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편 : 우여곡절 많았던 쏘련 여행기 - 우즈벡편 - 냥드립 채널 (arca.live) 

카자흐편 : 우여곡절 많았던 쏘련 여행기 - 카자흐편 - 냥드립 채널 (arca.live) 



냥붕이들 ㅎㅇ

조금 전 낮에 카자흐스탄 얘기를 했었지

카자흐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갈 때에도 에어 아스타나 비행기를 탔는데, 늦게 탄 민폐 승객이 있어서 비행기가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출발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까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것이었다(...)

어쩐지 비행기가 많이 흔들리는 것 같았는데... 어쨌든 나는 지금 사지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까 잊어버리도록 하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비행기가 착륙하니까 승객들이 모두 박수를 치더라

아에로플로트를 비롯한 동구권 항공사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 같다

이쪽 나라 사람들은 비행하는 동안 수고한 기장과 승무원들을 위해 착륙 시에 박수를 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엄마 말로는 느그나라도 90년대 초반에는 그랬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무튼 그렇게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도착했다

참고로 이 공항 이름은 해이대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인데, 아제르바이잔의 전 대통령 이름이다

지금 대통령인 일함 알리예프는 그의 아들이고, 부통령인 메흐리반 알리예바는 일함의 부인이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음날 아침

이날은 현지 투어를 이용하여 바쿠 주변에 있는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인솔자를 기다리면서 호텔 앞 길거리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리적으로는 서아시아에 속하고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서아시아에 가깝지만 시내 중심가는 유럽 느낌이 난다



처음으로 간 곳은 고부스탄 암각벽화였다

4만년 전에 살던 사람들이 그린 벽화라고 한다



먼저 박물관에 들어가서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벽화를 보러 가는 코스였다



실제 벽화는 이렇다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소가 보인다





다음 목적지는 그 근처에 있는 머드 볼케이노

아제르바이잔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데, 이 천연가스가 땅속에서 진흙과 섞여서 나오는 곳이다



저렇게 진흙이 퐁퐁 하고 솟아난다



저런 분화구가 여러 개 있는데 땅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자



고부스탄 암각벽화와 머드 볼케이노는 바쿠 시내에서 남쪽에 있다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른 비비 헤이바트 모스크

11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모스크였지만 소련에 점령되면서 파괴되었다가, 나중에 아제르바이잔이 독립을 하면서 새로 지었다고 한다

아제르바이잔도 이슬람이긴 한데 우즈벡 카자흐처럼 상당히 세속적인 편이다

외교적으로도 터키와 함께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데, 아제르바이잔은 이스라엘에 석유를 수출하고 그 댓가로 이스라엘제 무기를 수입해 간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아제르바이잔에서 무인기 기지도 굴리고 있는데, 이게 이란한테 엄청난 골칫거리다

더 골때리는 점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아제리인이라는 거다

나중에 또 설명하겠지만 아제르바이잔은 오랫동안 페르시아의 일부였고, 지금도 아제르바이잔 본국보다 이란에 아제리인이 더 많이 산다

느그나라로 치면 대한민국보다 중국 조선족 인구가 더 많고 시진핑핑이가 그 조선족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으 쓰고나니 너무 ㅈ같다



모스크 내부는 대강 이렇다



모스크에서 나오면 이렇게 항구가 보인다

아제르바이잔은 엄밀히 따지면 내륙국이긴 한데, 세계 최대의 호수로 사실상 바다와 다름없는 카스피해를 접하고 있다

이 카스피해는 볼가-돈 운하를 통해 흑해로 연결이 되어 있고 ㅇㅇ

여기도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땅만 파면 천연가스가 퐁퐁 나오기 때문에 예로부터 별명이 '불의 나라'였다

2차대전 당시 히틀러가 이곳의 유전에 집착을 하여 무리하게 공세를 펼치다 시원하게 말아먹었고

그 이전에 독일이 소련과 손잡을 것을 우려한 처칠이 이곳을 선제공격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고 한다

만약에 그랬더라면 냥붕이들은 기미가요와 황국신민서사를 열심히 외우고 살았을 거다

하여간 영국 이놈들은 만악의 근원이다



점심으로는 케밥을 먹었다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의 형제 민족으로 말도 거의 통하고 문화도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터키는 룸 술탄국 - 오스만 제국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국가를 가졌고 수니파 이슬람을 믿지만, 아제르바이잔은 페르시아의 일부였다가 러시아에게 넘어간 지역이었고 시아파 이슬람을 믿는다

그렇긴 하지만 공통점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서로 형제라 부르면서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아테쉬가, 일명 불의 사원

조로아스터교 사원으로 지어졌으나 이슬람이 전래되면서 버려지게 되었다

조로아스터교는 페르시아에서 창시되어 인도까지 전파가 되었는데, 페르시아가 아랍에 정복당하면서 본고장의 신도들은 대부분 이슬람으로 개종을 했지만 저 멀리 인도의 신도들은 신앙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인도에서는 이들을 페르시아에서 왔다 하여 '파르시'라 부른다)

그 파르시 출신의 인도 상인들이 아제르바이잔에 장사하러 왔다가 이곳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의 사원을 복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상인들이 자기들끼리만 온 게 아니라 힌두교, 이슬람교 등등 다양한 종교를 믿는 동료들과 함께 온 것이었다

그래서 이 사원은 상인들을 위한 휴게소를 겸하게 되었고, 그 안에 힌두교 신자를 위한 공간, 이슬람 신자를 위한 공간 등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사원이 된 것이다



한가운데에는 이렇게 불의 제단이 있다

한때 주변의 가스를 개발하면서 불이 꺼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다시 타오르게 해 놨다



가까이서 한 장



이날의 마지막 코스는 야나르 다으, 일명 불의 산이다

바위 틈으로 가스가 새어나와 3백만 년 동안 계속 타오르고 있다고 한다

활활



투어를 마치고 시내로 돌아온다

바쿠는 살면서 한 번 쯤은 다시 가 보고 싶다



야경을 보기 위해 푸니쿨라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간다

저 뒤에 특이하게 생긴 건물 3개는 불꽃 타워라고 한다



덜컹덜컹



야경은 대충 이렇다

폰카로 찍어서 화질 구린 점 양해 부탁함 ㅈㅅㅈㅅ



여기 올라오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불꽃 타워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색이 수시로 변한다

청 적 녹, 그리고 가운데의 초승달과 별은 아제르바이잔의 국기이다



이건 진짜 타오르는 불꽃 같다



전망대 근처에 이런 위령비가 있었다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와 전쟁을 했는데, 그 때 순국한 군인들을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그 이후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원수지간이고, 작년에 또 한 번 전쟁을 벌였다

독립 직후에 전쟁을 했을 때에는 아르메니아가 이겼는데 이번에는 아제르바이잔이 이겼다

설명하자면 엄청 기니까... 꺼무위키를 보도록 하자



저녁은 이렇게 지하에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식당에서



고기와 밥을 포도잎으로 싸서 찐, 돌마라는 음식이다

이거를 요구르트 소스에 찍어 먹는다

아 물론 이것만 먹은 건 아니고 피자도 시켜서 같이 먹었다



후식으로 먹은 돈두르마

쫄깃쫄깃 터키 아이스크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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