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악마가 쩔쩔매며 나비를 데려온 곳은 마을의 중심에 있는 작은 영화관이었다.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조용한 영화관 안에서 악마는 영화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의자에 앉아 가져온 팜플렛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런 악마의 옆에 붙어앉은 나비 역시 멍한 얼굴을 하고서 팜플렛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다른 것은, 나비는 자신이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악마가 들고있는 팜플렛을 보고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빤히 자신 쪽을 바라보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던 악마는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나비 쪽을 바라보았다.

공룡의 사진이 박혀있는 팜플렛을 가만히 보고 있던 나비는 악마가 고개를 돌리자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마주쳤다.

당연하다는듯 아무 말이 없는 그녀를 보며 악마는 손에 든 팜플렛을 건네주었다.

"이거 많으니까 나비 너도 몇 개 가져가."

"난 괜찮아."

'내가 안 괜찮단 말이다!!'

마음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외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은 악마는 팜플렛은 돌려두고 다른 화제로 얘기를 돌렸다.

"나비, 영화관에서 마시고 싶은 건 없어?"

"...모르겠어. 물이면 돼."

"네가 괜찮으면 상관없긴 한데... 그래도 영화관에 왔는데 팝콘에 콜라는 먹어야 되지 않을까?"

"악마가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

자신은 어찌 됐건 좋다는듯 말하는 나비의 목소리에 악마는 그녀가 불편하다는 생각보다는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다.

그랬던 악마는 데이트를 나오기 전 나비와 나눴던 얘기를 떠올렸다.





"저기... 나비. 오늘 밖에 안 나갔다올래?"

"...싫어."

"그, 그러지 말고 얘기 좀 들어봐."

간신히 거실의 소파까지 나비를 데리고 나온 악마는 그녀의 옆에 앉아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얼굴에 싫다는 표정도 아닌 아무 의욕도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비를 보자 자신도 절로 힘이 빠지는 것 깉았지만 악마는 애써 힘을 내 말을 이었다.

"오늘 다른 애들도 안 데리고 갈 거고 나랑 너랑만 나가는 거니까 너무 그렇게 잘라말하지 말아주라."

"악마랑 나만?"

"그래. 너 다 같이 몰려다니는 거 싫어하잖아."

"..."

악마의 말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나비는 싫다는 말을 하는 대신 입을 꾹 다물었다.

더 이상 말을 해봤자 나비가 귀찮아할 거라 생각한 악마는 초조하게 그녀의 입술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빨간 뺨을 한 채 가느다란 눈 썹을 몇 번 사르륵 감고 뜨기를 반복하던 나비는 한참 뒤에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악마를 바라보았다.

"우리 둘만 나가는 거... 맞지?"

"어? 어! 내가 거짓말을 왜 하겠어?"

"그러면 알았어. 지금 준비하고 나오면 돼?"

"점심식사부터 하고 움직일 거니까 천천히 준비하고 나와. 아, 혹시 오늘 가보고 싶은 곳은 있어?"

"으응. 없어."

그 말을 하고서 천천히 일어난 나비는 외출준비를 하기 위해 방으로 향했다.

긴 머리가 작게 흔들리며 가는 뒷모습을 보며 휴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자 사뿐사뿐 걷고 있던 나비가 불연듯 뒤를 바라보았다.

이제 와서 안 간다고 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에 악마가 긴장하고있자 나비가 입을 열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괜히 억지로 나오자고 한 건 아니겠지.'

사실 악마가 오늘 나비를 데리고 나온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매일 방 안에 있으려 하는 나비가 마지막으로 집 밖으로 나간 것이 벌써 일주일이 넘어 걱정이 돼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런 외출에 실망하지 않도록 서큐버스들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장소들을 알아보고 최대한 사람이 없을 만한 곳들로 코스를 짠 뒤 용돈까지 두둑히 들고 나온 외출.

하지만 아무리 악마가 신경을 썼다 한들 나비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외출이었다.

나비의 마음에 들기는 커녕 자신이 억지로 그녀를 데리고 나와 기분이 상한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된 악마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비, 혹시 집에 돌아가고 싶어?"

도리도리

"악마. 나 괜찮아."

"아... 미안. 괜히 신경이 자꾸 쓰여서."

평소와 똑같이 힘 없는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 자신을 향한 배려가 섞여있는 걸 느낀 악마는 머쓱함에 뒤통수를 긁었다.

악마는 자신이 계속해서 나비를 배려해주고 있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녀가 초조해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 안심시켜줬다는 사실이 민망했던 것이다.

그런 민망함을 떨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악마는 팝콘을 팔고 있는 곳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나, 나는 팝콘이랑 콜라 사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비 너도 콜라면 되지?"

"응."

나비의 대답을 듣고 도망치듯 가려던 악마는 소매를 꾹 잡아당기는 힘에 뒤를 돌아보았다.

얌전히 앉아있던 자세를 풀고 악마의 소매를 잡은 나비는 그를 올려다보며 조용하게 말했다.

"나도 같이 갈래."

"같이...? 그래, 알았어."

그 말에 의자에서 일어난 나비는 악마를 따라 팝콘을 파는 곳으로 향했다.

주말이나 사람이 많은 시간이면 한참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지금은 텅 빈 카운터 앞으로 단숨에 간 악마는 친절한 미소를 짓고 있는 종업원을 보며 말했다.

"저기, 카라멜 팝콘... 아, 나비. 이거 단 건데 괜찮아?"

"응."

"카라멜 팝콘 작은 거 하나랑 콜라 두 개 주세요."

금세 나오는 주문을 받아든 악마는 빨대를 챙긴 뒤 음료수 하나를 나비에게 건네주고 자신은 양 손에 팝콘과 음료수를 들었다.

남는 손이 없이 의자로 돌이가는 악마의 옆에서 가만히 따라가고 있던 나비는 갑자기 팝콘 통 안에 손을 넣더니 팝콘을 하나 집어 악마의 입으로 가져갔다.

걸음을 옮기다가 앞을 막는 나비의 손에 우뚝 멈춰선 악마는 아까 레스토랑에서의 일이 반복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그걸 먹지 않을 수도 없었던 악마는 입을 살짝 열어 팝콘을 받아먹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악마는 레스토랑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을 눈치채지 못 하고 있었다.

"...!!"

나비의 부드러운 손 끝이 입술에 닿는 걸 느끼고 나서야 당황한 악마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얼굴을 돌렸다.

하마터면 손에 든 것을 쏟아버릴뻔한 악마는 간신히 몸의 균형을 되찾으며 나비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엄청난 일을 벌일 뻔한지도 모르는듯 조용히 손을 접은 나비는 먼저 의자로 가 아까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하아."

그 부드러운 기습에 아직도 가슴이 뛴 악마는 한숨을 쉬는 걸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비의 옆으로 가 앉았다.

도저히 그녀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없어 악마는 애꿎은 팜플렛만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다행히 영화 시간은 그리 오래 남지 않아 금방 극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나, 나비. 이제 들어가자."

"응."

악마가 사준 음료수를 소중한것인양 두 손으로 꽉 쥔 나비는 그를 따라 표를 확인하는 직원을 거쳐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옅은 조명이 비추고 있는 어두운 극장 안은 악마와 나비를 제외하면 아직 아무도 들어와있지 않은 상태였다.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던 바깥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후로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 악마는 의자를 두리번거리며 영화표에 쓰인 자리를 찾았다.

계단을 오르고 올라도 보이지 않는 자리에 이상한 불안감이 엄습할 때 쯤 도착한 자리를 보고서 악마는 그 불안감이 괜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 자리는 영화관의 가장 뒤에서도 구석에 있는 커플석이었던 것이다.

다른 자리와 다르게 커플들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소파처럼 만들어져있는 그 좌석은 보는 것만으로도 악마에게 부담을 주었다.

그제서야 영화를 예약해준 게 모나였다는 걸 떠올린 악마는 표를 구기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집에 가기만 해봐...!'

그래봐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징징대는 것 뿐이라는 걸 금방 떠올린 악마는 포기하는 마음으로 의자에 앉았다.

좌석의 모습이 어떻든 꽤나 푹신거리고 편안한 감촉에 속으로 만족하고있던 그의 옆으로 나비도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붙였다.

하늘거리는 옷을 정리한 그녀는 지금까지 돌아다닌 게 피곤했는지 들릴랄말락한 숨소리를 내쉬고는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듯한, 긴 속눈썹 아래로 반쯤 감긴 눈.

어깨 앞으로 조금 삐져나온 머리와 등 뒤로 흘러내리고 있는 회색의 머리칼.

작게 숨을 들이쉴때마다 들썩이는 몸.

아늑한 극장의 안에서 바로 옆에 앉아있는 상황 때문이었을까.

나비의 몸을 한곳 한곳 쳐다보게 된 악마는 애써 고개를 돌려 팝콘을 집어먹었다.

아그작 하는 그 소리를 들은 건지 나비는 반짝이는 스크린에서 시선을 옮겨 악마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 나비의 입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라도 나온다면 영화도 제대로 보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카라멜이 잔뜩 묻어있는 팝콘을 우물거리던 그는 눈을 깜빡이는 나비를 보며 작게 물었다.

"너도 먹을래?"

"응."

극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 더해 가깝게 앉아 있는 거리 때문에 나비의 목소리는 바깥에서보다 한결 더 확실하게 귀에 들어왔다.

짧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 잠시 멍하니 있던 악마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팝콘을 집어들었다.

팝콘 중에서도 카라멜이 예쁘게 묻어있는 것을 골라 악마가 내밀자 나비는 그 손으로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아..."

나비의 입술이 손끝에 닿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어있었지만, 악마는 짧았던 그 촉감을 확실히 기억했다.

말랑거리는 입술.

그 입술 사이로 살짝 새어나오는 숨결.

그리고 약간의 촉촉함까지.

그 자극적인 감촉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치마 나비를 똑바로 볼 수 없었던 악마는 그녀가 모르게 숨을 고르며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악마와 나비만이 들어와있는 극장 안.

영화가 시작할때까지도 들어오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단 둘만을 위한 영화가 천천히 재생되기 시작했다.




아마 모나의 선택일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의 내용은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나누는 내용.

어떤 사람이 본다면 눈물을 흘리며 극찬할 내용일지 모르지만 벌로  그런 생각이 없었던 악마는 따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영화의 내용은 중반을 넘어 클라이맥스로 넘어가는 부분이었지만 처음부터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악마는 반쯤 먹은 팝콘을 내려두고 콜라를 쭉 빨아마셨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소파에 몸을 기대 한 숨 잠이라도 잘까 생각하던 악마는 갑자기 무언가가 어깨에 닿는 느낌에 몸을 움찔거렸다.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건 나비를 빼면 아무도 없었기에 곧바로 그녀라는 걸 안 악마는 영화를 보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던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처음엔 어깨와 어깨가 닿았을 뿐이었던 거리는 나비가 머리를 어깨 위로 얹으며 더욱 가까워졌다.

그 때까지도 어쩔 줄을 모르고 바짝 얼어붙어있던 악마는 귀에 작게 들려오는 소리에 조심스럽게 옆을 바라보았다.

"새액...새액..."

"자는... 건가...?"

언제부터 그랬던 것일까.

나비는 눈꺼풀을 곱게 덮은 채 잠에 들어 악마의 몸에 기대어 있었다.

혹시라도 나비가 깰까봐 꼼짝도 하지 않던 악마는 그녀의 머리가 꺾여 있는 걸 보고  조금 더 편한 자세를 할 수 있도록 어깨를 살짝 움직여주었다.

그것으로 나비가 깨기를 기대하는 마음.

그것 때문에 그녀가 깨서 머리를 뗄까 걱정하는 마음.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움직인 악마는 깨는 대신 작게 웅얼거리는 나비를 보고 작게 안심했다.

"......"

"새액...새액..."

처음 나비가 기대어 왔을 때는 놀라서 느끼지 못 했지만 곧 악마의 코에 팝콘의 냄새가 아닌 다른 향기가 스며들어왔다.

코를 간질이는 부드러운 그 향기가 나비의 머리에서 나는 샴푸 냄새라는 걸 눈치챈 악마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이라도 그녀를 깨워 일으켜세워야 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자신의 마음 속의 욕망에 충실해야 하는지.

자고 있는 나비에 대한 죄악감 같은 것 때문이었을까, 좀처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 하긴 했지만 악마는 이내 몸에서 천천히 힘을 빼며 어깨에 느껴지는 나비의 무게를 느꼈다.

"..."

당연히 그럴 리는 없겠지만 악마는 지금의 이 상황이 마치 나비에게 시험을 당하는 것 같았다.

목을 살짝살짝 간질이는 머리카락과 거기에서 나는 샴푸 향기. 그리고 표현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그 향기에 섞여서 느껴지는 나비의 체취.

어두운 영화관 속에서 감각을 자극당하는 상황은 너무나도 참기 힘들었다.

손을 들어 나비의 어깨를 껴안고 그녀를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는 충동이 마음 속에서 올라와 입으로 튀어나올 지경이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나비의 얼굴이 가까스로 그 충동을 막아주었다.

"...하아."

의도치 않은 유혹을 간신히 이겨낸 악마는, 지금은 그저 나비가 자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서 애써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결국 클라이맥스와 결말까지 보고서도 악마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 했지만 어쨌든 화면에선 엔딩 크레딧이 올라왔다.

그리고 켜지는 조명에 깬 건지 나비는 천천히 눈을 뜨고 눈을 깜빡였다.

자신이 악마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는 걸 금방 알았지만 별 반응 없이 몸을 원래대로 한 나비는 콜라를 한 모금 빨아먹더니 악마를 바라보았다.

"영화, 끝난 거야?"

"그런 것 같네. 잠은 잘 잤어?"

"응. 어두우서 잠이 잘 왔어."

악마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조금도 모르는 얼굴로 대답한 나비는 입을 가리고 작게 하품을 했다.

차분하게 눈을 감고서 길게 하품을 하는 모습을 다 보고 난 악마는 팝콘과 콜라를 들고서 영차 하며 일어섰다.

"영화는... 제대로 못 봤지만 잘 잤으면 됐지. 이제 나가자."

"응."

대화가 이어지 힘들어지게 하는 짧은 말이었지만 지금의 악마에겐 오히려 그것이 더 편했다.

잠깐 방심하면 본심이 튀어나올 것 같아 성큼성큼 걸어 나비보다 먼저 출구로 나온 악마는 쓰레기를 정리해 버렸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나와 빛을 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신 덕일까, 정신이 맑아진 악마는 나비가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몇 걸음 뒤로 따라오며 악마가 하는 것을 보고있던 나비는 그를 따라 음료수를 버리고는 출구로 다가갔다.

극장에 들어가기전과 나온 후로 나비를 보는 것이 괜히 불편해진 악마는 목을 큼 가다듬고선 다음 일정을 떠올렸다.

"지금이 4시니까... 거기 갔다가 가면 딱 맞겠다."

"응."

"...어디인지 안 궁금해?"

당연히 그럴 반응일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나비는 고개만 끄덕이고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나비와 함께 나온 악마는 또 다시 찾아오는 침묵에 입을 다물었다.

영화관을 들어갔다 나오면 조금은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그 침묵은 아까와 그대로 무거웠던데다가 이제는 이상한 어색함까지 섞여있었다.

어디까지나 악마의 입장에서 그랬다는 것일 뿐, 나비는 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얼굴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2편 완결하려했는데


한편 더써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