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의 작은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자, 오후의 찌는 날씨에 졸던 주인은 눈을 비비며 계산대에서 괴던 턱을 들어올렸다.


음산한 분위기의 사내는 계산대로 천천히, 허나 육중하게. 천천히 걸어온다.

묵묵히 계산대에 올려놓는 것들은, 그 낯짝과는 관계없어보일정도로 평범하기 짝이 없다. 견과류 봉지 너덧, 연고  등의 생필품, 위스키 한 병...


아무 말도 없이 가게에는 여름날 두 사내의 얕고도 거칠며, 어색한 숨소리만이 울리는 걸 참기 힘들었는지, 가게 주인이 운을 뗀다.


"6, 900안이요."

"다 합쳐서?"

"댁이 온 데는 좀 시원하오?"

"어디?"

"여기 동네 사람이 아인 거 같아서."

"내가 온 동네가 뭔 상관이 있을까?"

"...?"

"형씨?"

"... 그냥 물어봤소."

"그냥 물었다라?"

"딱히 할말이 없었어서 말이오."

"그래도 기분 나빴으면, 거 미안하게 됐수다.

...이걸로 다 됬소?"

"글쎄, 다 됐을까?"

"더 필요한 건 없냐는 말이요."

"모르는 일이지."


적막이 흐른다.

사내는 어떠한, 끈질기고도 소름돋는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도살장에 가는 차에서 애처롭게 우는 돼지의 기분에 조금은 동감이 갈 정도의 감각을 느끼는 것이다.

땀인지 식은땀인지 모를 땀이 흘러넘침에도 오한이 목을 죄여오는 까닭에 주인은 우두커니 서있을 수 밖에는 없었다.


"...살 건 다 샀소?"

"그걸 내게 묻나?"

"...오늘 장사를 곧 접어야 해서."

"지금 대낮인데, 접는다라."

"난 더운 날 가게를 쉬오."

"웃기는군, 너가 여기 주인이라도 되나?"

"난 여기 오래전부터 사장이었소."

"여기 토박이 촌뜨긴가 봐?"

"원래 이 구 출신은 아니오. 5년을 지인과 같이 운영하다 지인 상을 치른 뒤엔 이제 내 가게요."

"한몫 챙긴 건가?"

"이젠 여기에 정착했소. 가족도 생겼구, 집도 나름 구했다는 말이오. 그리고 그 정도로 내가 매정한 사람..."

"묻잖아. 한몫 챙긴 게로군."

"...부정하기는 어려운 정황은 맞소만."


들고 있던 견과류 한 팩을 까먹던 음침한 인상의 남자는 주머니를 뒤지며 비닐을 구겨버린다.

적막. 땡볕 쬐는 소리. 짤랑거리는 동전소리, 비닐 구겨지는 소음.

사내는 주머니 속 동전을 갑자기 꽉 쥐고는 사장을 응시했다.

소름돋을 정도로 깊고도, 텅 빈 눈동자.

어리던 시절, 그는 동화를 읽은 적이 있었다.

외곽의 하늘.

도시의 점멸하는 가로등이 없는 외곽의 밤하늘은 소름돋을 정도로 넓고도 고요하며, 삼켜질 정도로 어둡고도 별들이 수놓아져 있다 했다.

그 하늘같은 눈동자가 사내를 엄습해온다.

다만 그 하늘에는 별 따위는 없다.

그저 광활하고도 필연적인 운명의 끝이 줄지어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경멸의 시선.

사내는 연신, 별안간 등골이 서늘해진다. 

미물이라도 된 듯한 사내의 귀에는 구겨진 견과류 비닐이 다시 펴지는 소리조차 불쾌해져만 간다.

그저 이 순간이 빨리 끝나기를.

맥락도 소통도 없는 이 대화에 어째선지 그는 얼어붙어버렸다.


그 순간 동전이 허공을 빙글, 빙글 하고 돌더니, 계산대에 덜그러러럭, 하고 구른다.

퍽.

소름끼치는 사내의 창백한 손이 은색 안을 덮는다.


"...동전던지기로 가장 크게 잃어 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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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안토니 "안톤" 파테

등급: 도시 질병

외모: 이질적인 머리스타일의 흑발, 텅 빈 흑안.

해결사에게 필요한 근육, 그리고 적당한 정도의 정장.

특이사항: 명사수, 협상, 카리스마, 살기, 직감, 손에 맞는 장비

결점: 감정 조절 미숙, 다혈질, 오만, 광기, e.g.o. 과잉 적합, 살인마, 집착, ptsd, 결벽증

공방제 장비: 로직 아틀리에제 캐틀건(공기총)

특전: 개화 e.g.o: 버드샷


일단 캐릭터 자체는 만드는 중

기간 미정

그래도 쿄야 재밌네요.

캐릭터 완전히 만들면 연재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