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땐 케이블 tv 이런거 없었음.
아니 있었을지도 모름. 하지만 우리 집엔 그런거 없었음.
뭐 소문엔 '케이블 방송이라는게 있다더라'라고 했음. '지금 유선방송이 케이블 방송의 맛보기다'라면서...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kbs와 mbc에 방송이 나오지 않았음. 왜인지는 모르겠음. 예상인데 아마 학생들은 학교에 갔을거고 직장인들은 다 출근해 있을 시간이니 타겟층은 주부밖에 없는데 그 땐 지금처럼 청소기가 집집마다 보급되지도 않았고 세탁기가 있어도 지금만큼 편리하지도 않는데다가 밥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집안일에도 시간이 오래걸리고 0살짜리 애를 어린이집에 보내지도 않아 tv를 여유롭게 볼 시간이 있는 주부들도 그리 많지 않아서 수요가 적으니 전기 아낀다고 방송 송출 안한 것 같음.
무튼 그 때가 되면 아무런 방송이 나오지 않고 지지직 거리는 노이즈만 나왔음. sbs는 지방이라 볼 수 없었음.
그런데 유선방송이라는 채널로 그 12~6시까지 이런저런 잡다한 방송을 해 줬음.
승리호, 태극호, 뭐 이것 저것 기타 등등 일본 애니와 수도권 지역에서 방송 해줬던거 재방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음.
야구도 지금은 월요일 빼고 우취있는날 빼면 매일 방송 해 주는데 옛날엔 안그랬던거 같음. 그냥 방송 해 주는 대로 본 듯....
그러다가 itv가 나오기 시작하고 sbs가 시범방송 하기 시작하더니 유선방송이 사라지고 케이블 방송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낮에도 지상파 3사 모두 채널이 나오더라고.
이제는 코로나 여파로 집에서 애들이 공부를 하고 재택근무를 하고...
초1때 '미래에는 집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서 일을 할 것 같습니다'라고 슬기로운 생활 시간에 말 했었는데 그게 오긴 왔는데 이따위로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런게 특이점인가?
인류 문명이 서서히 발전하다가 뭔가 특별한 일로 인해 급격히 발전한다더니 옛날엔 전쟁으로 인해 급격히 발전했고 오번엔 코로나로 인해 급격히 발전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