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르티."


"무엇이냐, 미트라.."


화장실 너머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아침 잠이 덜 깬 것처럼 중얼거리는 니르티에게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어째서 매일 아침 화장실에 틀어박혀 있는 거야?"


내 물음에 니르티는 잠깐 침음성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미트라, 해우소(解憂所)에 관해 알고 있느냐..?"


"해우소? 그게 뭔데?"


"모든 근심과 걱정을 떨쳐내는 장소다."


"근데 그거랑 화장실이랑 대체 무슨 상관이길래?"


"번뇌를 떨쳐내기 위함이다. 해우소란, 화장실을 의미하는 뜻이니."


"아하."


적당히 납득했다는 것처럼 받아치자, 옆에서 카라라트리가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저거, 일하기 싫어서 대는 핑계야."


"핑계?"


"상 차리는 게 싫어서 씻는다고 하질 않나, 설거지 하기 싫어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 하질 않나…!"


"그런가."


카라라트리의 투덜거림을 들은 건지, 니르티가 반박하듯 말했다.


"그러는 카라라트리야 말로 하려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느냐."


"그간 네가 한 짓을 생각하고 말하지 않겠어, 니르티?"


"청소를 도우려고 했는데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울리는 목소리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 같았지만, 막상 옆에 있던 카라라트리의 언성은 격양된 것처럼 살짝 높아졌다.


"네가 깨먹을 뻔한 것들만 몇 갠줄 알아? 아니, 실제로 깨먹은 것만 봐도 많지. 대체 목욕하다가 화장실 타일은 왜 깨먹는 건데?"


"그건… 화장실에서 이름 모를 벌레가 나와 살리기 위해.."


"하, 대단하신 불자님 납셨네. 그래서 벌레가 나온 거랑 타일 깨먹는 거랑은 대체 무슨 상관인데?"


카라라트리가 쏘아붙이듯 말하자 니르티는 잠시 침묵했다.


"벌레를 만져도 크게 미동하지 않더구나. 바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조금 힘을 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타일을 부숴 먹어?"


"불자는 무릇 악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면 살생을 금하여야 하는 법이니라."


니르티의 말에 카라라트리는 기가 찬다는 양 헛웃음을 치며 답했다.


"하, 그래서 마트에서 사온 고기들을 되돌려 놓은 거냐? 육식과 살생은 금지라서?"


"…그렇다."


니르티의 태연한 말에 카라라트리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기어코 화장실 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장난치지 말고 당장 나와!"


"라라, 너무 몰아붙이지는 말고…!"


"아라한! 네가 그렇게 감싸주니까 니르티가 저러는 거잖아!"


"그.. 그런가?"


여전히 눈을 부릅 뜬 채로 화장실 문을 잔뜩 두들기는 카라라트리.


"풋, 푸흡. 크흐."


그런 모습 때문이었을까, 아라한은 옆에서 웃음이 터뜨렸다.


"웃겨? 이게 웃겨?"


"그렇지만 라라, 네가 이렇게까지 유난을 떠는 모습이 재밌는걸."


"그렇다는구나, 카라라트리.. 그러니 나를 가만히 내버려다오. 참선을 할 테니.."


"밖에 나와서 해!!"


재차 카라라트리가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고함을 지르자 니르티는 힘 빠지는 목소리로 대응했다.


"번뇌를 풀기에는 본디 해우소만한 곳이 없으니, 양해해다오."


"당장 나와!!"


니르티의 말에 카라라트리의 분노가 집안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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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사즈 이야기 너무 재 밋 다,, 계속 돌려본다,,,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