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본인은 남중 남고를 나오고 학창시절 말주변이 없어 말도 잘 못했었다. 남자들이랑 말하는 것도 좀 힘겨웠고 여자들은 더더욱


대학교 1학년 때는 기숙사 살았었는데 진성 아싸처럼 학교 기숙사 롤 무한루프만 했었고 2인 1실에 거실 있고 방 하나 더 있어서 4명이 사용하는 기숙사 멤버들이랑 서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


과행사 학교행사 놀러다니는 애들 보면서 뭔가 어울리고 싶은 감정은 있어서 엠티랑 개강총회 같은데는 몇번 나갔었는데, 역시 계속 겉돌기만 했고 뭔가 주도적으로 대화를 꺼내 볼 용기도 없었다. 그래서 그 뒤로 행사도 안 나가고 다음 해에 입대했다.


K-강제징병 시절 훈련과 내무생활 모두 꽤 빡센 곳으로 끌려갔었는데, 거기서 개처럼 기면서 사회생활을 그나마 배우고 상병 때 어찌어찌 분대장을 달았었는데 그 시절에 뭔가 대인관계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그러다가 전역해서 복학하게 됐다.


 개강 3일 전에 학교 주변에 자취방을 구해서 들어가 있었다. 그때 정말 대학교생활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정말 혼신의 용기를 다해 그나마 인사라도 하던 학과에서 잘생긴 인싸에게 카톡해서 같이 복학하는 거 같은데 커피나 한잔 하자고 했다. 정말 다행히도 그 친구가 맘이 착해서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같이 복학한다는 남자들 몇명 불러서 인사시켜주고 술도 같이 마셔줬다.


그 후로 개강총회와 엠티를 갔었는데 술먹고 미친 척하고 무대 나가서 노래도 부르고 엠티 갔을 때는 술게임 하는데도 눈치없는 척하고 슥 들어가서 놀아보고 그렇게 술기운을 빌려서 최대한 외향적인 척을 하다 보니 어느샌가 사람들이 나에게 편하게 말을 걸어줬다.


여자애들이랑은 옛날부터 대화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술먹으며 같은 테이블 앉은 여자들이랑 얘기할 때 드립칠 거리가 없어서 그냥 별 생각없이 얘기를 했는데 웃기게도 유머코드에 맞았는지 엉뚱하다면서 반응이 좋았었는데 그때가 살면서 너무 뿌듯했었다.


그렇게 지내면서 생각에도 없었던 연애기회가 찾아오거나 3학년 때는 학회장하는 친구가 같이 과 임원진을 하자고 해서 같이 하면서 지냈고 그렇게 나름 괜찮은 대학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보면 아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아싸인 게 편하면 예외다 아싸가 나쁜 게 아니니까) 사람에게 미친 척하고 말을 건네보는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