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6살이다. 젊은 나이지만 한번도 젊어 본적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자 자괴감에 1년을 백수로 살았고

2년 동안 기술을 배워서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집의 빚을 갚기 위해 2년 동안 일했다.

4년의 바쁜 시간 동안 먹는 것 이외에는 즐거운 일이 없어서 살이 130kg까지 늘어났고

40kg을 감량하는데 또 1년이 갔다. 더 빨리 감량할 수도 있었는데 게을러서 1년이나 걸렸다.

이제 30kg 감량하고 남자다운 몸을 만들려면 또 2년이 걸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의 자신감은 완전하게 회복되고 회사에서 사회성을 조금씩 쌓아서 다른 사람과 

만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20살이 되고 1년을 백수로 낭비하고 21살이 되었고

기술을 다 배우니 23살이 되었고, 집안의 빚을 다 갚고 나니 25살이 되었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40kg을 감량을 하니 26살이 되었다. 1달 뒤면 나는 27살이다.

내가 원하는 몸을 만드는 데에는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나는 29살이다.


29살. 1년 뒤면 20대가 완전히 끝난다.

나는 자존심이 회복되고, 남자다운 몸을 가지고 20대를 20대 답게 사는 것을 고작 1년 밖에 누리지 못한다.


참고로 나는 초등학교 때의 정신질환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한다는 진단 때문에 병역은 완전히 면제 받았다. 군대를 면제 받은 것은

천운이지만 인싸들은 군대 가는 2년을 제외한 8년의 시간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나에게 주어진 1년이라는 시간은 비참할 정도로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