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심심해서 써보는 대만 여행기 1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2부 : 심심해서 써보는 대만 여행기 2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3부 : 심심해서 써보는 대만 여행기 3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4부 : 심심해서 써보는 대만 여행기 4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자고 일어나니 1부가 념글에 갔다

다들 고맙다 ㅎㅎ

그러고 보니 오늘이 1년 전에 여행을 떠났던 바로 그 날이구만

뭔가 가슴이 아프네 ㅠㅠ



중식 아침

총좌빙(빈대떡)에 떠우쟝(두유)

든-든

이런거 파는데 느그나라엔 없나? 궁금...



첫번째 목적지는 중정기념당

9시에 있는 국기게양식을 보려고 시간을 맞춰서 도착했는데... 가보니까 겨울철에는 국기게양식을 앞당겨서 한다더라

사실 확실하지는 않은데 잘 아는 냥붕이 있으면 알려줘

참고로 국기하강식은 오후 5시에 있다



우리는 보통 장제스, 장개석이라고 하는데 현지에서는 장중정이라고 부른다

개석은 호고 본명이 중정이기 때문이다

저 계단은 89개인데 장제스 총통이 향년 89세에 서거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직접 걸어 올라가도 되지만 옆으로 돌아가면 쪽문이 있고 그 안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쪽문으로 들어가면 전시실이 있는데 장제스랑 아무런 상관 없는 미술 전시나 유물 전시도 많이 함

난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으므로 패스



이 할매는 장제스의 어머니인 왕차이위 여사 되시겠다

품에 안겨 있는 꼬마는 장징궈

왕차이위의 무덤은 장제스의 고향인 저장성 닝보에 있는데, 그는 대만으로 도망가기 직전에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 상당히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마오쩌둥도 인간적으로 장제스의 생가와 왕차이위의 무덤은 건드리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홍위병이 박살냈으니 안심하라구!

물론 지금은 복원되어 중공놈들이 관광지로 써먹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장제스에게 수여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다들 잘 알겠지만 장제스는 '만력제의 환생'이라 할 만큼 느그나라에 우호적인 인물이었는데, 자세한 건 꺼무위키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면 ㄱㄱ (꺼무위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는 여행 다니면서 꺼무위키를 수시로 찾아보는 편이다 은근히 정리 잘 되어 있고 공부 많이 됨)

대만에서는 그야말로 정떡 그 자체지만 느그나라 국민이라면 한번쯤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시실을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장제스 동상이 있는 홀에 들어갈 수 있다

동상 밑에 있는 건 그의 유언인데, 충분히 예상 가능하겠지만 내용은 기승전 대륙수복이다

문이 뚫려 있는 방향, 그리고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서북쪽인데 이 또한 서북쪽에 있는 대륙을 수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천장

ㅈㄴ 간지난다

근본 그 자체



자유광장

원래는 저 현판에 '대중지정(大中至正, 크고 치우치지 않고 지극히 바름)'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2004년에 정권이 바뀌면서 저렇게 바뀌었다

국민당이 정권을 되찾은 후에도 저거는 안 되돌리고 그대로 뒀음

마음 같아서는 중정기념당 자체를 없애고 싶었겠지만 그러진 못했다고 한다



중정기념당에서 총통부로 걸어가는 길

타이베이 성 북문이다

타이베이 성은 청나라 시절에 지어졌는데 지금은 서울처럼 대문 몇 개만 남아있다



여기가 바로 총통부, 느그나라로 치면 청와대에 해당하는 곳이다

원래 일제시대 대만총독부 건물이었는데 약간의 보수공사만 한 후 그대로 쓰고 있다

여권만 맡기면 내부 투어도 가능하다는데 저 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아쉽



총통부 앞에는 2.28 평화공원이 있다

2.28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이고, 이것도 ㅈㄴ 복잡한 사건이라서 꺼무위키 찾아보는 게 낫겠지만, 정말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대만판 4.3사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다만 공산당의 개입은 없었음)

여기가 동성애자들의 모임 장소라는 카더라를 들었는데 잘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대만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성결혼이 합법인 나라인데, 여기도 근본적으로 유교 마인드가 강한 나라라서 지금도 이에 대해서 말이 많음



골때리는 것은 2.28 공원에서 맞은편에는 제서우 공원이 있다는 것이다

장제스 총통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제서우(介壽)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러면 저기 있는 저 동상은 당연히 장제스 동상이겠지? 싶겠지만 뜬금없게도 국민당군의 린썬 장군 동상이다

원래는 총통부 앞 대로도 제서우 대로였는데, 대만 민주화 이후 이 동네에 원래 살던 원주민 부족인 케타갈란족의 이름을 따서 케타갈란 대로로 개명을 했다고 한다

케타갈란족은 지금 모두 한족에 동화되어 원주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도로명에라도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역사 공부를 하고 있자니 재미는 있는데 머리가 아파서 잠깐 쉬러 왔다

다안삼림공원

타이베이는 이렇게 공원이 많아서 좋음



여기서 살게 된다면 자전거 타고 공원 한 바퀴 돌아도 좋을 거 같다



점심 먹으러 가는데 대로변에 줄줄이 늘어선 가로수가 인상적이라서 사진을 남겨 보았다

청주 플라타너스길 생각도 났다

큰외삼촌이 청주 살아서 1년에 한 번은 가거든



점심은 뭔가 칼칼한 게 땡겨서 국부기념관 근처에서 우육면을 사먹었다

국부기념관 근처에도 맛집이 많음

수저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왼손잡이다



국부기념관 정면샷

뒤에 있는 둥그런 물체는 타이베이 돔이다

아직도 공사중이긴 한데 그전에 왔을 때에 비해서 많이 지었더라



하일 쑨원

대만에서 국부(國父) 쑨원 선생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어느 정도냐면 교실 정면에 국기와 함께 국부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총통 취임식을 할 때에도 쑨원 초상화 앞에서 선서를 한다

저 의장대 교대식을 시작하기 전에도 대만 사람들이 모두 쑨원 동상을 향해 목례를 하더라고 ㅇㅇ

물론 4부 여행기에서 언급한 대만 독립주의자들에게는 그냥 외국인일 뿐이다



여기도 전시실이 있어서 교대식을 보고 나서 천천히 둘러보았다

국민당의 여러 혁명가들을 중화민국 전도 모양에 맞게 배치하여 그린 그림이다

정중앙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쑨원 선생

바로 오른쪽에 있는 안경 쓴 남자는 쑨원의 외아들 쑨커 선생(딸은 여럿 있었음)

쑨원 바로 왼쪽에 있는 여자가 그의 부인 쑹칭링 여사

사실 쑨원은 사생활이 복잡해서 이혼도 몇 번 했고 첩도 있었는데(스시녀랑 야스도 해서 지금도 일본에는 쑨원의 외손녀가 살아 있다) 쑹칭링은 마지막 부인이었다

쑨커한테 쑹칭링은 친엄마가 아니라 새엄마였고 ㅇㅇ

쑹칭링은 나중에 국민당의 통수를 때리고 공산당에 합류했는데, 대만 입장에서는 괘씸하겠지만 그래도 쑨원의 아내였고 장제스에게는 처형이었기 때문에 캬루처럼 마구 까지는 않고 그래도 최소한의 예우는 해 주는 편이라고 한다

대만과 중공이 교류를 재개하게 된 계기도 쑹칭링의 장례식이었고 ㅇㅇ

얘기가 잠깐 옆으로 샜는데 쑹칭링 뒤의 여자는 그녀의 동생인 쑹메이링 여사, 그 뒤의 모자 쓴 군인이 그 남편 장제스 총통

장제스도 쑨원 못지않게 여자관계가 화려한 편이었고, 쑹메이링은 장징궈한테 새엄마였으며 장제스와 쑹메이링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음

물론 이 분야의 끝판왕은 매독쩌둥... 아니 마오쩌둥이다



국부기념관에서 나와서 전철 타러 가는데 파룬궁 성님들이 대기원시보를 나눠주고 있었다

실제로 많은 파룬궁 회원들이 탄압을 피해 대만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국부기념관에 갔다오고도 시간이 남아서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들른 곳

중산당이라는 건물인데, 원래는 청나라 시절 타이완성 청사가 있었던 곳인데 일제가 허물고 지은 연회장이다

일제 패망 이후에 쑨원 선생의 호인 중산을 따와 중산당으로 개명을 했고, 대만 정부에서 연회 및 회의 용도로 잘 써먹다가 지금은 민간에 개방을 했다

물론 지금도 예약하면 회의실을 빌려 준다고 함

시먼딩 근처에 있어서 들르긴 했는데, 볼거리가 그리 많지는 않으니 시간이 썩어 남아도는 게 아니라면 패스해도 될 것 같다



중산당 맞은편에 있는 항일 승전 및 대만 반환 기념비

대만도 광복절이 있는데, 이 날은 일본이 대만을 중국(중화민국)에 반환한 날이다



흑당버블티 하나 사먹고 호텔에서 1시간 정도 쉬다 나왔다



이제 일몰을 보러 단수이로 간다

원래는 대만의 개항장으로 개발이 되었는데, 강 하구에 있다 보니 토사가 쌓여서 항구의 기능을 상실했고 지금은 어업과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평범한 어촌이다

예전에 왔을 때에는 비가 와서 일몰을 보지 못했는데 이날은 다행히 날씨가 좋았음



단수이도 볼거리가 참 많은 동네지만 예전에 가봤으니 다 패스하고 바로 일몰 보러 ㄱㄱ함

연인의 다리

다들 연인이나 가족, 하다못해 동성친구라도 데리고 왔는데 난 혼자였다

바람이 차더라

작년에 잠깐 연애를 하긴 했는데... 후... 바람이 차구나

우리 모두 힘내자



옆구리는 시리지만 경치는 좋았다



이제 페리를 타고 강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여행책자에는 페리에서도 교통카드를 쓸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안 돼서 현금으로 왕복표를 끊어야 했다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분위기가 또 달라서 신기했다



살짝 허기가 져서 이 동네의 명물이라는 오징어튀김을 사먹었다

오징어튀김이 맛없기 힘들긴 하지만 역시 맛있었다



대만에서 보는 마지막 일몰

내일이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한동안은 해외여행을 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좀 쓸쓸했다... ㅠㅠ



버스를 타고 단수이역으로 돌아온다

빨간 벽돌이 인상적인 역이다

단수이에는 빨간 벽돌로 지어진 옛날 건물이 많다



말 나온 김에 잠깐만 보고 갈게

이건 2016년 겨울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인데, 홍마오청(紅毛城)이라는 서양식 요새다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 사람들이 지은 요새인데 명나라 부흥 운동을 이끄는 정성공에게 털리고 말았다

그 후에는 영국 영사관으로 쓰다가 지금은 그냥 관광지



대만 최초의 대학인 진리대학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인 담강고급중학

감독 겸 남주인공인 주걸륜의 모교이기도 하다

엄연히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학교이기 때문에 관광객은 주말에만 들어갈 수 있다



다시 2020년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는다

단수이역 부근에 있는 철판구이 가게

맛은 있는데 양은 살짝 부족했음



호텔이 있는 시먼딩으로 돌아와 망고 버블티 한 잔 했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그 돈으로 뜨끈~한 곱창국수나 사 먹을걸...



그래서 먹음 ㅋㅋ

근데 난 여기 그냥 그랬다... 맛있기는 한데 줄 서서 먹을 정도인지는 모르겠음


6부는 귀국 후기랑 이번에 안 갔던 데 몇 군데 뽑아서 올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