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맞이한 우리는 야영지를 떠나 다시금 분주히 외진 절벽길을 올랐다.

절벽을 지났을 무렵 언덕 너머로 고함이 메아리치며 우리에게 들려왔다.

우리는 조심스레 언덕 쪽으로 올라가서 상황을 보았다.

그곳에는 어제 만났던 티플링들이 말해준 요새가 있었다.

요새 성문앞에서 인간들이 티플링들을 향해 문을 열라고 계속 보채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뒤쪽에서 고블린 부대들이 나타났다.

상당히 많은 숫자의 고블린 궁수들은 일사분란하게 요새 위에 티플링에게 활을 쏘아 맞혔고, 나도모르게 속으로 감탄하였다.

'생각보다 명궁이군...'

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성벽 쪽에서 한명의 워락이 튀어나왓다.

그는 자신을 변경의 검이라 칭하며 레이피어를 휘둘렀고, 고블린을 쓰러뜨려 갔다.

그러나 고블린들은 굉장히 많았다.

이대로면 저 성문 앞의 인간들은 모두 죽고말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언덕쪽으로 올라오던 고블린 궁수들과 마주치는 바람에

우리 일행도 어쩔수 없이 휘말리게 되었다.

그후로 전투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타브는 언덕에서 뛰어내려서 버그베어를 향해 강타를 휘둘렀고, 갑작스러운 강력한 일격에 버그베어는 그대로 즉사하였다.

나는 일행을 돕기위해 신께 기도를 올려 축복을 내렸고, 게일이 고블린들에게 기름을 마법으로 창조하여 교란시키고, 아스타리온이 화염살로 연계하여 고블린들을 불태워 버리니,

전투는 다행히 안전히 마무리되었다.

전투가 마무리되자, 티플링측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소리치며, 우리 일행들을 안쪽으로 안내하였고, 우리는 노틸러스 추락 이후 3일만에 사람냄새가 나는 곳으로 들어올수 있었다.

성문을 지나서 들어가보니 아까 소리질렀던 인간과 티플링이 서로 언쟁을 하고 있었다.

타브는 그들을 중재하며, 싸움을 말렸으나, 인간측에서 일방적으로 타브를 모욕하였다.

타브는 개의치 않아했으나, 오히려 내가 화를 내버어 그 인간을 향해 주먹을 날려 기절시켜버렸고, 그렇게 그 인간들은 도망치듯 요새에서 빠져나갔다.

무안해져버린 나는 타브를 향해 사과하였다. 다행히도 타브는 내심 나에게 통쾌해하며, 웃어주었고 그렇게 헤프닝은 마무리 되었다.

자신을 제블로어라고 소개한 티플링은 우리를 요새쪽에서 잠시 머물수 있게 해주었다.

요새 안쪽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였다.

알고보니 이곳은 드루이드들과 티플링들이 대립을 하고 있다고 하며, 그 티플링들은 엘터렐쪽 난민이라고 한다.

이대로 그들의 싸움에 휘말리면 낭패를 볼 수 있었기에, 우리는 선뜻 제블로어를 돕기를 망설였다.

제블로어와 대화하기에 앞서 타브에게 물었다.

"타브, 이들을 도와야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치유사를 찾는것이 급해요. 먼저 치유사부터 찾아봐요"

타브는 나의 말에 동의하며, 제블로어에게 치유사에 대해 물어보았고, 치유사는 드루이드들이 머무는 곳 안쪽에 있다고 알려주었다.

우리는 치유사에게 향하기 전에 난민 요새 안에 있는 상인들에게 전리품을 처분하였다.

여행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기에, 그곳 상인들로부터 야영물자를 최우선으로 구입하였고, 혹시 모를 앞으로 있을 전투를 위해 아스타리온이 사용할 화살들을 구매하였다.

화살을 구매하고 난민촌 연병장에서 윌을 만날수 있었다.

변경의 검 윌.

우리는 그와 대화를 하려던중 서로 정신교감이 일어났다.

먼저 정신을 차린 타브가 윌에게 말하였다.

"윽.. 그대도 감염되었구려"

윌은 고개를 끄덕였다.

윌의 정신속에서 보았던 윌이 추격한 악마...

윌은 그 악마를 추격중이라고 하며, 그 악마를 잡는것이 목표라고 하였기에

함께 감염된 처지에서 서로를 돕기 위해 우리는 의기 투합하여 윌에게 카를라크 라는 악마를 다시 되돌려 보내기로 약속하며,

함께 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드루이드 네티라는 치유사를 만나기 위해 드루이드들이 의식을 치루는 곳으로 향하였다.

그곳에서는 티플링 난민들과 드루이드 경비병들이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엿들어 보니 어린아이가 도둑질을 하다 잡혔다고 한다.

대화가 더 이상 힘들거라 생각한 드루이드 경비병중 하나가 곰으로 변신하여 난민들을 위협하여 쫒아버렸다.

우리는 그곳의 치유사를 꼭 만나야하였기에 그 드루이드들과 대화를 하였고,

그곳의 코가라는 대표가 다행히 우리를 만나고 싶다고 하여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서는 드루이드들이 실바나스의 성상 앞에서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의식속에 깃든 강력한 힘을 보아하니 보통이 아닌 매우 거대한 의식과도 같아 보였다.

우리는 그곳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자연의 풍요로움 감사한 마음이 깃들 나는 실바나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
우리는 코가라는 드루이드가 있다는곳에 들어갔다.

코가는 도둑질하다 잡힌 아이에게 가혹한 처벌을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타브는 팔라딘답게 코가를 대신하여 심판한다고 하며, 그 아이를 코가에게서 떼어 놓았다.

타브는 아라밸라 라는 아이에게 타이르며, 하지 않을 거란 약속을 받아낸 후에 그 아이를 되돌려 보냇다.

코가는 못마땅한 눈치였으나. 나는 생각탐지로 코가의 머릿속을 몰래 들어다보았고, 그녀의 의중을 파악한 나는 그녀에게 말하였다.

" 이정도 했으면 이곳 드루이드들이 당신의 위치를 충분히 실감했을겁니다."

코가는 만족해 하는것 같았다.

나는 코가에게 재블로어의 뜻을 먼저 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코가는 난민을 단순히 문제덩어리로만 인식하고 있었고 그들을 내쫒을 궁리만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더이상 대화가 힘들거 같았던 우리는 코가를 뒤로한채 네티라는 치유사를 찾아보았다.

옆방에서 네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었다. 네티는 날개를 심하게 다친 새를 치유하고 있었는데, 치유마법을 보니 확실히 찾아온것이 맞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네티에게 일리시드 기생체에 감염 돼었다고 말하니 네티는 놀라면서 우리를 그녀의 비밀공간으로 불렀다.

그곳에는 드로우가 죽은채로 부검대 위로 놓여있었다.

네티는 몇가지 질문을 하더니 이상한 나뭇가지를 들어보이며 팔을 내미라고 하였다.

기생체는 머리속에 있지 팔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나는 거부하였다.

네티는 나를 위협하였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나뭇가지로 나를 찌르려 하였다.

"꺄악!"

찔릴뻔한 순간 타브가 신속하게 나를 밀쳐내어 나는 무사할수 있었다.

타브는 복수의 팔라딘답게 네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일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깨부터 사타구니까지 그대로 내리쳣고,

타브의 강력한 일격에 네티는 비명을 지를새도 없이 목이 잘렸다.

원치않은 살생은 또 다시 순식간이었다. 우리는 그저 치료를 원하였을 뿐이고, 네티는 우리를 향해 먼저 이빨을 드러냈을 뿐이다.

어쩔수 없었다. 실바나스와 암흑성녀를 향해 그저 한명의 치료사의 명복을 빌어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