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WP_JtivW5M0?si=4YTEHLJ5ffqkpp3j




"써내리는 자의 아이야 나와 함께 올라가자..."


내가 만났던 루티아나의 얼굴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팔에 안고 있던 시체를 놓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땅에 내려오자 사라진 시체에 놀라며 찾기 시작했다.

시체는 시체다. 소중한 이는 돌아올 수 없다.


그렇게 말할 순 없었다.

내가 사라진 날을 채워온 존재였으니까.




네가 어디로 갔든 난 널 찾았어.

설마 네가 위험해질까봐 방도 청소했고.


그러다가 밧줄을 보았어. 

매듭이 지어진. 그런 용도로 사용하기 쉽진 않아보이지만

가능은 한. 


그래도, 1%의 가능성도 방심하면 안 되니까. 

치웠지.




그러고는 어느날, 네가 사라졌어.

비가 내리던 날에 나를 찾다가 미끄러져 넘어지고, 

그러다 보안관에게 실려 의료소로 향하게 된 네 마음이 느껴지더라.


그리고는, 설원에 도착했어.

나무를 지나면서 네 목소리가 들렸어.


마음이 찢어지는 소리였고, 그 자리에 놓인 너를 보았어.

근데... 네가 아니였어.





https://youtu.be/K8EfjIQpvog?si=L9EfbRerXFEk-DW-




"아아... 아..."


"루티아나! 괜찮아?"

"아우...우...아!"

가벼워지고 더 작아진 널 들고 뛰었어.


"'퇴행' 입니다."

"기억을 어디까지 되감은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거의 유아 수준의, 말을 배우기 이전 시점으로 돌아간 듯합니다."


"우으으... 아부부!"

어려진 듯한 루티아나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몸도 원래보다 약 0.8몇 배 정도로 줄어들어 있었다.

이젠 '루티아나'라고 불러도 괜찮을지 '적아'라고 해도 될 지 모르겠다.


다시 설원으로 돌아갔다.

성당에 맡긴 채.


"아아..."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일순간 설원에 눈부신 빛이 비추었다.


돌을 가져와 깎아내어 저 바다 너머의 붉은 설원의 이름을 새기고,

그 앞에서 울다가 돌아왔다.




시대가 눈에 띄게 달라졌어. '루나'.


처음에는 오줌 처리하느라 고역을 겪었는데, 이젠 마트에서 기저귀를 사입히면 된다는 게 대표적이였지.

어느순간 훌쩍 커버려서 잔뜩 사놨던 걸 처리하는 게 힘들었단 말이지.


그런데 신체가 늙지 않는 것보단 느리게 자라는 거였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그 땅딸막한 키가 놀랍게도 성체였다는 것도 말이야.


네가 옹알이하던 시절이 참 귀여운데 그것만 짧네.

아쉽게.


같이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네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해줬을 때 그렇게 감동했는데.


설원에 놀러갔을 때 기억 나?




"엄마! 여기 누가 있어!"


"넌 이름이 뭐니?"

"..."


"일단 집으로 가자!"




우리 루나에게 언니가 생긴 날이었지.


"사피 언니!"


"루나?"

"그거 보여줘! 그거!"


"흠..."

"이얍!"

손에서 물방울이 나오는 마법으로 잘 놀아줬지.

지금도 루나가 좋아하려나?




그러다가 루나가 마법을 배우고 싶다고 하길래 갑자기 생각이 들었지.

그러면...? 어?




지금까지 왔네.

맞아. 루티아나의 딸, 그리고, 스티그마타의 회장, 마지막으로, 마법학원 '슈테른블뤼헨'의 학원장 '아우렐리아 아모헤네'.


너희들 가르치겠다고 학원까지 세워서 이러고 있는데...

애들이랑 노는 거, 생각보다 재밌더라.


그나저나... 루나의 탈피 시기가... 어라? 이번 달 안에 3탈피 예정?
이러면 기저귀라던가 용품을 좀 사놔야겠네... 휴식 처리도 하고...


*삐리리~*


"어 사피, 엄마야."

"엄마! 지금 당장 스타디움으로 와! 어서!"


"사피 언니! 셀리아가... 셀리아 언니가... 으아앙..."


1101.8.30 13:00




"..."

"그러니까, 제가 밧줄을 치웠으면 루티아나가 퇴행해서 제 딸이 된다고요?"

"응. 밧줄이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목매달고 죽으려다 실패해서 발견되었겠지."


"그럼 사피는..."


"딸 한명 들였는데 두명은 못하겠어? 그런 감정 아니였을까?"

"아니 그나저나 셀리아는 여기서도..."


"흠, 암튼 중요한 게 있어."
"우리가 당하는 불행이나 그런 것이 없어진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게 아니야."

"적어도, 이 세계선에선 다른 행복을 찾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