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결과부터 말하면 이미 손절했지만 웃긴 얘기냐 심각한 얘기냐 하면 후자인거같으니 고민 탭


일단 어떤 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기보다는 작은 게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 터진거같음


'작은' 게 뭐냐면 약속 잡았다가 파토내는 거

파토의 이유는 대부분 선약이었음

선약을 잡아놨었는데 자기가 ㅂ신같이 까먹고 같은 날에 나랑 약속을 잡았다가 이제 떠올랐다고

약속 하루~이틀 전에 파토를 내는거임

농담이 아니고 횟수로 따지면 10번 이상은 되는거같음

어떻게 매번 파토를 내고 이유라고 대는게 죄다 선약인지

이쯤되면 사실 내 약속이 선약이었는데 그 쪽에다 일정 없다고 말하고 나한텐 선약 있었다고 한 걸지도?


그걸 계속 참은 니가 ㅂ신호구 아니냐 소리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맞긴 하지 ㅋㅋ

나도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 한번 크게 데이겠구나 생각은 하는데 생각만 하고있음..진짜 ㅂ신이네


그래도 변명을 해보자면

내가 천성적으로 작은 싸움조차도 싫어하는데다 인간관계 하나하나를 귀중히 생각하는 편이라

파토 내고 ㅎㅎ..ㅈㅅ..ㅋㅋ!! ㅇㅈㄹ 하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음

물론 제목에 썼듯이 교우관계가 그리 넓지 못한편도 있고...성격이 ㅈ같이 소심한 것도 있고...


그래도 최근에는 파토내는 것좀 그만해라 / 나도 더는 못참겠다 정도는 말한 적이 있었음


일단 나랑 얘랑은 2번인가 3번 연속으로 파토가 이뤄진 탓에 올해 1월에 한번 봤고

그리고 얘가 올해 9월에 군대를 간다고 해서 군대가기 전에 한번이라도 보자고 2주 전부터 말을 했는데

이번엔 무슨 가정사? 관련으로 파토를 내길래 가정사는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결국 못만났음


그렇게 군대를 갔고 원래 한 다다음주 쯤이면 신병휴가를 나와야할 때인데

현재 코로나 시국이라 군인들 휴가 외출이 제한되는 탓에 3월쯤에나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함


그리고 오늘 일어난 일인데 여기부턴 대화체로 씀

일단 뉴스에서 2.5단계 계속 유지할거란 소식을 듣고 그걸 주제로 내가 선톡을 함

 

나 : 뉴스 봤냐, 며칠째 확진자 수 4자리인데 곧 죽어도 3단계 안올리는 꼴 보면 불안해서 나도 빨리 군대나 가야겠다

친 : ㄹㅇㅋㅋ 나 휴가 나가면 친구들이랑 방 잡고 놀기로 했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 걸리면 어카냐

나 : 나랑도 만나기로 했으니까 하루는 비워두셈 ㅋㅋ

친 : 예상했겠지만 이미 선약 다 잡힘 ㅋㅋ

(1차 빡침)

나 : 예상했겠지만 ㅇㅈㄹ하네 니랑 나랑은 뭔 폰친구냐? 나랑은 안 만나는게 당연한거냐?

나한텐 3월에 나갈거같다고만 하고 그 선약 잡은 친구들한텐 몇월며칠에 몇박몇일로 나간다고까지 말했나보네?

친 : ㄴㄴ 휴가 언제 나가는지 아직 모르고 몇박몇일인지도 모르는데 그냥 나가면 놀자고 잡아두는거지

나 : 아 휴가 내내? 나한텐 하루도 허락 못해주겠고?

친 : 첫 휴가는 3박 4일일 가능성이 크고 하루는 집에 가야되니까 그렇지

나 : 약속 파토낼때마다 그러려니 해주니까 사람을 ㅂ신으로 아냐?

친 : 난 애초에 첫 휴가는 술 좋아하는 애들이랑만 만날 생각이었음 그렇게 따지면 너 말고도 못 보는 애들 수두룩해

(2차 빡침)

나 : 아 걔네들도 약속 파토낼때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줬냐? 나를 특별대우해달라고 하고 싶진 않은데

솔직히 이정도면 미안해서라도 너 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해야되는거 아니냐?

친 : 얘네는 서로서로 파토내는 사이고, 말했듯이 난 첫 휴가는 술마시고 놀고싶어서 최대한 많은 애들이랑 만나고 싶음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너 말고도 못 만나는 애들 많다. 중고등학교 내내 붙어다닌 애들도 5월에 마지막으로 만나고 못만났다

걔들도 군대가서 휴가나왔을 때 나 보자고 안했는데 그럼 나도 걔네한테 화내야 되냐?

나 : 내가 지금 서운해하는게 잘못됐다는 것처럼 말하네?

친 : 잘못된 건 아닌데 내가 잘못한 것도 없다고 생각함

나 : 서운함이 이만큼 누적될 때까지 마음 풀어주려는 시도 한번이라도 해봤냐?

니는 니 친구들이랑 서로 약속 파토내면서 주거니받거니 하는게 보통이었을지 몰라도 난 일방적으로 파토당한 적밖에 없다

친 : 파토 많이낸 건 미안하다


여기까지 말했는데도 저런 형식적인 사과 한마디로 어물쩡 넘어가려하는 거 같길래

더 이상은 못참겠어서 손절했음


말했듯이 교우관계가 좁기도 하지만 얘는 초3부터 10년 이상 지내온 관계라...

더 특별히 생각했었는데 이런게 여기서 흔히 말하는 또 나만 진심이었지 같은건가 싶다 ㅋㅋ


인생 살면서 내 관계를 내 손으로 끊은 적은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미련도 안남고 후련하네 


너무 길게 써서 ㅈㅅ

님들은 저처럼 멍청하게 살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