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데차 최초의 사기캐 https://arca.live/b/destinychild/34550939


(지난 시간에 아르테미스 > 아슈토레스 통수를 먼저 이야기하고, 확률조작 사건이 그 후에 일어난 것처럼 글을 썼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확률조작이 2016년 11월달에 먼저 터지고, 그 다음 12월달에 아슈토레스 이벤트가 시작됨. 워낙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걸쳐있고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착각했음.)


현재 데차는 차일드 뽑기를 비롯해서 차일드 소환권, 그리고 각종 장비 소환권을 비롯하여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랜덤박스류 아이템의 상세확률을 모조리 공개하고 있다.



이는 유료로 구매 가능한 랜덤박스는 물론이고 그 가치가 매우 낮은 인게임 골드상자까지 해당하는데, 이는 아무래도 2021년들어서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과 관련된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비슷하게 2021년에 들어서 수많은 게임들이 지금까진 영업기밀이 게임의 재미를 위한 일이니 어쩌니 하는 씨발 좆빠는 변명으로 숨기기 급급하던 각종 가챠의 상세확률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시프트업도 그 시류에 올라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어쨌든 이런 확률 공개를 토대로 데차를 플레이하는 개돼지들은 뽑기, 레이드 따위의 컨텐츠에 어느 정도의 재화를 투입하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챙길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고, 동시에 직접 자신의 컨텐츠 플레이 이력을 기록하면서 본인이 도출한 값이 공개된 확률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체크해볼 수도 있다.


한편, 차일드 소환과 관련해서는 태생 등급이 동일한 차일드는 베스트 차일드, 단독 확업 같은 특별 가챠가 아닌 이상은 등장 확률이 모두 동일하다. 이는 5성 전체를 아우르는 5성 차일드 소환권도, 특정 속성 차일드만 등장하는 X속성 5성 차일드 소환권도 마찬가지다.


단, 5성 차일드의 수는 속성별로 약간씩 차이나기 때문에, 특정 차일드 하나가 등장할 확률 자체는 n빵을 해야 하니 n에 해당하는 동일속성 5성 차일드의 가짓수에 따라 달라지긴 한다.


요지는, 차일드 소환을 할 때 동일 풀에 들어간 차일드가 등장할 확률은 공평하다.


그런데, 이렇게 같은 등급 차일드면 등장 확률이 동일하게 된 것은 사실 생각보다 최근의 일이다.


심지어, 데차는 단순히 동일 등급 차일드 내에서도 등장 확률에 차등을 둔 걸로 모자라서, 소환 탭의 3~5성 차일드 뽑기 확률을 조작한 전적까지 있다.


데차가 서비스 기간이 5년을 넘어가면서 오만가지 사건사고가 다 터졌지만, 아직까지도 데차 사건사고 하면 뭐부터 떠오르냐는 질문에 개돼지들이 1순위로 거론하는 대형사고가 바로 데차 확률조작 사건이다. 동일 등급 차일드 내 등장확률 차별, 속칭 상중하는 그런 확률조작 사건의 편린이다.


2016년 11월. 데차가 막 오픈을 한 해. 당시 데차는 2700크리 10연차 한번에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3만원이란 돈이 깨지는 상당히 비싼 게임이었다. 어짜다가 10연차 한번에 3만원이란 가치가 책정됐는지는 이래저래 이견이 많은데, 본인은 이런 모바일 가챠겜의 대선배라고 할 수 있는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11연차 가격을 약 3천엔으로 설정했고, 데차를 비롯한 다른 후발주자 게임들도 거기에 따른 게 아닐까 추측한다.



사진을 보면 11연차 한번에 2500MC가 드는데, 당시 확밀아 한국서버의 MC 가격은 2100MC가 26000원, 3150MC가 39000원이었다. 사진의 중앙에 있는 캐릭터 이름은 심청이었는데, 이 캐릭터 그린 환쟁이가 기무라 횬타이의 부인인 채지윤(꾸엠)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데차는 연차 한번에 약 3만원 현금이 깨지는 게임이다. 그리고 당시 데차는 각종 확률형 컨텐츠의 상세 확률을 꽁꽁 숨기고 있는 게임이었다. 확률이 공개된 컨텐츠라고 해봐야 가챠 뿐이었는데, 거기에 따르면 3~5성 차일드 소환에서 5성 차일드가 나올 확률은 1.44%였다.


이쯤에서 본문을 읽은 데붕이들은 고개가 갸웃할 것이다. 지금 데차는 가챠에서 5성이 등장할 확률은 0.9%고, 베차나 특별한 이벤트 소환에 한정해서 3% 내지는 5% 확률이니까.


정규 가챠의 5성 소환 확률이 1.5배나 높으니 완전 개혜자겜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전혀 아니다. 당시에도 5성의 등장 확률은 0.9%가 맞았다.


이런 확률조작이 밝혀진 계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냥 당시 데차에 빠진 과금전사들이 존나게 때려박고, 방송을 통해서 기록을 남기면서 통계를 누적해 나갔다. 그런데 거기서 표기 확률과의 괴리가 상당하다는 게 밝혀졌던 것이다.


거기다가, 같은 5성이나 4성이라고 해도 등장확률이 같지가 않았다. 에르메스 같은 차일드는 5성이 떴다 하면 쏟아지는 수준이었던 반면, 이브, 란페이 같은 차일드는 5성 중에도 그 등장확률이 극악한 걸로 악명높았다.


앞서서 1편에서 아르테미스의 등장 확률이 다른 4성보다 확실히 낮았다고 말했는데, 이게 바로 데차식 소환 확률 차등, 이른바 상/중/하였다.


이런 상중하 시스템은 의외로 데차 베타 시절부터 존재했던 시스템이다. 사실 베타때는 이보다 한술 더 떠서, 같은 등급이라도 상중하에 따라서 실질적인 성능이 차이났다. 즉, 같은 4성이라도 상중하에 따라서 성능 차이가 대놓고 났다.


그러다가 베타 유저들에게 욕을 처먹은 넥스트플로어는 동일등급 내에서는 성능 격차가 나지 않게끔 상중하를 철폐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그것도 일종의 기만이었다.


(데차는 시프트업과 넥플이 공동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게임의 개발은 주로 시프트업이, 그리고 개발 이후 라이브 서비스는 넥플이 주도했다. 넥플이 라인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하고, 시프트업이 데차의 운영권 전체를 넘겨받은 건 이로부터 수년 후의 일이다.)


상중하는 정식서비스 개시 후에도 여전히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브, 니르티, 아르테미스 같은 희귀종 차일드가 악명을 떨쳤던 것이고.


이런 상중하 시스템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밝혀진 것도 유저들의 가챠 표본이 쌓이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약 5천만원 가량을 당시 데차에 때려박은 과금전사, 랭킹 1위 템빨왕은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가챠를 돌려보면서 유달리 좆같이 안 나오는 차일드들의 목록을 공개했는데, 그게 유저들이 느낀 것과 같았다. 특히 수천만원치 가챠를 돌렸는데도 이브랑 란페이는 단 한장씩밖에 안 나왔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많은 유저들이 가챠를 돌리면서 의문점을 제시해 나갔다.


첫째, 같은 등급이라도 유달리 안 나오는 차일드가 있다 (상중하)

둘째, 만단위 가챠를 돌렸는데, 아무리 봐도 5성 등장 확률이 1.44%가 아니다 (확률조작)


후자의 경우 누적된 데이터 기준 5성의 등장 확률은 0.9%에 수렴했다. 그래서 유저들은 의문을 한가지 더 품는다.


그러면 1.44%라는 값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운영진이 차일드 소환 마일리지를 만땅채워서 얻는 5성 소환권까지 저 확률에 포함해서 계산을 했던 것이다. (관련 자료 : https://gall.dcinside.com/destinychild/117924)


몇몇 유저들이 1.44%라는 값의 근거를 추측했고, 개중에 정말로 1.44%에 근사한 값을 밝혀낸 유저들이 있었다. 기본 확률 0.9%에 더해서, 마일리지를 채우고 얻는 5성 소환권을 포함하면 1.44%에 근접하는 값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 추측은 금방 사실로 밝혀졌다.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넥플은 백기를 들었고 유저들의 추측이 맞다고 이실직고를 했다.



즉, 시프트업/넥스트플로어가 공표한 1.44% 확률은 일단 크리스탈 박아서 뽑기를 하고, 마일리지를 풀로 채워서  5성 확정 소환권을 받은 것까지를 전부 합친 값이었다.


그런데, 저 해명문을 보면 기가 막힌 부분이 하나 있다.


확률을 1.44%로 뻥튀기해서 공지해 놓고, 논란이 일자 실수였다는 변명을 하였다. 당연히 수많은 유저들이 뿔났고, 당시 공식 카페를 비롯한 데차 관련 커뮤니티는 그냥 모조리 활활 타버렸다.


랭킹 1위 템빨왕도 이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했고, 이후 템빨왕이 데차를 이어 나갔다는 소식을 따로 듣지는 못했다.


사건에 대한 보상으로 넥플은 오픈 이후 유저들이 사용한 모든 크리스탈을 페이백해 주겠다고 공지했다. 이 페이백은 유저가 직접 현금으로 구매한 크리스탈뿐만이 아니라, 일퀘랑 럼블 보상 따위로 얻은 무료 크리스탈까지 모두 포함한 페이백이었다.


더불어, 당시엔 연차의 횟수가 10회인 대신 4성 이상을 확정으로 주던 것을 개편해서, 11회 가챠를 하게끔 바꾸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확률조작에 질린 뭇 유저들이 게임을 접거나, 아예 넥스트플로어의 이용약관을 통해서 환불이 가능하다는 걸 알아낸 유저들이 진짜 구글에 문의해서 결제금액을 환불받고 런하기도 했다.


이 대사건 이후, 데차는 다시는 전성기의 유저수와 매출을 회복하지 못했다. 사실 전성기라 해봐야 오픈 직후 수개월 이내의 짧은 기간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규 컨텐츠로 최초의 라그나 브레이크가 열렸음에도 그랬다.


그리고, 확률조작으로 유저들이 확 빠져나가자 넥플은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그게 바로 4성 상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아르테미스의 확업 가챠였다.


물론, 그 직후엔 다들 알다시피 알테의 상위호환 차일드인 아슈토레스를 내놓아서 뒤통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