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의 내용은 타임머신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전부 추정이고 여기서 소개한 추정들에 대한 이견도 있음.


요약

1.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 한국어에서 갈라졌다.

2. 고대 한국어의 자음은 지금의 한국어와 많이 달랐다.

3. 고구려어는 고대 한국어의 일종이거나 아주 가까운 언어이다.

4. 현대 한국어의 조상은 신라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고구려어라는 의견도 있다.


1. 제주어의 분화

당연하지만 제주어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옛날 어느 시점에서 과거의 한국어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그 시점은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시대보다 더 이른 것으로 추정됨.

제주어에는 아래아(ㆍ)에 반모음 ㅣ(/j/)가 붙은 쌍아래아(ᆢ)가 존재하는데, 이 모음은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시점의 한국어에서 발견되지 않음. 제주어에서 쌍아래아(ᆢ)가 나타나는 자리에 한국어에서는 모음 ㅕ가 나타나는데,  중세 한국어에서 모음 ㅕ는 음성모음인데도 불구하고 제주어의 쌍아래아(ᆢ)와 대응하는 중세 한국어 모음 ㅕ는 양성모음과 같이 오는 경우가 있어, 여기서의 모음 ㅕ는 모음 ᆢ가 후기 고대 한국어나 전기 중세 한국어에서 변한 것으로 추정되고, 제주어는 한국어에서 모음 ᆢ가 ㅕ로 바뀌기 이전에 갈라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음.



2. 자음

예사소리: ㄱ, ㄷ, ㅂ, ㅈ

거센소리: ㅋ, ㅌ, ㅍ, ㅊ

된소리: ㄲ, ㄸ, ㅃ, ㅉ


된소리는 고대 한국어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됨.

고대 한국어 시절에 중국으로부터 한반도로 한자가 들어왔는데, 당시 중국어에는 전청(全淸), 차청(次), 전탁(全濁)이라는 자음 구분이 있었고, 고대 한국어에 된소리가 있었다면 당시 중국어의 전탁(全濁)은 된소리가 되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어의 한자음에서 된소리는 거의 발견되지 않음. 또한 오늘날 한국어에 있는 된소리 자음들은 다수가 중세 한국어에서 ㅂ 또는 ㅅ과의 결합으로 기록돼 있는데(ᄠᅳᆮ(뜻), ᄯᅥᆨ(떡), ᄡᆞᆯ(쌀) 등), 이를 바탕으로 과거 한국어에서 자음 여러 개가 연속해서 오던 것이 단순화되면서 된소리가 나타났다는 설명이 있음.


거센소리도 고대 한국어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함.

앞에서 말한 당시 중국어의 전청(全淸), 차청(次)은 고대 한국어에 각각 예사소리와 거센소리가 되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큰데, 한국어의 한자음에 예사소리와 거센소리가 있긴 하지만 과거 중국어의 전청(全淸), 차청(次)과 제대로 대응되지 않고 뒤섞여 들어옴. 이를 두고 당시 고대 한국어에 거센소리가 있긴 했지만 생긴지 얼마 안 됐거나 예사소리와 제대로 구분되지 않아 고대 한국어 내에서 혼란이 있었다고 추정하는 경우도 있음. 더불어, 중세 한국어의 성조 규칙에서 거센소리로 시작하는 용언은 초성에 자음 여러 개가 오는 용언과 같은 규칙을 갖고 있어, 거센소리도 결국 자음 여러 개가 연속해서 오던 것(특히 연속 된 자음 중 하나가 ㅎ일 때)이 단순화된 결과라고 보기도 함.


ㄱ과 ㅎ이 구분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함.

위 두 추정과 마찬가지로 한국어의 한자음에 대한 연구에서 나온 의견인데, 당시 중국어의 /k/, /kʰ/, /h/가 한국어의 한자음에서 ㄱ, ㅋ, ㅎ으로 일정히 대응되지 않고 뒤섞여 나타남. 여기서 ㅋ은 다른 거센소리인 ㅊ, ㅌ, ㅍ에 비해 극단적으로 적고, ㅎ과도 섞이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거센소리가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이를 두고 고대 한국어에서 ㄱ과 ㅎ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아 혼란이 있었다고 추정하는 경우도 있음.


자음 ㄹ이 두 가지였던 것으로 추정됨.

고대 한국어는 한자를 빌려 표기됐는데, 그 표기를 봤을 때 목적격 조사 '을'('그것을' 할 때 '을')과 어미 '을'('먹을 것' 할 때 '을')이 철저히 구분되어 표기됨. 목적격 조사 '을'은 대체로 한자 乙나 肹로, 어미 '을'은 한자 尸로 표기되었는데, 뜻이 달라도 똑같이 隱으로 표기되었던 보조사 '은'('그것은' 할 때 '은')과 어미 '은'('먹은 것' 할 때 '은')을 고려했을 때 목적격 조사 '을'과 어미 '을'이 유독 구분되어 표기된 것은 뜻 뿐만 아니라 발음 또한 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음. 이런 주장을 하는 학자들은 목적격 조사 '을'의 ㄹ을 *r, 어미 '을'의 ㄹ을 *l로 봄.



3. 계통


고구려어는 고대 한국어의 일종이거나 아주 가까운 언어였던 것으로 추정됨.

주로 한국 학계에서는 고구려어를 신라어와 같은 고대 한국어로, 일본과 중국 학계에서는 퉁구스어(말갈, 여진, 만주어 등)로 보는 것이 통설이었고, 간혹 고구려어를 백제어와 함께 일본어와 직접 연결하는 학설도 있었는데, 퉁구스어의 일종인 여진어 및 만주어에서 발견되는, 다른 퉁구스어에는 없는 단어들이 한국어와 같은 어원을 공유한다는 점은, 이들의 조상을 지배했던 고구려의 언어가 고대 한국어의 일종이거나 아주 가까운 언어라는 주장을 뒷받침함.


오늘날 한국어는 신라어의 후손이라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견도 있음.

삼국시대의 삼국이 서로 다른 고대 한국어의 방언 또는 고대 한국어와 아주 가까운 별개의 언어들을 사용하다가, 남북국시대에 경주 중심의 신라어를 중심으로 흡수되고, 이를 그대로 고려가 이어받아 개성, 그리고 한양의 중세 한국어로 이어진다는 설이 일반적이지만, 남북국시대의 신라가 경주의 신라어를 옛 고구려 영토인 개성까지 퍼뜨리기에는 행정력이 부족했다며 고구려어가 한반도 중부 및 북부에 잔존해 있다가 고려가 한반도를 통일하면서 개성의 고구려어에서 중세 한국어가, 그리고 오늘날 한국어가 나왔다는 의견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