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가고 싶은 상황 댓글에다 ㄱㄱ


1.

으레 그랬듯 냉전 당시에는 미소 양국이 서로를 향해 미사일을 겨누고 있었다.

이러한 핵 미사일 기지의 책임자로서 당신은 오늘도 평화롭게 하루가 저물기를 희망하며,
또 내일 있을 부모님의 생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결코 보고 싶지 않은것. 즉, 레이더 상에 미사일 몇 개가 감지되면서 날아오는 것이 포착되었고, 이제 당신은 이것이 레이더의 오류인지, 아니면 간악한
자본주의자들의 전쟁을 알리는 서막인지 판단해

핵을 날리든지 아니면 오류라고 상부에 보고할 건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2.

핵의 열기가 온 세상을 덮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신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고, 방사능은 아직 퍼지고 있는 중이라서 가족이 있는 곳까지는 오지 않아 그들이 방공호로 대피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가족은 아직 핵 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며, 설상가상으로 인해 전화도 끊겨 오직 당신이 직접 가서 이 위기를 전해야 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빠르지만 핵전쟁 전에도 여러 실험을 한 곳이어서 간다면 당신의 미래를 보증할 수 없으며,

다른 곳은 실험장을 돌아서 가는 것이기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당신보다 방사능이 더 빨리 가족에게 도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제 당신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두 선택지 중 하나를 빨리 선택해야만 한다.



3.

원래 미친 건지 아니면 세상이 미치면서 미친건지.

무엇인 몰라도 확실한건 미치광이들이 당신과 다른 사람들을 잡아서 총을 겨누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제비뽑기를 시키더니 오직 붉은색의 종이를 가진자만 살려보낸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리고 운 좋게도 붉은 종이는 당신의 손에 있었고, 당신은 기뻐하며 이를 그들 앞에 흔들며 미소 지었다.

그러자 그들은 당신과 다른 사람들을 방에 가두더니 다시한번 위의 말을 언급했다. 앞에 내일 아침까지라는 말을 덧붙치면서.

문이 닫치자 주변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며 서서히 다가왔고,

당신이 살기 위해 모든지 할 각오가 있듯이 그들도 살기 위해 모든지 할 각오가 되어 있다.



4.

살아있는것은 항상 힘든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런 전시 상황에서는 더더욱.

모두가 핵맞고 편히 죽은 줄 알던 당신에게
어느날 갑작이 한가지 무전이 라디오로 전해졌다.

"생존자.... 여러.... 안전.....군......"

당신은 아직까지도 군이 살아남았음을 감사하며, 또 구원을 고대하며 그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점점 무전의 전파가 강해지는 것을 들으며, 그들이 당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면서

그리고 오늘, 드디어 멀리 보이는 그들의 형상을 드디어 목격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국군이 아니라 타 국의 군이였고, 당신은 이에 놀라며 몸을 숙였다.

이와 동시에 갑자기 라디오가 큰 소리로, 아주 또렷하게 당신이 들었던 그 무전의 원형을 지껄이기 시작함.

"생존자들이 여렷 안전하게 전력을 보존하고
있는 적 군 기지와 소통한다는 소식이다.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사살해라."

황급히 라디오를 껐지만 그 소리는 당신만의 전유물이 결코 될 수 없다.

이제 당신은 매서운 군화 소리가 점점 커져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5.

적국의 화학탄인지, 아니면 인간의 죄악에 의한 자연의 분노인지.

하얀 연기가 당신의 도시를 뒤덮으며 도시를 질식시키고 있었다.

연기에 노출된 이들은 격렬하게 기침하며 온 구멍에서 피를 토하다가 쓰러지며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는 이 연기가 무해하기에, 당신은 남들이 쓰러지는 와중에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선 그들을 가련한 눈빛으로 처다보고 있었다.

또한 항상 유사시를 대비했던 당신과 그런 당신의 운 덕택에 당신의 가족은 지하 방공호에 무사히 살아남아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두 가지 행운과 함께 죽어버린 도시에서 거닐던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연기가 공기보다 무거워서 곧 땅바닥으로 쏠릴것을.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방공호의 필터는 더 이상 이 연기를 막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일주일? 아니면 내일? 어찌되었든 결국 당신은

이제 한가지의 행운과 함께 이 도시에서
살아가야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