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96OmVpnhfWs








콰아아앙───.


천지를 울리는 폭발소리가 귓가에 스쳐 지나간다. 토악질이 날 것만 같이 온 몸의 혈기가 쭉 빠져나가 숨조차 몰아 쉴 수 없다. 멍하니 폭발소리가 난 장소를 쳐다본다. 탱크들이 지나간다. 몇몇의 기갑사단과 탱크를 호위하는 보병들이 폭격으로 터져나간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온 몸이 찢어 발겨져 그 형체조차 알아 볼 수 없다.


젠장! 어째서 난 이따위 전선에...! 욕지기 치밀어 오른다. 어제 그 일만 아니었어도 나는 이런곳에 있지 않을텐데...!


주변에서 들리는 고함소리와 진격소리가 귓가에 타고 들어온다.


"동무들! 앞으로 얼마남지 않았다! 전진, 또 전진하라!"


Блять(씨발)! 지가 돌격하는게 아니라고 저 말하는 꼬라지좀 보라. 나치새끼들한테 머리에 총알구멍이 박혀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어질어질한 머리통을 부여잡는다. 군모를 잡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 그저 앞으로 전진하는것 이외에는 내가 살아갈 방법이 없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이끌며, 앞으로 천천히 전진해 나아간다. 그리고 동시에, 어제 있었던 일들을 생각한다.



****


"뭐라고요? 지금 여자를 전선에 투입시킨다는 소리입니까?"


"진정하게, 동무."


"드디어 대가리에 총알구멍이라도 나신겁니까? 죽고싶다면 저에게 말씀하십시오. 다른 동지들에게 죽는것 보다는 낫겠죠."


"제발 진정좀 하게, 동무. 위에서 내려온 지시야. 영국...연합국에서 극비로 전선에 투입해야 할 자가 있다고 해서 그런걸세."


"그것이 여자라고요? 참나, 말이나 됩니까? 총이나 제대로 쏠 수나 있으면 다행이겠습니다. 여군이 전선에 투입이라니, 이건 미친짓입니다. 차라리 행정업무를 시키는 쪽이 더 도움될텐데 그놈들은 도대체 무슨생각입니까?"


거칠게 내뱉는데에는 이유가 다 있다. 전선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한것도 있다. 상위동지야 당연히 위에서 까라면 깔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다. 일개 부사관이 상부에 뭐라 할 수 있는것도 아니다. 전부 다 이해한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은가. 여군을 전장에 투입? 그것도 우리 부대에서? 미친거다, 그냥. 소련군도 아니고 연합국의 여군이라니, 어떻게 대처 할 수 있지도 않다.


"너무 심상말게 이반 부사관 동지. 무얼, 어쩌면 그 여군이 우리 전선에 희망을 줄지도 모르잖나?"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하십시오..."


한숨을 푹 내쉬고 있자, 그가 나에게 말한다.


"뭐, 일단은 한번 가서 확인이나 해보게. 지금 쯤 밖에서 정비를 하고 있을테지. 한번 보고 판단해보는것도 괜찮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고는 상위동지는 내 어깨를 툭툭 치고 밖으로 나간다. 허망한 표정으로 임시 사령부 텐트 안에서 혼자서 멍하니 있는다.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도 못한 채,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간다.



어디에 있다는거지? 주변을 둘러봐도 딱히 보이는건 없다. 병사들은 각자 내일의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이곳 저곳을 살펴봐도 그다지 여자로 보이는 사람은 없는...아, 찾았다.


왜 못 찾았나 싶을 정도로 특이한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가냘픈 몸. 작은 체구. 나이는 아무리 살펴봐도 10대 어린 꼬마다. ...군복을 입지 않았다면 분명 이곳이 어딘지 알고 온거냐고 말하며 인근 보호소로 데리고 갈지도 몰랐을거다. 마치 해파리를 연상케하는 투명하고도 파란 머리카락과, 새하얗게 빛나는 눈동자. 미지의 아름다움마저 느껴지는 그 모습에 잠시 숨을 크게 들이켰다.


하지만 이내, 분노가 차오른다. 이런 어린아이를? 전선에? 연합국 이 씹새끼들은 정말 미친건가? 나는 천천히 그 꼬마에게 걸어간다.


"....?"


내가 다가오자 만지고 있던 총에서 눈을 떼고 나를 바라본다. 총도 처음만져보는건지 이상한 포즈로 총 자체를 뒤집었다 돌렸다 하면서 살펴보고 있다. 아무래도 총기도 방금 막 지급받은건가...? 어이가 없어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봐, 꼬마. 왜 온거냐."


내 말에 그 파란색 꼬마아이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더니 이내 다시 원래대로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내게 말한다.


"...약속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속? 무슨 약속이지? 어린아이를 전쟁터에 보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약속이라도 한거냐? 어떤 미친놈에게 잘못걸렸길래...!"


내 말에 갑자기 웃음 팟 하고 터트리는 소녀. 깔깔깔 거리며 웃는 모습에 마치 광기라도 느껴지는것 처럼 보여서 나는 당황했다. 그러더니 그 소녀는 나를 바라보고 말한다.


"아하하핫, 그러네. 그 미친놈 때문에 이게 무슨 개고생인지 나도 모르겠어."


그렇게 말하고는 소녀는 자신이 들고 있던 총을 등 뒤로 맨다. 그리고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온다. 그 모습에 숨쉬는것도 잊은 채 멍하니 바라본다. 하늘에서 비쳐오는 달빛이 그 소녀의 얼굴에 닿는다. 마치 여신이 존재한다면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은, 그런 모습. 그런 모습을 한 소녀가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이내 내 코 앞까지 얼굴을 들이밀고는 말한다.


"네가 여기 부대 지휘관이야? 아니면 부사관인가?"


"...부사관이다."


"그렇구나. 너는 내가 잘 기억해 둘게.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거든. 이름이 뭐야?"


"...이반 보스코비치다."


뭐지? 왜 멋대로 말을 하는... 내 의지가 아닌것처럼 자연스럽게 내 입에서 말이 튀어나온다. 마치, 원래부터 그래야 할 것 처럼. 입이 움직여 소녀에게 내 '정보'를 말한다.


"이반 보스코비치라. 알겠어."


그렇게 말하고는 소녀는 내게서 등을 돌린다. 그리고는 슬쩍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내 이름은 아스텔. 그냥 아스텔이라고만 알아둬. 그리고 내일, 전선은 아무 이상 없을거야.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모든게 이루어질테니까."


그렇게 말한 소녀는...천천히 나의 옆을 넘어 멀어지고 사라진다. 


마치...환상이라도 본 것 같이, 현실감각이 없다. 나는 그저 그 소녀가 사라진 방향을 쭉 지켜본다.



****



"부사관동지!! 전선이 막혔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습니다!"


"저쪽에 있는 제 1전차군도 참호를 넘을 수 없습니다! 완전히 가로 막혔습니다! 저희 부대는 어떻게 합니까?"


젠장. 그놈의 참호가 결국 문제다. 참호라는 벽을 절대로 넘을 수 가 없다. 무슨 수를 써봐도 전선이 진전되지 않는다...! 어떻게 이딴 지형에서 전투를 해야하는거냐...! 양쪽에서 들리는 거친 목소리와 코에서 느껴지는 고약한 화약냄새가 두뇌회전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 나보고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거냐! 나도 상부의 명령 때문에 이 고생인데...!


반파 되어버린 탱크 뒤에서 빗발치는 총탄을 피하며 무전을 보낸다. 어떻게 하냐고 전선이 가로막혀 더 이상 전진 할 수 없다고 보고한다.



《...가 출....네....》


"무선 상태 불량! 잘 들리지 않습니다! 재전송! 재전송 요청합니다!"


《...자가 출발했다고 알림. 모든 부대, 상황을 살피며 전선을 유지할 것.》


"뭐라고? 뭐가 출발해?"


내가 무전병의 등에 있는 무전기에 대고 소리친다. 그러나 무전기에서는 그 어떤소리도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다. 젠장! 뭘 어쩌라는거야! 뭐가 출발했다는건데!


"내가 출발했다는 무전일껄."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당황하며 옆을 쳐다본다. 그러자 그곳에는 어제 보았던, 그 소녀가 서 있다.


이 전선에? 어째서? 무슨 목적으로? 아니, 물론 전쟁터니까 싸우러 온 거겠지만...하지만.


아무런 무기도...없이?


나는 그 소녀를 쳐다본다. 하지만 그 소녀는 그 어떤 무기도 손에 들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들고 있는건...이상한 지팡이 하나뿐이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며 흔들리며, 무슨 형태인지 제대로 알아 볼 수 없는...그런...?뭐? 그게 뭔 소리야? 시발 그게 말이 된다고? 물건은 그 형체가 제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물건인거다! 이런 말도 안되는...!


내가 그렇게 생각하며 지팡이를 쳐다보자 그 시선을 느낀것인지 소녀는 자신의 스태프를 슬쩍 바라보고는 말한다.


"아아...이거, 원래 이래. 마력적 감각이 없으면 정보차단이랑 왜곡현상이 일어나거든. 좀 특이한 아티팩트야. 신기하지?"


뭐...뭔소리인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티팩트? 정보차단? 이게 다 무슨소리지?


내가 의문을 표하지만 소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 한 채 말한다.


"이제 슬슬 출발할거야. 신호 받으면 바로 전선 진행해."


"출발? 신호? 무슨소리지? 어딜 간다는거냐 여기서 더 이상 전진할 곳은 없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위로 가리키며 말한다.


"있잖아. 저기. 하늘."


그 말에 나는 천천히 하늘을 바라본다. 회색빛의 하늘. 화약과 연기로 가득 찬 하늘. 그 무엇도 저 공중에 존재 할 수 없다. 폭격기와 전투기가 아닌 이상에는,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는것이 당연 할 터.


그러나 나의 그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그 소녀는 천천히 하늘을 바라본다. 마치, 언제라도 저 하늘 위로 향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처럼. 그리고, 나는 보았다. 그 장소에 있는 모든 자들이 보았다.




──푸르게 빛나는 오오라와, 문양들을....!





──너무 놀라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지? 이게 실제로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란 말인가? 내가 그런 의문을 마음속에 담는다. 천천히, 소녀의 몸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발 아래의 그 문양들이 하나하나씩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것 같더니, 이내 소녀의 몸 안으로 타고 들어간다. 마치, 물을 흡수하는 종이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간다.


그리고 이내, 소녀의 몸은 공중으로 완전하게 떠오른다.


그것을 나와 수많은 동지들이 쳐다본다. 다들, 뭘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듯이 그저 그 모습을 바라본다.


"좀 부끄럽네. 뭐, 어쩌피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 적어도 여기에는 '마법학회' 관련자는 없나보네."


그렇게 말한 소녀는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떼어 내게 말한다.


"그럼 수고해 이반. 나중에 또 보자고. 날 웃게 한 답례는 해줘야겠지."



그렇게 말하고, 소녀는 순식간에 하늘 위로 솟구친다. 마치 섬광과도 같은 불빛을 하늘아래에 휘날리면서 그 소녀는 상승한다. 떠오르는 태양처럼, 아니 달이라고 표현해야하나. 그 푸른색 잔향은 하늘 위로 날아간다.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위치까지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와 동지들은 그저 말없이 그 소녀가 사라진 곳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




"경도와 위도는 51.758011, 36.226075. 필요한 지식은 열역학과 물리적 충돌에 대한 계산 방식. 그리고...추가로 마력 순환 정도인가? 아냐. 여기서는 그냥 전부 꼬라박는게 나을지도."


공중을 표류하는 소녀가 말한다. 한 손에는 스태프를 쥐고서 하늘을 날아간다.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실험은 이제까지 수없이 많이 존재해 왔다.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기가 생겨났다.


그런 법칙을 완전히 무시하고서 날아가고 있는 소녀. 소녀는 비행한다. 하늘 아래 모든것을 발 아래에 두고서, 그저 떠다닌다. 


"이쯤인가?"


하늘을 날아가던 소녀는 이내 정지한다. 물리법칙을 무시하는것 처럼, 빠르게 움직이던 그 소녀는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멈춰있었던 것 처럼 순식간에 정지한다. 그리고 이내 발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 집중하는 것 처럼 눈을 감더니, 이내 다시금 눈을 뜬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 파란색 빛이 맴돈다. 눈이 빛난다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흐으음, 각도 계산하고. 좌표 고정하고...계산식──부여 해볼까."



소녀는 천천히 팔을 움직인다. 그리고는 입 안에서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Rediens in cinerem et pulverem, iterum terra facta est. Quasi omnes e terra nascantur, ac si omnes animae in caelo natae.(재와 먼지로 돌아가서, 다시금 흙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존재가 바닥에서 태어나는 것 처럼, 모든 영혼이 하늘에서 부유하는 것 처럼.)"


그녀의 손에 든 스태프가 빛나기 시작한다. 주변에 무언가가 요동친다. 마치 주변의 모든 기운을 빨아들이는 것 처럼, 모든것이 그 스태프와 소녀의 손으로 모인다. 그리고 이내 그 주변에는 푸른색의 문양들이 생성된다. 마치, 판타지 소설에 나올법 한 마법진이 그 장소에 현현한다.


"Mors, veni. Necesse est ut omnia evanescant, ac veritas exsistentiae mors est.(죽음이여, 오라. 만물이 사라지는것은 필연이며, 존재가 사멸하는것은 진리이니.)"


인리, 법칙. 모든것을 거역하고 탄생하는 무수히 많은 에너지의 응집. 소녀가 들고 있는 스태프로부터 느껴지는 무언가의 '힘'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파괴력이 잠들어 있음을, 만약 누군가가 이 모습을 보고 있었다면 곧바로 깨달았을것이다.


스태프를 파고들은 거대한 기의 응집은 소녀의 손으로 타고 들어간다. 그리고 이내 그 에너지는 소녀의 손에서 뿜어져나와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발현한다───finis omnibus(모든것의 끝)."




****




"불리얏...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정신이 나갈것만 같은 폭격이 지속되고 있다. 나치새끼들이 드디어 반격에 나선것이다. 전선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이다. 진격전이었던 작전은 이내 방어전으로 바뀌어간다. 빗발치는 총탄에 사망한 동지들. 폭격에 사지가 뜯겨져 나간 동지들. 모든 이들이 내 눈 앞에서 사라져갔다.


젠장, 젠장! 쑤까불럇...! 이딴식으로 허무하게 죽는거냐고...? 머리 끝까지 분노가 차오른다. 이런 말도 안되는 작전을 시행한 상부의 명령에도 화가나고, 그 명령을 부대원에게 내린 나에게도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 이제 어떻게 해야...!



"저게...뭐지?"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동지가 말한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하늘을 향해 가리키며 나에게 말한다.


"부사관..동지.. 저걸 보십시오."


뭐지? 나는 그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대한 무언가를 발견한다──.



마치 블랙홀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검은색 점. 검은 심연이 하늘에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저게 뭐지? 처음 보는 '무언가'에 당황하며 그것을 지켜본다. 저게 무엇인지 예상할 수도 없다. 그저 바라만 본다.


..어느샌가, 주변에 빗발치던 총성과 총탄도 멈추었다. 끊임없이 내리치던 폭격도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무수히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느껴질 만큼, 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짧은 시간. 그 시간이 흐른 후.



이 세상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다───.



****




[기록 : LM080872-S01]

[날짜 : 1943년 8월 23일]

[결과 보고 : 엘더의 파견. 마법학회에 대한 외부적 영향력을 인정하겠다고 연합국 측에서 인정. 쿠르스크 지역에 엘더가 날린 XI 레벨의 마법으로 인해, 쿠르스크 일대가 파괴됨. 이후, 독일 전선이 물러남과 동시에 해당 전투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음. 다만, XI레벨의 주문은 심각한 위험성과 마력 낙진을 주므로 이후, 해당 지역에 마법학회 인원을 배치하여 사후 경과를 지켜본다. 엘더에게는 2주간의 와인 압류를 학회 교수진 회의로 결정함.]



****



"다 죽일거야."


"진정하세요. 엘더. 잘못하셨잖습니까."


"다 죽일거야."


"아니! 그러게 누가 XI 마법 사용하래요? 전쟁이니까 대규모 마법 쓰는건 상관없는데 XI는 '사상 위험' 등급이라 사용하지 말라고 본인 입으로 말해놓고서는."


"하지만, 그날은 꽤나 기분이 좋았었고, 후딱 끝내버리고 복귀하고 싶었는걸. 안돼?"


그렇게 말하면서 입술을 삐쭉 내밀고 말하는 소녀, 아니──엘더 '아스텔지어ㆍ로드ㆍ페어리테일'.


"안되는건 안되는겁니다."


"....다 죽어."





"아이고 실내에서 대규모 마법 쓰지 마세요!!"



영국의 어느 대학교처럼 보이는 건물 안에서는 오늘도 시끄럽게 비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