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로부터 몇 주가 지난 지금. 아린의 일상은, 생각보다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고, 공부를 마치고 집에 와 쉰다.


약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원래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간에 대신 작은 이형을 잡고 있다는 정도였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네…”


처음에야 혼자서 돌아다녀야 한다는 사실에 겁에 질렸던 아린이였지만, 정작 위험한 이형을 마주칠 일은 없었다. 어느정도 성장한 이형은 이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은 다른 이들이 이미 처리하러 갔거나 처리하는 도중이었으니 아린이 할 일은 돌아다니며 정말 작은, 막 생겨난 수준의 이형을 처리하는 정도였다.


“꿸이.”


“이 조그만 게 그런 괴물이 된다니.”


바닥에 있던 작은, 검은 돌멩이 비스무리한 것을 단검으로 푹 찌르자 곧 소리소문도 없이 연기가 되어 흩어져버렸다.


“조용하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확히는 들릴 일조차 없는 세계이기에, 아린은 적당히 주위를 돌아다니다 거점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단지 그러지 못했던 건.


“이건 또 뭐야…”


오늘 처음 나올 때는 보지 못했던 거대한 저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저택이요?”


“그래, 거대한 저택. 원래 그… 경계에는 없던 건물도 갑자기 생기고 그래? 원래 그 장소는 분명 학교가 있을 곳이었거든.”


거점으로 돌아와, 아린은 저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었다. 물론 거점에 있는 사람이라 해 봐야 레미나뿐이었지만 말이다.


“무언가가 갑자기 생기는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 생긴다면 그것도 지도에 표시가 될 텐데요.”


“하지만 아무런 신호도 없었는걸. 애초에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니까 멀리 가지도 말고, 뭔가 표시되면 무조건 피하라’고 들었고.”


“그러면 둘이 몰래 가볼래요?”


레미나의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아린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어… 둘이서면 위험하지 않을까?”


“신호가 없으니까 위험한 것도 없겠죠! 저는 싸울 줄을 모르니까, 코스모 언니가 이 밖으로도 아예 못 나가게 한단 말이에요. 말한대로면 그렇게 멀지도 않고, 위험하다 싶으면 휙 하고 나오면 되죠.”


“그래도…”


“걱정 마요. 거점 주변이니까, 정 안되면 다른 사람을 부를 수도 있고, 그 때랑은 다르게 언니도 변신해있으니 쉽게 다치지도 않아요.”


말을 끝마친 레미나는, 곧바로 밖을 향해 나섰다. 아린, 다시말해 프림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바깥은, 이렇구나.”


“왜, 신기해?”


“아뇨, 놀라울정도로 별 차이가 없네요. 하늘 색 좀 다르고, 땅 색 좀 다르고.”


바깥으로 나온 레미나의 모습은, 왜인지 모르게 아쉬운 모습이었다. 


“일단 가볼까… 이쪽으로 가면 있었을거야.”


“그래요. 그래도 왜인지 모르게, 느낌이 좋네요.”


두 사람은 어느 새, 그렇게 새로 생긴 저택에 도착해있었다.


 “처음에 봤을때는 저택이 갑자기 생긴 거에 놀라서 자세히 보지는 않았었는데, 왜인지 모르게 낡아보이네.”


“그러네요… 음, 흐음… 좋아요.”


“뭐가?”


“이 저택은 ‘울결의 저택’이라고 부르죠!”


“엥?”


“제 할일은 해야죠, 이름 짓기! 물론 이 저택이 세지지는 않겠지만 말이에요. 사실 거점도 이름을 붙였었는데, 다른 모두가 반대했단 말이죠.”


“뭐라 지었길래 반대했대?”

“마법소녀 광장이요.”


이름을 들음과 동시에 사레가 들린 건지, 아린이는 급작스레 기침하며 웃었다.


“웃지 마요! 굳이 말하자면 틀린 말도 아니잖아요.”


“아니긴, 콜록, 한데, 콜록,”


“뭐 우리가 어린이용 만화에 나오는 그런 복장을 입지는 않지만, 어쨌든 옷도 바뀌고, 겉모습도 바뀌고, 마법도 쓰니까 안 틀렸어요.”


프림은 웃음이 멈추지 않았는지, 급하게 고개를 돌려서 건물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당연히, 화난 듯한 표정을 지은 레미나 역시 함께였다.


건물 내부는 소설이나 게임에서 볼 법한, 오래된 느낌의 건물이었다. 양초가 있고, 정리가 되어 있었다면 매우 아름다웠을 것만 같았지만 지금은 버려졌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고 있었다.


“으으, 갑자기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


“으스스하네요.”


“안 무서워?”


“...”


“무서우면 말해. 다시 나가면 되지.”


“...”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미나야?”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뭐야 왜 새벽 5시에요

리메이크 작업...이기는 한데, 스토리라인을 완전히 뜯어버려서 사실상 새 작품이 되어버렸네요.
이건 이거대로 쓰면서, 본편쪽 이야기도 몇 개 더 만들고 있습니다.
속도는 많이 느리지만요 :(

최대한 계속해서 작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에 다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