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이 처자는 80년대 일본의 아이돌이었던 오카다 유키코(1967~1986)다.

고1따리였던 1984년에 데뷔하자마자 유키코는 숱한 여자 솔로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었으며,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는지 데뷔시즌부터 일본 연예계의 레전드 아이돌인 마츠다 세이코의 후계자로 불렸다.

1986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유키코는 드라마 주연을 맡아 흥행을 이끌었고, 앨범도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더더욱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4월 5일부터는 성공한 가수의 상징인 전국투어까지 시작하며 더더욱 자신의 창창한 앞날을 과시했는데, 투어 도중인 4월 8일에 유키코는 자신의 기획사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유키코의 팬들이 사망 현장에 모여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연예부에 기레기들이 드글드글한건 만국공통이지만, 그 당시의 일본 언론은 특히 그 행태가 심했다. 사건 당일 오전에 유키코가 가스를 마셨다는 소리가 퍼지며 이미 기자들이 기획사 건물 앞에서 대기를 타는 중이었는데, 그날 정오에 유키코가 투신하자마자 현장의 기자들은 일제히 사진부터 찍어대기 바빴다. 당시 유키코의 매니저가 시신이 사진 찍히는 것만은 막으려고 뛰어들어 손수 참혹하게 훼손된 시신을 수습했지만, 결국 사진이 퍼지는 건 막지 못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은 검열처리도 없이 언론에 실리고 말았으며, 지금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구글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적나라한 기사가 퍼지면서 베르테르 효과로 인해 그 해 일본의 자살 사망자는 전 년도의 두 배 수준인 799명으로 뛰고 말았다. 


 광적이리만큼 특종과 자극에 집착했던 일본 언론의 태도는 이 사건으로 인해 전국민적인 지탄을 받았고, 일본 언론은 그제서야 충격적인 사진에 모자이크를 넣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