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티! '셀리온랩'에 온 걸 환영해!"


횔체어에 탄 한 엘프 연구원은 팔을 벌리며 검붉은 머리의 여인을 반겼다.


"..."
"혹시 자기 이름 딴 거야?"

"응! 무엇보다 '희망'이잖아!"

"여기선, 내 마법을 기반으로 여러 유전자 및 신체 치료와 보강을 목표로 하고 있어."


"소설에선 이런 곳은 대체로 꺼림칙하던데..."

루티아나는 유리창에 손을 대며 이야기했다.


"부작용은 괜찮아! 내 다리에 실험해 봤는데 위험하게 부작용이 발현되면 돌아오더라고!"

셀리아는 자신의 다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암튼 여기서 앞으로... 인류의 신체적인 특징에 대한 가능성을 넓혀볼 거야!"
"우선 선천적인 유전 질병부터 극복해보려고!"


"오..."
루티아나는 셀리아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된 청록빛 네온 장치들과 조명들을 보며 감탄했다.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테니까 구경하고 있어!"


"어~"




"구경해보니까 어때?"

금색 눈의 여자는 계단을 내려오며 루티아나에게 물었다.


"네가 지원한거야?"

"응. 셀리아의 재능은 이 정도의 투자를 해도 아깝지 않거든!"

"분명 세상을 뒤집어놓을 게 분명해!"

"안 좋은 의미로 뒤집어지지만 않으면 좋겠다만..."
루티아나는 종이컵에 따른 물을 마시며 말했다.


"에이~ 내가 잘 지켜... 아니 감시할 거니까 걱정ㅁ"
책상에 한 팔을 걸쳐 내리는 순간, 책상이 약간 흔들리며 한 초록 액체가 담긴 병에서 액체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것은 이사장, 아우렐리아를 덮치기 시작했다.


"위험해!"
빠르게 루티아나는 아우렐리아를 감싸 액체를 등돌렸다.


...




"그러니까, 그 액체를 맞고 이 두 분이..."
한 파란 눈의 마술사는 결과를 바라보며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봤다.


"우우웅... 땨!"

"교장님..."

은빛 머리의 곱상한 소년은 못말리겠다는 듯이 손을 얼굴에 갖다대며 한숨을 쉬었다.


"맞아요! 그렇게 된 거에요!"
"이 언니가 그 다음에 왔었는데..."

"어려지는 액체라... 역시, 셀리아양의 결과물은 늘 놀랍기만 하네요."
사피는 어려진 리아의 볼을 잡아당기며 말을 이어갔다.


"아야! 놔요! 놔! 에에엥!!!"

"그래서... 이제 어쩌죠?"
"오늘 어린이의 날이라 행사 참여 일정 있다 들었는데..."


페를리사는 어려지다 못해 아기가 되어버린 루티를 안고 있었다.

그의 걱정은 모르는지, 루티는 잡고 있는 그 손에 자신의 작은 손을 올리며 웃고 있었다.


"땨아아~!"


"돌아오긴 하는 거죠?"
"돌아오겠죠?"

"응... 근데 오늘 밤에야 돌아올 거야."

"...(공용어 욕설)"

외모와 어울리진 않지만 당황스러움의 종합인 페를리사의 욕설에, 루티는 갑자기 반응했다.


"우땨아! 우웅! 우!"
그러고는 리사의 볼을 그 짧은 팔을 뻗어 작은 손으로 잡아 당기기 시작했다.


"우우! 우!"

"아야! 교장님! 왜 그래요!"

"..."
"자아가 어려진 건 맞는데... 그래도 나름 애들 가르치던 때의 모습이 남아있네요."

"정말 흥미롭네요. 귀엽기도 하고요."


"아아아앙! 사피 언니! 볼 놔줘! 놔달라고!"


"이분은 여전해서 어려진 건지 아닌지 모르겠고."




그렇게, 선도부는...


"선도부 전원 경청."

"이변이 발생했다."

"교장님이 유아화했다."

"와아~ 너무 귀엽다!"


"더 이상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이며, 교장님은 행사에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마법도 육탄전도 불능, 갑작스러운 테러 등에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행사에 같이 나갈 호위들을 구한다."

그렇게, 선도부의 노란머리 꼬맹이 엘프와 검은 머리의 장신 엘프, 뿔을 달고 있는 곱상한 애까지... 호위로 결정되었다.


"나는 미로, 시드, 그리고 남은 부원들과 함께 학교 업무를 유지하며 학교 내 치안을 지킨다."

"다른 '암성'들도 연락을..."




아 그리고, 그 사이...


"꺄아아아~! 리아 너무 귀엽다!"

프릴과 리본이 가득한 아이돌 복장을 입은 채 노래에 맞춰 춤을 능숙하게 추는 리아.

노래까지도 잘하는 이 소녀를 마다할 의상학파가 아니였다.


'우으으으... 루티 챙겨야 하는데...'




"자 여러분! 여기 모자를 잘 보시고..."

앞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마술쇼가 개최되고 있다.

마법을 쓴다면 간단하지만, 마법없이 저런 걸 연출하는 것은 어렵다.


"유진 선배!"


"왜, 꼬맹이."

"선배는 마술 믿어요?"

"아니. 근데 대단하긴 하지."
"어릴 때 가족끼리 마술쇼같은 거 보러간 적도 있어."

"그 땐 참 재밌었는데, 이젠 모르겠다."


"이제, 다들 숫자를 세주세요!"

"하나!"

"하나!"

"우아!"

"둘!"

"둘!"
"뚜우!"

"셋!!"


"셋!!"

"땨아~!"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셀리아가 무릎에 태우고 있던 루티는 옹알이로 같이 숫자를 세었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마술사의 모자에서 새가 튀어나왔다.


"박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와아!!!"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우와아아아앙! 땨아아!"

*짝 짝 짝*


"...진짜로 좋아하네. 어려진 게 맞구나."


"교장님 귀여워요~!"

"교장님이라고 부르지 마."

"앗, 죄송해요. 유진 선배."




"그거 다 뻥이죠!"

그 순간, 한 아이가 일어나 마술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외쳤다.

아이의 외침에 모두가 당황한 사이, 마술사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전부 현실이죠!"

"얘 뭐하는 거니! 얼른 앉아!"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앉히려고 했으나 너무 힘겨운 일인 듯 하다.


"그럼! 더 신기한 거 보여줘!"

아이의 말에 다른 아이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보여줘!"
"보여줘!"
"보여줘!"




"아이고, 교장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마술쇼를 멋지게 끝낼 수 있었어요."

교장님은 그 순간 숨어든 이후, 모자에 마법을 사용해 타이밍을 맞춰 불을 솟아오르게 했다.

마술사는 마법학교 출신 졸업생이였다 보니 교장님의 마법임을 단숨에 눈치챘던 것이였다.


마술사는 교장님의 작은 손을 잡고 악수했다.


"우땨아~!"

"그나저나, 교장님이 이렇게 어려지시다니, 혹시 교장님이 아니라 따님이신가요?"

"아뇨... 교장님 맞고... 근데 설명하기에는 좀 오래 걸려요. 오늘 내로 돌아올 거고요."

"그렇다면, 오랜만에 교장님을 만나서 영광이였습니다."
"말은 못하실 지라도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드려요."



교장님은 완전 아기였어요!

제가 어렸을 때 오빠들이 느꼈던 느낌이 이랬을까요?

가장 힘들었던 때는 교장님이 기저귀에 오줌을 쌌을 때에요.

여분을 챙기긴 했지만, 셀리아 언니는 갈 수 없었고, 유진 선배는 아예 경험이 없었어요!


교장님이 울기 시작하면서 소란이 계속되는 중...


바로 휴대폰으로 교체 방법을 검색해서 알아낸 덕분에 제가 갈았죠!

이렇게 선도부로서 한 건 해냈네요!


사진도 많이 찍어뒀어요!

신기한 모습이니 찍어둬야 할 것 같아서요!


나중에 교장님한테 물어서 지워야 할 수도 있지만...




그 시각...


"이사장님! 멈춰요!"

"싫어! 왜!"

은발 머리의 남자, 페를리사는 광선검을 맘대로 휘두르며 화를 내는 리아를 멈춰 세웠다.


"아무리 간식을 사피가 몰래 먹었다는 사실을 알았어도! 사람을 갈라버리는 건 아니죠!"

"싫!!!!!!어!!!!!"


"젠장..."
"맑게 빛나리!"

소년의 몸에 유리가 둘러지며 빛이 나기 시작했고, 검과 검이 부딪히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의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