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아, 그래.
잘난체하고 있지만 실은 알고 있었던거네.
내 목숨에 그들의 목숨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수천, 수만, 수억. 어쩌면 조에 다다른 목숨이 무너진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검이다.
그러나, 나를 지탱해주는 너무나도 상냥한 그 검은 역설적이게도 내 몸 깊숙한 곳에 박혀 있어 서서히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몇몇은 정말로 날 증오해서 그런 것이겠고, 몇몇은 정말로 나를 지탱해주고 싶을 뿐이겠지.
그런데도... 내가 의지를 일어갈수록 그들의 의지와는 반하게 내 몸을 균형을 잃어 검에 살점을 내어주고 만다.
...
그런거네.
내가 고고히 서 있어야만 하는거네.
그래야만... 그들이 쓰러져 간 게 의미 없는 게 아니게 되는거네.
난 힘냈어. 노력했다고.
내 목숨엔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그리도 많은 목숨을 빨아드린 것이겠지.
그래...
그게 정답인거야.
내가 서 있어야만 하는거야.
그게 속죄인거야.
...그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