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카드를 여러 장씩 올려주셔서 생각보다 흥미로운 카드들을 많이 뽑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직 나오지 않은 직업인 마술사의 카드가 제법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마력"이라는 자원을 누적시키고 소모하는 컨셉이 나와서 아마 실제로 해당 직업이 나온다면 그런 구조로 나올 것 같습니다.


원래는 각 부문에서 투표를 통해 하나를 뽑을 생각이었는데,

굳이 제출해준 아이디어 중 우열을 가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각 부문별로 좋았던 카드들을 선정하는 것만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아이디어 부문

1. [결사항전]


패널티 카드는 플레이를 방해하는 상당히 골치아픈 카드들로, 직업마다 이를 대응할 방법을 하나씩 고려하고 있습니다.

전사의 경우 카드를 버리는 것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암살자의 경우 한 턴에 카드를 여러 장 내는 것으로 패널티 카드를 내느라 한 턴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하는 식이죠.

새로운 직업이 생긴다면 새로운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 카드 [결사항전]은 그 새로운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카드를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효과는 이미 상대 챔피언의 카드 중 하나로서 구현된 바가 있기에 적용하기 어려운 효과가 아닙니다.

비록 제출해주신 카드는 전사의 카드였지만, 이 아이디어를 새로운 직업에 적용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분신 마법]


패널티 카드의 처리법과 마찬가지로 직업마다 상대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이 다르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전사는 직접적으로 발정 수치를 낮춰서 피해를 줄이는 방식이고,

암살자는 속도를 소모해 회피하는 방식이지요.


아직 나오지 않은 두 직업 중 치유사는 회복이라는 명백한 컨셉이 있지만 마술사는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분신 마법] 카드가 마술사에게 어울리는 아이디어를 제시해주었습니다.

본체 대신 공격을 받아주는 추가적인 흥분 한계의 개념은 마술사에게 어울리는 방식입니다.

이 카드에선 분신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사용했지만, 실제로 마술사가 나온다면 방어막이라는 형태로 이런 효과가 구현될 것 같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분신이 있을 경우 카드의 효과가 두 번 발동한다는 컨셉도 매력적입니다.



3. [정신지배]


현재 최면 투기장 결투에서는 상대가 플레이하는 카드에 대해선 서로 완벽하게 분리된 느낌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상대가 내는 카드에 관여할 수 없으며 오로지 이미 결정된 일에 대한 대응만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 카드 [정신지배]는 이를 뒤흔드는 매우 개성적이고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여러모로 구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상대방의 플레이를 강요해 중요한 카드를 소모시키거나 라운드를 낭비시키는 등

흥미로운 활용이 가능한 새로운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부문

1. [피하고 찌르기]


현재 암살자에게는 회피에 대응하는 효과의 카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암살자의 주요 특징 중 한 주축을 담당하는 속도와 회피의 개념이 단순한 방어수단 외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까운 일입니다.


이 카드 [피하고 찌르기]는 회피의 수동적인 매커니즘을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랩이라는 카드의 종류가 자신의 행동이 아닌 상대의 행동에 의해 발동하는 회피의 수동적인 특성과 어울리고,

속도를 크게 쌓는 방어적인 플레이의 승리 플랜을 챙겨줍니다.


회피에 의해 카운트가 감소하는 트랩의 추가를 진지하게 고려해보겠습니다.



2. [역습]


현재 전사가 패널티 카드를 얻는 효과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덱은 대부분 방어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패널티 카드를 잔뜩 얻은 뒤 특수승리를 하거나,

패널티 카드만큼 욕망을 얻은 뒤 원턴킬을 하는 등.



이 때문에 패널티 카드를 얻는 카드 중 공격적인 효과로 설계된 카드들의 효과가 빛을 바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리 위협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 카드들의 대부분 사용처는 "패널티 카드를 얻는다"에만 집중되곤 하지요.


[역습]은 강력한 공격 효과로 이러한 구조를 바꿀 새로운 아키타입의 덱을 제안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강력해서 조절할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3. [신속 공격]


현재 암살자는 회피를 위해 소모하는 것 외의 방법으로는 속도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사의 욕망처럼 고유의 자원으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값이 이렇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아까운 일입니다.

만약 속도를 소모하여 강력한 효과를 내는 카드가 있다면, 플레이어는 방어 수단이자 공격 자원으로서 좀 더 신중하게 속도를 다룰 것을 고민하게 되고, 속도를 얻는 카드들의 가치도 함께 올라갈 겁니다.


다만, 이 카드 [신속 공격]의 경우는 속도의 소모양에 비해 아쉬운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러한 카드가 추가된다면 좀 더 강력한 효과를 가지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컨셉 부문

1. [변신할 땐 무적이야!]


마술사란 직업이 마력 혹은 마나라는 자원을 중점으로 다루는 컨셉이라면,

이를 시작부터 가진 채 시작하는 특성이 있을겁니다. 전사의 욕망과 암살자의 속도가 그랬던 것처럼요.


[변신할 땐 무적이야!]는 많은 양의 자원을 가지고 시작하는 점과, 그 대신 잠시 무력한 상태가 되는 효과를 통해 마법소녀의 변신을 묘사한 재밌는 컨셉을 제시했습니다.


무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인 점이 또한 최면 투기장의 nsfw 컨셉과 맞물려 재밌는 상황 연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2. [흥분 제어]


[흥분 제어]는 에로 트랩 계열에서 자주 묘사되는 감각 차단을 구현한 듯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높은 방어 효과로 인해 자신이 무슨 짓을 당하는지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그 한계점에 도달해 감각이 돌아온 순간 버티지 못하고 실신하고 마는


좋네요...



3. [힘의 룬]


일정 라운드마다 재사용이 가능한 버프 카드인, 룬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룬과 음문을 조합한 컨셉이 최면 투기장의 설정과 맞물려 좋은 느낌이 되었습니다.

무기 강화 기술인 룬에 대한 지식이 개변되어 자신에게 음문을 새기게 된 도전자의 시추에이션이 마음에 듭니다.


그 중에서도 [힘의 룬] 카드의 적절한 일러스트 선정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참가들 감사했습니다.

조금 쉬었다가, 새로운 직업과 챔피언들이 추가된 완성된 최면 투기장으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