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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하

자고 일어나니 전편이 념글에 갔다

다들 고맙다




우리 비행기는 약 50분의 비행 끝에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조지아의 국기

잉글랜드 국기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조지아의 수호성인인 성 게오르기우스의 십자가라고 한다

잉글랜드의 수호성인도 성 게오르기우스이고

조지아라는 국호 자체가 게오르기우스에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조지아 사람들은 스스로를 조지아라고 안 부르고 '사카르트벨로'라고 한다

카르트벨리족의 땅이라는 뜻이다

환전하고 나오니까 시내로 가는 버스 막차가 있어서 호다닥 탔다



호텔에서 푹 쉬고 아침을 먹는다

미식의 나라답게 메뉴가 푸짐했다

가끔 서울에서 호캉스 하는데 조식뷔페가 좀 많이 비싸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호텔에서 나와서 교통카드를 만든다

이 동네 문자는 동글동글하니 특이하게 생겼다



지하철을 타러 내려간다

이쪽 동네가 다 그렇지만 트빌리시 지하철도 매우 깊게 파여져 있는데, 핵전쟁 시 방공호로 쓰기 위함이란다

엄밀히 말하자면, 소련 최초의 지하철인 모스크바 지하철이 개통되었을 때에는 핵무기가 없던 시절이었다

모스크바의 지반 자체가 연약해서 땅을 깊게 파야만 지하철을 뚫을 수 있었는데, 뚫고 나중에 보니까 이런 장점이 있어서 다른 도시들도 죄다 이렇게 깊게 팠다고 한다

엄청 깊긴 한데 에스컬레이터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는다

다만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내릴 때 적응이 잘 안 되는 느낌이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간 곳은 시외버스터미널

말이 버스지 사실은 봉고차에 가깝다

이런 봉고차를 마슈르카라고 부른다

여하튼 이 차를 타고 조지아의 첫 수도였던 므츠헤타로 간다

요금은 편도 400원



므츠헤타는 트빌리시에서 차로 35분 정도 걸린다

배산임수 지형이라 수도로서는 좋은 곳이었지만 시가지가 너무 좁아 트빌리시로 천도했다고 한다

위에 사진은 스베티츠코벨리 성당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일요일이라 미사를 집전 중이었기 때문에 그러지는 못했다

조지아는 정교회 국가로, 정교회 독립 총대주교좌를 가진 5개 나라 중 하나다(나머지 4곳은 러시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비슷하게 생겼는데 다른 건물이다

여기는 삼타브로 수도원

유럽의 다른 수도원들처럼 와인을 직접 담근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최초로 와인을 담가 먹은 증거가 발견된 나라로, 그 시기는 최소 8천 년 전이었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2세계에서는 조지아 와인을 최고로 쳤다고 한다



즈바리 수도원

산 중턱에 홀로 떨어져 있고, 므츠헤타 읍내에서 저기로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 택시, 자가용, 도보(...) 말고는 답이 없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고 있으니까 냄새를 맡은 택시 기사가 즈바리 가는 거냐고 먼저 물어보더라

정말 여담이지만 저 앞에 노점상이 상당히 많은데, 한 노점상이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South Korea president Moon Jae-in!'이라고 해서... 저 인간은 어떻게 느그나라 대통령 이름을 아는 걸까 하고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조지아 대통령은 누구지? 꺼무위키 찾아봐도 금방 까먹는다...



즈바리 수도원에서 내려다 본 므츠헤타 읍내



이거는 사실 즈바리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인데, 우리가 내리려고 하니까 기사양반이 갑자기 트렁크에서 이런 걸 꺼내더라

'차차'라는 조지아 전통주인데, 포도를 수확하고 남은 덩굴과 잎과 껍질을 모아 만든 증류주라고 한다

그런데 저 기사양반은 항상 저렇게 술을 가지고 다니는 걸까?

물론 나는 지금 잘 살아 있다



므츠헤타 읍내에서 즈바리 수도원까지는 기사양반이 왕복 8000원 부르던데 흥정해서 6000원에 다녀왔다

그런데 아저씨가 4000원만 더 내면 트빌리시까지 태워준다더라

어차피 즈바리 수도원이 트빌리시에서 므츠헤타로 들어가는 입구 쪽이라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시내 들어가자마자 바로 나오는 지하철역에 내려 준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가 나오는 나라라서 그런지 건물이 좀 삐까뻔쩍했는데 여기는 쏘련 특유의 수까블럇한 감성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물론 우즈벡, 카자흐와는 다르게 영어는 생각보다 잘 통하니까 겁먹지는 말자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도 영어 잘 통하는 편이다



점심을 먹으러 간다

조지아식 퐁듀



그리고 닭고기 경단에 화이트 와인 한 잔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이 '조지아 요리는 하나하나가 시와 같다'고 극찬했는데 정말 오묘한 맛이었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호텔까지는 걸어서 돌아가기로 했는데, 가는 길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이런 마그넷을 발견했다

다들 잘 알겠지만 스탈린은 조지아 출신이고 원래 이름은 이오세브 베사리오니스 제 주가슈빌리였다

스탈린이라는 이름은 강철 같은 사람이라는 뜻에서 레닌이 지어준 별명이었고 ㅇㅇ

어떻게 보면 스탈린이 가장 성공한, 가장 유명한 조지아인이지만 철저히 소련의 입장에서 국가를 통치했고 그 과정에서 조지아 민족주의 세력을 신나게 탄압했다

반면 스탈린이 모스크바에 가서도 조지아 요리를 열심히 찾았기 때문에, 느그나라 중국집마냥 소련 전역에 조지아 요리가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조지아인들은 스탈린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시내에 이렇게 공원도 있다

저 동상이 누군지는 모르겠다



조지아 국회의사당이었나? 정부 관련 건물인데 잘은 모르겠다

앞에서 무슨 시위를 하더라



시내 한복판에 있는 자유광장

저 탑 위에 있는 황금 동상은 용을 무찌르는 성 게오르기우스다

원래는 저기에 스탈린 동상이 있었다고 한다



조지아의 명물 보르조미 탄산수



트빌리시 시내에는 쿠라 강이 흐르고 있는데, 이렇게 강가에 교회와 동상이 있다

동상의 주인은 트빌리시로 천도한 왕, 바흐탕 고르가살리라고 한다

뒤에 있는 교회는 메테키 교회인데 아쉽게도 공사중이었다

동상 바로 앞에 다리가 있었고, 그 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가니까 우리 호텔이 나왔다



호텔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야경을 보러 간다

여기도 이렇게 푸니쿨라가 있다

저거 눈앞에서 놓침 ㅋㅋㅋ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트빌리시의 야경



저녁에도 조지아 요리를 먹는다

야채를 다져 만든 샐러드인데 정말 형언하기 힘든 맛이었다

맛없는 건 아닌데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음 ㄹㅇ



이건 카슈슐리라는 고기 스튜

헝가리의 굴라쉬와 맛이 비슷했다

느그나라에 조지아 식당은 부산에 딱 2군데 있다고 한다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는 삼위일체 대성당

핸드폰 카메라로는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기에 역부족이었다



현지인들이 안에서 기도하고 있어서 입구에서만 사진을 찍고 바로 돌아왔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