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바마 때 이란 핵합의로 이란 코인 떡상하던 거 탔다가 트럼프 때 폭락해서 공부 관두고 있어서 많이 까먹었는데... 어쨌든 아는 거 몇 가지 써 봄


1. 페르시아어란?

زبان فارسی (자버네 퍼르시), 페르시아어는 이란,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에서 쓰는 언어야. 냥붕이들은 웬만하면 갈 일 없는 나라들이고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가면 큰일나는 곳이지만, 이들을 합친 약 1억명이라는 숫자 덕분에 무시하지 못 할 세계 주요 언어 중 하나로 대접받고 있어.


또, 과거 발칸 반도와 중동을 지배했던 오스만 제국과,

인도의 마지막 독립 제국이었던 무굴 제국의 행정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중동과 인도 역사를 연구할 때 페르시아어가 거의 필수로 요구되고 있지.


그러면 페르시아어는 어떤 언어일까?


페르시아어를 쓸 때는 아랍 문자를 변형한 것을 쓰기 때문에 아랍어라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아. 하지만 페르시아인과 아랍인 사이의 민족 감정이 한일관계만큼이나 안 좋기 때문에 이란 사람 앞에서 너네는 아랍어 쓰니? 하고 물으면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어. 페르시아어는 아랍어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고, 오히려 영어랑 조상을 공유하는 언어야. 그래서 기초 어휘 중에 영어랑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 (어차피 원래대로 아랍 문자 변형으로 쓰면 못 알아볼 테니 여기부턴 편하게 페르시아어를 로마자로 쓸게)


페르시아어 - 영어

mādar - mother (엄마)

pedar - father (아빠)

barādar - brother (형제)

doxtar - daughter (딸, 여자애)

setāre - star (별)

gāv - cow (소)

now - new (새로운)


물론 영어에 영향을 끼친 라틴어나 한국어에 영향을 끼친 한문처럼 아랍어도 페르시아어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줬고, 페르시아어 어휘 중 60%가 아랍어에서 온 거라고 해. 애초에 기초 인사부터 아랍어에서 온 Salām(살럼)!이라고 하니까 뭐.



2. 발음


영어 발음을 할 줄 알면 페르시아어 발음도 어렵지 않아. 자음은 한국인이 어려워 하는 th 발음은 페르시아어에 아예 없고, 다만 x 발음, q 발음만 주의하면 돼.

x 발음: 혀 뒷 부분을 입천장에 갖다 대고 그 사이로 공기를 보내서 마찰시키는 발음. 독일어 ch 발음이랑 얼추 비슷해.

q 발음: 혀 뒷 부분을 목젖에 갖다 대고 g 발음.


모음은 더 간단한데, 짧은 모음 3개랑 긴 모음 3개, 총 6개밖에 없어.

짧은 모음: a, e, o. 각각 ㅏ, ㅔ, ㅗ랑 유사

긴 모음: ā, i, u. 각각 길게 발음하는 ㅓ, ㅣ, ㅜ랑 유사


예문: اسم من گیلدنگ است. من کره‌ای هستم.

Esm-e man Gildong ast. Man Korei hastam.

/에스메 만 기-ㄹ동 아스트. 만 코레이- 하스탐/

(제 이름은 길동이에요. 저는 한국인이에요.)



3. 기초 문법


아까 말했듯 아랍어와는 별로 안 닮았고 오히려 문법은 유럽 언어들을 닮았는데, 다행히 영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언어보다는 더 쉬워. 남성 여성 구분따위 없고, 어순도 단순한 문장에서는 주어-목적어-동사라서 한국인이라면 더 쉽게 여길 수도 있어.


예문: محمد مریم را دوست دارد.

Mohammad Maryam rā dust-dārad.

/모함마드 마르얌 러- 두-스트 더-라드/

모함마드는 마르얌을 좋아한다.


Mohammad: 모함마드, 주어

Maryam: 마르얌, 목적어

rā: 앞의 명사(구)가 특정한 목적어임을 나타냄

dust-dārad: 좋아하다(dust-dāštan의 3인칭 단수 현재)


명사는 영어처럼 단수, 복수형이 있는데, 구어체에서는 단순하게 뒤에 hā를 붙이고, 문어체에서는 동물이나 사람일 때는 뒤에 ān을 붙여

kāmpyuter - kāmpyuterhā (컴퓨터 - 컴퓨터들)

pesar - pesarhā / pesarān (남자애 - 남자애들)


A의 B라고 할 때는 B-e A라고 해

예문: kāmpyuter-e Mohammad

/커-ㅁ퓨-테레 모함마드/

모함마드의 컴퓨터


그런데 형용사를 갖고 와서 A한 B라고 할 때도 완전히 똑같이 B-e A라고 해. 간단하지?

예문: kāmpyuter-e kuček

/커-ㅁ퓨-테레 쿠-체크/

작은 컴퓨터

kuček /쿠-체크/: 작은


A는 B이다라고 할 때 영어에서 be동사를 쓰는 것처럼 페르시아어는 budan동사를 써. 영어처럼 주어가 몇 인칭이냐에 따라 모양도 달라지고. 영어와는 다르게 명사 뒤에 와.

나: -am, hastam

너: -i, hasti

그: ast, hast

우리: -im, hastim

너희: -id, hastid

그들: -and, hastand

(일반적으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꼴은 좀 더 구어적이고, hast- 꼴은 더 격식을 차린 느낌이거나 '존재'를 나타내는 느낌이야. 다만 3인칭 단수 hast는 '~이다'로 잘 안 써.)


예문: Esm-e man Gildong ast.

제 이름은 길동이에요.

esm: 이름

man: 나

Gildong: 길동


예문: Man Korei hastam.

저는 한국인이에요.

Korei: 한국인


동사는 조금 특이하게 현재형보다 과거형을 만드는 게 쉬워. 모든 페르시아어 동사 원형은 ~an으로 끝나는데, 이 'an'을 지우고 주어의 인칭에 따라 접사를 붙이면 과거형이 돼.

나: -am

너: -i

그: 없음

우리: -im

너희: -id

그들: -and


예: didan (보다)

didam (내가 봤다), didi (네가 다), did (그가 다), didim (우리가 다), didid (너희가 다), didand (그들이 다)


현재형은 동사 원형에 뭘 바꾸고 빼고 해야되는데 이게 규칙이 복잡하고 불규칙도 많아서 그냥 원형 따로 현재형 따로 외우는 경우도 많아. 현재형에 위에서 보여준 접사들을 똑같이 붙이면 완성되는데, 3인칭 단수(그)에는 별도로 -ad를 붙여야 돼.


예: bin- ('보다'의 현재형 어간)

binam (내가 보다), bini (네가 다), binad (그가 다), binim (우리가 다), binid (너희가 다), binand (그들이 다)


근데 몇몇 조동사나 특수 동사 빼고는 이대로 현재형을 나타내는 경우는 잘 없고, 보통 앞에 mi-를 붙이는데, 이때 단순 현재로 해석할 수도 있고 현재 진행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본다 또는 보고 있다)


mi-binam (내가 본다/보고 있다), mi-bini (네가 /보고 있다), mi-binad (그가 /보고 있다), mi-binim (우리가 /보고 있다), mi-binid (너희가 /보고 있다), mi-binand (그들이 /보고 있다)


과거형 앞에 mi-를 붙이기도 하는데, 이때는 '~하고 있었다', '~하곤 했다'처럼 해석돼.


mi-didam (내가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mi-didi (네가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mi-did (그가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mi-didim (우리가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mi-didid (너희가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mi-didand (그들이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예문:

مریم دختر را دید.

Maryam doxtar rā did.

마르얌이 여자애를 봤다.


من پسر را می‌دیدم.

Man pesar rā mi-didam.

내가 남자애를 보고 있었다/보곤 했다.


تو کامپیوتر را می‌بینی.

To kāmpyuter rā mi-bini.

네가 컴퓨터를 본다/보고 있다.


doxtar: 여자애

to: 너


기초 문법은 쉽지? 물론 글자부터 익숙하지 않고, 모든 언어가 그렇듯 고급으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지만, 그래도 해 볼만 한 언어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