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1회차 19년 뒤..

이번 생에서 당신은 중계종으로 살아가던 인간으로 생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꿉친구의 목표였던 "등반가"를 동경하게 되면서요.

당신의 소꿉친구였던 앨리스입니다.
앨리스는 등반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상위종 인간이었지요.
당신과 대화하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고, 즐거워해 자주 내려왔습니다.
등반가?
이 세계에서는 세계수에서 인류를 발전 시켜나가는데에, 또 발전한 기술을 유지시키는데에 필요한 자원을 얻어갑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세계수 안으로 들어가면 줄기 안에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의 위층, 혹은 아래층으로 올라가고.. 내려갈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더 많이 펼쳐지죠.
'계층'으로 분류되는 여러 세계 속에는 광활하고 농사짓기 좋은 평야에서는 얻지 못하는 수 많은 자원들을 얻어낼 수 있기도하고, 얻어내는 자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새 자연스레 재생되고는 하죠.
하지만 세계수 안은 수많은 위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등반가라는 직책이 있는 것이지요.
등반가들은 세계수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돌아다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위협을 이겨내고 새로운 자원과 지식을 얻어내며, 세계수의 모든 것을 인간의 손에 두고자 하는 욕망의 상징이라는 거죠.

"응, 나는 꼭 등반가가 될 거야."

앨리스는 나무를 바라보며, 당신에게 이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적인, 마법에 대한 설명서를 읽어주기도 하고...

또 어른들에 대해서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그러며 함께 자라왔습니다.


12살부터는 함께 등반가에 대해 교육을 들으며, 마법에 대해 함께 배우고, 위협을 피하기 위해 몸을 굴리는 법에 대해서도 배웠죠.

그리고 세계수 안에 잠든 대표적인 위협들과 그 대처법에 대해서도 배워왔습니다.

등반가 협회!
등반가 협회의 시작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그저 최초의 등반가로 이름이 알려진 재키.. 그녀가 세운 술집에서 시작되었거든요.
그녀의 감동적인 이야기에서 나온 보물들을 찾기 위해 들어가려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가기 전 술이나 한 잔 마시고, 다시 생각해보라는 게 그 이유였다고 합니다.
재키는 어느 순간 갑자기 술집을 비웠고,
남은 사람들이 건물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등반가 협회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등반가 협회는 세계수의 위와 아래, 그 계층의 특징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기록기관이자,
세계수를 등반하며 얻을 수 있는 자원, 그리고 예상되는 위협, 기타 등등을 탐색할 수 있는 인원을 양성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거대해 질 수 있던 이유는,
종교계에서는 신을 만나러 가는 일이 세계수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하여 등반가 협회를 후원하기 시작하였고,
행정계에서는 지하의 수많은 광물을 탐내, 등반가 협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가장 중요해진 세계수를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이 되게 되었지요.
최초의 등반가 재키

아직 세계수가 탐험할 곳이라고 여겨지지 않던 미지의 시기에,
재키는 흔하디 흔한 나무 속으로 실종된 실종자에 불과하였습니다.
재키가 실종된지 3년이 지날 무렵에야..
손에 금팔찌를 두른채로 재키는 부모님에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리고 나무 안의 세계에 대해서 부모님에게 설명해주고, 그 다음 손에 두른 팔찌에 걸린 마법에 대해서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들, 그리고 인간이 키우는 가축들. 그것 밖의 세상이 처음으로 재키의 입에서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 3년씩이나 살아남고 돌아온 대가로 얻은,
자정마다 한 번씩 스스로를 복제하는 금팔찌.
재키는 그것을 전부 팔아버리고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발할라, 라고 이름 붙여진 술집에서 바텐더가 읊어주는 나무 안의 세계는 무척이나 낭만적이었고, 위험했지만 보물이 가득한 세계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돌아온 사람이 없을 때 까지는 두려운 위험의 세계지만, 한 명이라도 돌아온다면 그것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로 변한다고들 하죠.
사람들은 돌아온 재키가 가져온 보물을 찾아 나서기 위해 세계수 안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그런 무식한 사람들에게 재키는 이런 말만 툭 뱉었습니다.
"위험할지도 모르지, 자살하겠다는 사람을 말리는 사람은 아냐."

그리고 마침내 성인식 날이 다가왔습니다.


성인식에 하는 일들이라고는,

재키가 그랬듯이, 정말로 나무를 탐사하기 전에 술을 한번 진창 마시고 쓰러지는 걸 보고 어른들끼리 애를 보며 실실 웃으며 떠난 다음.

다음 날에 데리러 오는 게 전부다. 라고 어른들은 항상 이야기 했었습니다.



처음으로 세계수 안에 들어서자 보인 풍경은,

황금빛 육각형으로 빛나는 바닥들.., 그리고 거대한 벌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우와, 역시 들어서기만 해도 신기해라!"

앨리스는 신나서는 두리번 거리며 뛰어다녔고, 당신은 대신 부끄러워하며 나잇값좀 하라고 투덜댔죠.

어른들은 웃으면서 여러분을 천천히 술집으로 데려가고 있었죠.


술집에서..

"미세스 헤이디!"
어른들은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성인식 콤비, 두 명이야. 부탁하지!"
"기꺼히."
미세스 헤이디, 라는 산양수인은 미소지으며 술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자, 첫 잔 받아요."

미세스 헤이디는 당신들에게 황금빛으로 빛나는 술 두 잔을 내려준다.


어른들은 헤이디에게 어이없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 이유를 헤이디는 친절히 알려줬다.

"당신들이 챙겨달라고 한 건, 처음 오는 이 애들 두명 뿐이잖아요?"

"그치만, 누가 행사에서 술을 돈 주고 마시냐고?"

헤이디는 그 말을 쿨하게 무시하고는 우리 둘과 눈을 마주쳤다.

"저 아저씨들 시끄러우면 말해, 내일 오라고 하고... 응, 밖에다가 치워둘게."

미드

미세스 헤이디는 세계수 0층 안의 주점, '발할라'에서 오로지 당신에게 한 종류의 술을 주었다.
벌꿀주. 
이 질 좋은 미드의 특징은 숙취가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결국 어른들은 금화를 던져주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당신과 앨리스는 술잔을 기울이며 지금까지 해온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있지, 그게 젤 힘들었어, 3일 동안 굶어도 버틸 수 있어야한다면서.. 방 안에 같이 들어와서는 교관님이랑 3일동안 버티면서.."

"그거 교관님이 젤 힘들어하셨지, 물 마법으로 물배라도 계속 채우면서 견뎌야한다면서.. 계속 마시고 계시고."

"푸흡, 그래.. 결국엔 물배로 배나오는 것까지 보는데, 우리보고도 계속 마셔야한다고 억지로 맥이고."


한 잔을 비울때마다 계속 얘기하고 얘기가 멈출 때마다, 헤이디가 잔을 채워줬다.

앨리스는 이미 거의 쓰러지듯 엎드려 있었다.

"저기.. 이제 그만, 마셔야 할 거 같은데요. 속이.."

당신은 이미 전생에서 술에 취했다는 감정을 알기에 스탑! 술을 그만 줄 것을 요구했고.

"안 돼. 신입은 흥청망청 한 번 퍼질때까지 마셔야해. 규칙이거든."


당신은 결국 금세 뻗어, 술취한 채 세상의 어둠속으로 뻗어 쓰러지게 되었다.

거의 기절할 때 즈음, 헤이디가 다가와 담요를 덮어주는 그 따스한 느낌이 남아있었다.



◇ 희망 - 이 뒤로도, 아무 일 없이 앨리스와 함께 세계수를 등반한다.

다음 날, 어른들은 술집에 뻗어있는 당신들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래, 임마. 이렇게 취했을 때 가보는 게 좋아."


그리고, 그 날 처음으로 여정이 시작되었다. 숙취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지만, 앨리스와 당신이 위험에 처하는 일은 없었다.

짐승들 몇마리가 우릴 향해 달려오는 경우도 있었고, 그걸 아저씨 한 명이 가볍게 제압하며.

"봐! 아무튼 그리 위험하지 않으니 금방 익숙해질거다."

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짐승들을 갈무리하는 법도 알려주었다. 벽과 바닥에 자라는 광물들을 구분하고, 채집하는 법도 알려주었다.


몇 시간 뒤, 거대한 포효와 함께 거대한 꽃 주둥아리가 다가와서는 우리를 공격했다.

우선은 거리를 벌리고자 도망치는 데 성공해, 어딘가 구석진 곳에서 숨어있는 것은 성공했다.

어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주는 짐 잘 들고가서, 아랫 층에 이런 것들을 파는 곳이 있어. 대충 봐도 알거야. 원래는 여기까지 알려주는 거지만. 아저씨네가 엄청 바빠질 거 같거든? 조심히 내려가라?"

우린 꼬맹이가 아니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에, 그들이 보이지 않았기에...

앨리스와 당신은 그날을 기억하며 두려워하면서도...

"우리.. 사람을 던지고 살아남게 되어버렸네?.. 후후,
그래도 괜찮아, 반드시 우리가 구하러 가자!"

앨리스의 그 당당한 선언과 함께, 당신들은 세계수를 다시 등반하기 시작했다.



■ 절망 - 앨리스와 당신은 이상한 곳에서 정신이 들었다.

눈을 떠보면 당신은 철창에 갇혀있었다.

그리고, 철창 바로 너머에는..

"제발 살려주세요. 저 더 이상 이상해지고 싶지 않아요."

앨리스는 처참하게 울부짖고 있었고,


인간처럼 생긴, 하지만 당신이 19년 동안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인간형 마물이 앨리스를 잡고 있었다.

그녀의 엉덩이에 허리를 부딪히다가 당신을 보고는 슬쩍 웃었다.


"재미없으니까, 지금부터 네가 갈 때마다 쟤 손가락, 발가락을 하나씩 잘라버리는거야?"


.

..

......

처참한 능욕 끝에 앨리스는 교성을 지르다 바닥에 쓰러졌고, 의식을 반쯤 잃었다.


그리고, 그 인간형 괴물의 몸이 녹아내리듯 변하며, 몸에서 촉수가 자라나며 철창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 안심해. 진짜로 네 사지를 베지는 않을 거니까? "

도플갱어,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세계수 안에서 인간을 납치해가는 괴물 중 하나.
문헌에서 읽었던 존재의 본래모습의 특징은, 촉수가 기이하게 자라나있는 인간형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끔찍하게도 앨리스를 희롱한 뒤, 기절시키고.. 당신이 서있는 철창 앞에 앨리스의 얼굴을 몇번 박은 뒤에 웃으며..

"안심해, 그저 지하로 데려갈거야. 영원히 살려둘거고. 네가 구하러 올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실루엣이 앨리스를 데리고 바닥 아래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당신은 그 뒤 뒤늦게 구조하러 온 어른들과 만나게 되었고, 당신은 앨리스를 구하기 위한 다짐, 세계수의 지하를 공략하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