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심심해서 써보는 대만 여행기 1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아침식사는 똰삥(중국식 오믈렛)에 떠우쟝(두유)을 사먹었다

전날 아무 생각 없이 아침 사먹다 밀가루 덩어리에 데여버려서 이날은 구글지도 열심히 찾아보고 갔음

중화권에는 이렇게 아침식사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 많다

아침식사뿐만 아니라 느그나라보다 전반적으로 외식문화가 보편화되어 있고, 산업규모도 크고, 가격도 저렴한 편임



아침식사 먹은 곳 근처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르웨탄(日月潭)으로 간다

대만 섬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함



터미널에서 산 르웨탄 패키지 되시겠다

가격대가 4만원이 조금 넘는데, 이날 일정은 이 패키지로 모두 소화했음

일단 타이중 <-> 르웨탄 왕복 버스표가 저기 포함돼 있다



타이중에서 르웨탄까지는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호숫가에 선착장이 3개(수이셔, 현광사, 이달소) 있고, 저 페리를 타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수이셔 부두 앞에 내려주는데, 이날 묵을 호텔이 근처에 있어 짐을 맡겨두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페리 1일 자유이용권을 보여 주면 팔에 이렇게 도장을 찍어줌

물론 저 자유이용권도 위에서 보여준 패키지에 포함돼 있음



풍경이 ㅈㄴ 아름답다

이건 폰카로 100% 담기지 않는 풍경임 흙흙



호수 한가운데 이렇게 섬이 하나 있음

대만 원주민 중에 타오족이라는 부족이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타오족 족장이 흰 사슴을 보고 쫓아가다가 이 호수를 발견했고, 흰 사슴은 호수를 헤엄쳐 이 섬이 되었다고 함

족장은 이곳의 경치에 반해 부족을 이곳으로 이주시켰고, 지금도 이 동네에는 타오족이 살고 있음

대만 인구에서 원주민은 2%밖에 안 되는데, 이 동네는 5%나 된다고 함

화롄 타이둥 쪽으로 가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고 하는데 그쪽은 나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가본 냥붕이 있으면 썰 좀 풀어줘



아까 배를 탄 곳은 수이셔 부두였고, 현광사 부두에서 내린다

현광사 부두에서 5분? 10분? 정도 산길을 올라가면 현광사라는 절이 나온다

서유기에 삼장법사 알지? 그 삼장법사의 모델이 된 당나라의 고승 현장법사의 사리를 모셨던 절이다

현장법사의 사리는 원래 난징에 있었는데 2차대전 때 일본군에게 털리고 만다

그러다 전쟁이 끝나고 1955년에 일본이 중국에게 사리를 반환하게 되는데, 이 당시 일본은 중공이 아니라 중화민국을 승인한 상태였음

그래서 반환의 대상은 당연히 중공이 아니라 중화민국이 되었고, 근데 그 중화민국이 난징을 빼앗긴 상태였기 때문에 현장법사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경치 좋은 호숫가에 절을 새로 지었다

근데 이때 일본에서 '일본이 힘으로 사리를 빼앗은 것은 잘못했지만, 일본의 불자들을 위해 일부 사리는 일본에서 계속 모실 수 있게 해 달라'는 어이 터지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장제스의 기본 방침이 '잊지는 않되 용서는 한다'였고, 또 섬으로 쫓겨난 마당에 일본과 어느 정도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어서 장제스 총통과 대만 불교계는 이 부탁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일부 사리는 일본에서, 반환받은 사리는 이곳 현광사에서 모시다가... 1965년에 현장사라는 절을 새로 지어 거기로 이사를 했다

근데 뭐... 일본이 안 털어갔으면 홍위병들한테 털렸을 테니 결과적으로는 일본이 사리를 구한 셈이 되겠다(...)



현장법사의 여행경로

나중에 기회되면 중앙아시아 여행기도 한번 올려볼게



현광사 내부

볼 게 그리 많지는 않다

부모님은 불교지만 나는 사실상 무교인데 그래도 오랜만에 인사 드리고 왔다 나무아미타불



이제 확장이전한 절인 현장사를 보러 간다

현광사에서 현장사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기는 한데 배차간격이 똥망이라서 결국 등산을 했음

느그나라에서도 안하는 등산 여기까지 와서 하려니까 시발시발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라



아까 사진에 표지판 보면 850m라고 되어 있는데, 현장사 뒤에 또 산책로가 있어서 결국 1.7km를 등산해서 올라갔다

올라가면 이렇게 탑이 하나 있다

이때가 2월이었는데 우리나라 초여름 날씨였음...



탑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다

이쪽이 호수의 동쪽인데 해의 모양을 하고 있고



이쪽은 서쪽인데 달처럼 생겼다고 한다

해와 달이 붙어 있는 모양이라 해서 르웨탄(日月潭)이라 한다

영어로는 Sun Moon Lake라고도 한다는 모양이다



호수 반대편 풍경

시발시발거리면서 올라왔는데 올라와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2박을 한다면 1시간 정도 멍때리다 오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럴만한 시간은 없었다



이제 다시 산길을 내려와 현장사에 간다

확장이전한 절답게 현광사보다 크고 아름답다



정중앙에 '국지괴보(國之瓌寶, 나라의 구슬 보물)' 현판은 장제스가 직접 썼다고 한다

절 3층에 실제로 사리가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은 찍지 못하게 한다



이제 다시 산길을 내려와 현광사 부두에서 배를 타고 이달소 부두로 간다

타오족을 한자로 소족이라고 하는데, 소족이 사는 마을이라고 해서 이달소(伊達邵)라고 한다

걸그룹 이달의소녀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들어는 보았나 원주민 요리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달소에서 10분? 15분? 걸어가면 케이블카 타는 곳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면서 호수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아 물론 이 케이블카도 저 위에서 보여줬던 르웨탄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아 근데 케이블카를 탈 때가 되니 하늘이 조금씩 흐려지더라 ㅠㅠ 빗방울도 살짝씩 뿌리긴 했는데 다행히 곧 그치긴 했음

어제 대만 여행의 장단점에 대해 물어본 냥붕이가 있었는데, 가장 큰 단점이 지랄맞은 날씨라고 나는 생각함



케이블카를 타면 이렇게 구족문화촌이라는 대만 원주민 민속촌에 도착한다

아 물론 여기 입장권도 르웨탄 패키지에 포함돼 있다

구족문화촌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르웨탄 패키지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마음에 드는 패키지를 구매하도록 하자



독화살도 쏴 볼 수 있고



춤공연도 볼 수 있다



원주민들이 담가 먹던 술이었다는데 목넘김이 좋았다

이거 나눠 주는 원주민 눈나가 엄청난 미인이었다...

대만 연예계에 원주민 혼혈이 꽤 있다고는 함



이 석상의 주인공은 모나 루다오라는 분인데, 일제시대에 우서 사건이라는 항일봉기를 일으켰다가 처형당했다고 한다

자세한 건 꺼무위키 ㄱㄱ



20위안짜리 동전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20위안 동전은 볼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 쓰고 기념으로 가져왔다

참고로 1위안은 40원 정도 한다



르웨탄에서 구족문화촌으로 오는 데 케이블카를 탔는데, 문화촌 내에 또다른 케이블카가 있어서 그거를 타고 입구로 돌아갔다

민속촌 외에도 이렇게 놀이기구도 있고 정원도 있다

물론 난 혼자 온 찐따 냥붕이라서 민속촌만 호다닥 둘러보고 나옴



이제 르웨탄으로 돌아갈 시간

다시 날씨가 개여서 노을을 볼 수 있었다 ㅠㅠ



짐을 맡겨둔 호텔에 체크인을 했는데 방에 이렇게 곰돌이가 있었다 ㅎㅎ

하루뿐이지만 여행 동무가 생겼다



저녁으로는 탕수육이 아니고 탕수어를 먹었다

원래 이 동네에 오면 '총통어'를 먹어 보고 싶었는데, 왜 총통어인고 하니 장제스 총통이 살아 있을 때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명성에 걸맞게 엄마 없는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고... 나눠 먹을 사람도 없고... 그래서 싼 탕수어를 먹게 되었다(총통어랑 비교해서 싼 거지 저것도 절대 저렴한 요리는 아니었음)

물론 탕수어의 맛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다만 가시 발라먹는 게 조금 빡쳤음



부두로 내려와 잠깐 산책하다 들어왔다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은 아까 점심 먹었던 동네다



아까 20위안 동전 얘기가 나와서 이번엔 10위안 동전 얘기를 잠깐 해 볼게

저게 다 10위안짜리인데, 왼쪽은 장제스가 새겨진 구판이고 오른쪽은 쑨원이 새겨진 신판임

가운데 동전은 2010년 한정판인데, 장웨이수이(蔣渭水)라는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양반이다

본업은 의사양반이었고, 쑨원의 삼민주의 이념에 감명을 받아 대만에서 항일운동을 했으나 대만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40세의 젊은 나이에 병사하고 말았다(그러고 보니 쑨원도 의사양반이었다)

쑨원의 추종자였고 항일 운동을 했다는 점 때문에 대만의 보수진영에서도 인기가 많고, 한편으로는 대만 토박이 출신으로 대만인의 인권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진보진영에서도 인기가 많다

대만의 정치 지형이 느그나라랑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은데, 자세히 얘기하면 정떡이니까 궁금한 사람은 꺼무위키 ㄱㄱ


오늘 여행기는 여기까지

내일 3부로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