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누군가의 기억

맞아... 다 내가 한 짓이였어.


태연히 극복한 척 했지만....


사실은 알고 있는 거니까.


매일 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와.


차라리 날 욕하고, 질책하는 목소리였다면 환각 취급하고 나아갈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들은... 그들은... 환각속에서마저 나를 위하고 있어.


제발 정신 차리라고, 우리가 이럴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고, 돌아가면 같이 언제나와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지만... 나는 그런 그들의 외침을 듣지 못한 채 그들을 불태웠어.


아아... 그냥, 죽어버렸어야 했어.


연구소에서 얻어 맞아 죽건, 오빠에게 부탁해서 창에 찔려 죽건, 그 날 동료들에게 토벌당했건 어떤 방식으로라도 죽어버려야 했다고.


그런데... 증오스럽게도 이 몸뚱아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지.


죽고 싶다고 항상 외쳐오면서도, 정작 그럴 용기따윈 없는거야.


내가 죽으면 오빠가 슬퍼할거야, 내가 죽으면 그들이 슬퍼할거야.


되도않는 변명을 덧칠해오며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해갔지만...


나는 알지.


그저 살고 싶던 이기심이였다는 걸.



아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난 이기적이구나


온 몸이 불타가는 게 느껴져.


또 그 빌어먹을 자식이 나오려는건가?


아냐... 달라. 이건...


하하...


그래, 어차피 내 몸 같은 건 불타 재가 될 운명인거지.


처음 불을 머금었던 그 순간부터 정해져 있던 거였어.


...그저. 불타오르리라


이번 기억의 주인공의 이야기는, 그닥 반전이 있다거나 한 건 아니라서 그냥 유추하기 쉽게 해뒀음


심심하니 하루에 한 개씩 써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