서 물러서지 않아! 정면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다!

가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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