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 : 2020.02.12~2020.02.18.

그러고 보니 거의 1년 전이네...

대만은 2016년 12월에 친구들이랑 처음 가봤고 이번엔 혼자 갔음

심심하기도 하고 옛날 추억도 되살릴 겸 해서 써 보게 되었는데

보기에 재밌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해볼게 ㅎㅎ



인천에서 타이중으로 가는 비행기 안

야로나 시국 초창기라서 이런 걸 쓰게 하더라

아직 해외여행에 제한은 없었지만 확실히 공항에 사람이 없었음

오후시간대라서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인천공항 출입국심사+보안검색도 5분만에 통과했음

느그나라 여권을 갖고 있다면 대만 입국시에 인터넷으로 자동출입국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데, 야로나 때문에 그딴거 다 없어지고 입국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하는 걸로 바뀌었음



지방 공항인데다 다른 비행기가 없어서 착륙하고 나서 공항 빠져나오기까지 30분밖에 안 걸림

택시 탈까 했는데, 5분 기다리니까 버스가 와서 그거 타고 호텔로 ㄱㄱ함

타이중은 버스 상하차시 교통카드를 찍으면 10km 이내 거리는 공짜인데, 공항 포함해서 웬만한 관광지는 10km 이내에 있기 때문에 교통비를 많이 아낄 수 있음(물론 카드에 잔액은 있어야 함)

교통카드는 타이베이에서 쓰던 거 그대로 들고가면 됨

원래는 동네마다 카드가 달랐는데 몇년 전에 전국호환 가능해진 걸로 알고있음



타이중역 구역사

서울역처럼 구역사 옆에 신역사를 새로 지었더라

숙소는 타이중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예약할 때 가격 보고 비즈니스 호텔이겠거니 하고 예약했는데 가 보니까 모텔이더라 ㅎㅎ

방에 ㅋㄷ도 있었는데 나는 혼자였고, 고민하다가 해피타임용으로 요긴하게 썼다 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객실 방음은 잘 되는 편이었음

직장에서 타지로 파견 갔을때 모텔에서 1달 살았던 적 있는데... 후우... 방음 안돼서 괴로웠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정말 여담이지만 친구 중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했던 대륙인이 하나 있는데 자기 사상의 조국은 대만이라더라...

국적만 중공이고 사실상 뉴질랜드 화교인데 여하튼 신비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어서 저녁은 안 먹고 동네 산보나 했다

녹천(綠川)이라고 있는데 청계천처럼 잘 꾸며놨더라



독립운동가 조명하 의사 기념비

특이하게 대만에서 활동한 분인데, 현지 항일운동가들에게 배운 검술로 타이중을 방문한 쇼와 덴노의 장인에게 칼빵을 놓고 타이베이 형무소에서 순국하신 분이다

자세한 건 꺼무위키 ㄱㄱ

위치는 대만토지은행 앞인데 저 기념비가 눈에 잘 안 띄어서 조금 애먹었음



야시장에서 취두부 사먹었는데... 으음... 먹을 만은 한데 굳이 내 돈 내고 사먹고 싶지는 않은 그런 맛이었음



다음날 아침은 만두를 사먹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만두라고 부르는 물건은 중국어로 교자라 하고

중국어로 만두라 하면 내용물이 없는 딴딴한 빵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ㅈㄴ 맛이 없음

맛있다의 반댓말이 아니고 정말 밀가루맛 외에 아무 맛이 없음



근처에 있는 타이중공원에서 산책이나 했다

원래 계획은 저 빵을 먹으면서 산책하는 거였는데 ㄹㅇ 핵노맛이라 절반은 비둘기랑 금붕어 밥으로 줬음



대만에 왔으면 버블티 한 잔은 마셔 줘야지

춘수당(春水堂)이라고, 버블티를 처음으로 만들어서 판 찻집이라는데 역시 원조답게 근본있는 맛이었다

차라리 여기서 아침을 먹었어야 했어...



춘수당에서 버블티 한 잔 때리고 미술관으로 걸어가는데 만화 골목이 있었다

느그나라도 10덕이 많지만 대만은 더 많은 거 같다

애당초 일본 문화에 별로 거부감이 없다고 함



국립대만미술관

입장료 공짜

미술에 별로 흥미는 없었지만 공짜니까 부담없이 구경하기에 좋은 거 같다

애당초 타이중 자체가 느그나라로 치면 머전이랑 비슷한 동네라서 볼 게 그렇게 많지는 않음



미술관 앞에 이렇게 가로수길도 있음

아무 생각없이 산책하는데 좋더라

주변에 맛집도 많다는데 아직 배가 안 고파서 패스



이제 미술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무지개 마을로 간다

원래는 재개발로 철거될 운명이었는데 할아버지 한 명이 건물에 열심히 색칠을 해서 관광명소가 되었고 재개발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동네 자체가 그렇게 큰 건 아닌데 그래도 알록달록하니 보는 재미는 있었음

열정이 넘치는 할배 리스펙...



무지개 마을을 돌아보고 나니 배가 고픈데 문제는 주변에 먹을 만한 게 딱히 없어 보였다

마침 근처에 대학이 하나 있어서 그쪽으로 가 보니 푸드코트? 비슷한 게 있더라



양고기 볶음면 사먹었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2400원밖에 안 함



점심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신우르역으로 이동

여기서 기차를 타고 고미습지(高美濕地)로 간다

원래는 마O리O트립에서 버스투어를 예약했는데, 투어가 인원 미달로 취소가 되어 여기서 기차를 타야만 했음



역 안에 챈주가 있어서 사진 한 방

냥냥



신우르역에서 구간차(통근열차)를 타고 칭수이역에서 하차



칭수이역에서 또다시 버스를 타고 고미습지 앞에서 하차

깡촌 바닷가이지만 어쨌든 행정구역상으로는 타이중이므로 여기도 버스가 공짜

아물론 배차간격은 ㅈㄴ 거지같은데 심지어 기차 시간표랑 연동도 안 됨

정류장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릴 뻔 했지만 다행히 예정시간보다 버스가 빨리 왔다



갯벌 너머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풍경이 장관이었다

여기는 원래 노을 보러 오는 곳이라는데... 날이 흐리고 빗방울까지 살짝 뿌려서 노을은 포기하고 일찍 돌아와야만 했음 ㅠㅠ

그런데 돌아오려고 보니까 가장 빠른 버스가 6시 20분인데, 이거를 타고 또 기차를 타면 8시가 넘어서 타이중 시내에 도착하게 되고 그러면 저녁을 제대로 못 먹는 안습한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거의 자가용을 끌고 온 현지인들이었고, 어쩔 수 없이 혼자 택시를 탔다 ㅠㅠ

사실 한국인 커플 한 쌍, 모녀 한 쌍이 지나갔지만 찐따 냥붕이라서 꿈뻑꿈뻑 구경만 했다

기사양반이 호구의 냄새를 맡고는 12000원 부르던데, 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셰셰 하면서 탔지만 지나고 나니까 호갱당한 거 같다

흥정을 했어야 하는데... (칭수이역이랑 거리가 꽤 되긴 한데 그래도 12000원은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비쌌던 거 같다)

혹시 나중에라도 고미습지를 갈 냥붕이가 있다면 버스투어나 택시를 이용하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이로울 거 같다



그래도 저녁 먹을 시간에 타이중 시내에 돌아오는 데에 성공했다

우유맛 훠궈는 정말 묘한 맛이었다

솔직히 이것도 내 돈 내고 사 먹고 싶지는 않은 그런 애매한 맛이지만, 그래도 대만에 왔으니 한 번쯤은 이런 것도 먹어 봐야지



저녁을 먹고 궁원안과라는 제과점에 갔다

한자로 宮原眼科,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안과가 맞다

왜 제과점인데 뜬금없이 안과냐면은, 여기가 일제시대에는 미야하라라는 의사양반이 운영하는 안과였다고 한다

그러다 일제가 망하고 일본인들이 빤쓰런하면서 안과 건물은 버려졌고, 폐건물이 되어 철거당할 위기에 놓였는데 제과업체가 인수를 했고 약간의 보수공사 끝에 제과점으로 재탄생한 건물이 되겠다

미야하라를 한자로 읽은 게 궁원이고 ㅇㅇ



일제시대 당시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살린 점이 인상적이었다

직원들도 치파오를 입고는 있었는데 약간 일본 느낌이 나는 그런 치파오였다

나한테 매우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말을 걸었고, 나는 매우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대답하고 있었다...

아 일본어는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인 회화는 대충 가능함

공부해야 되는데 딱히 동기가 없어서 그런가 자꾸 안 하게 되네 ㅠㅠ



태양병(太陽餠)이라고 타이중 특산물을 한 상자 사고, 우유맛 훠궈의 아리송한 맛을 날려 줄 입가심으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먹었다

아이스크림을 사면 토핑 2가지를 공짜로 얹어 준다

버스도 공짜 미술관도 공짜 토핑도 공짜, 대머리 되기 딱 좋은 동네인 거 같다

아 물론 난 풍성함 ㅎㅎ



안과에서 아이스크림 판다고 이렇게 냥드립을 쳐놨더라 ㅎㅎ


쓰다가 한 번 날아가서 멘탈이 나가는 바람에 글이 좀 두서가 없는 것 같네 ㅠㅠ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2부로 찾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