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한자 관련 (한자콘 미포함)게시물인데 원래는 오랑캐와 관련된 한자 쓰다가 갑자기 이게 좋을것 같다 싶어서 먼저 올림, 

쏘리 오랑캐도 곧 올릴께. 여하튼 이번에는 모양이 헷갈리는 것이 아니라 훈(뜻)이 헷갈리는 한자에 대해 알아볼 것인데 야발 이 녀석이 얼마나 악랄하냐면 한자검정 시험의 점수를 깎아먹는 주범이야. 왜 그런 것인지는 일단 보면 알겠지? 서론이 너무 길었나? 쨋든 시작.

1.絶,切,截

■■□□□(참고로 이건 개인적인 난이도 평가)

얘네 모두 '끊을 절' 이라는 한자인데 왜 3개나 있냐고?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구별을 할 수 있어야 이걸 쓸 거 아니야? 일단 切,截은 '물체'를 자른 다는 뜻이 있어서 거두절미(去頭截尾),절단(切斷),절취(截取) 등등에 쓰이는데 요 둘은 어떻게 구별하나? 좀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냥 외워! 이 둘은 서로 통용되지만 切이 더 용례가 많으니까 거두절미 말고는 切자를 쓰는 것을 추천.

그리고 絶자는 추상적인 것을 자르다는 뜻이 있어서 절교(絶交), 절실(絶實)등에 쓰이는 한자야. 切이랑 截은 나름 헷갈리니까 2점 줌.

2.反,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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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자는 '돌이킬 반'인데 얘는 좀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음. 일단 反자는 '반대'라는 뜻이 있어서 반칙(反則), 반박(反駁) 등에 쓰이는 한자이고 返자는 '돌아오다' 라는 뜻이 있어서 반환(返還), 반납(返納) 등등 쓰이는 한자야. 쉽긴 하지만 서로 통용되는 경우도 있어서 3점 줌.

3.回,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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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돌 회'라는 한자인데 둘이 서로 통용되어 구별하기 상당히 어려운 편에 속하는데 구별법은 回가 빙빙 돌거나  갔다가 돌아온다는 정도의 의미라면 廻는 무언가를 피해 돌아서 간다는 정도의 의미인데 그 증거로 回는 회전 (回轉), 회복(回復)등에 쓰이는 반면 廻는 냥붕이들이 자주 하는 우회(迂廻)에 쓰이는 한자야. 서로 통용되는 것이 빈번하지만 回 쪽이 더 많이 쓰이니까 3점 줌.

4.係,系,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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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상당히 어려움. 일단 繫,係의 간체자가 系인 만큼 통용되는 경우도 매우 빈번하고 구별하기도 어렵지만 그나마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두 '맬 계'라고 일컫어 지지만 系는 '혈연'을 나타내고 係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한자. 그냥 성관계(性關係)에 쓰인다 이렇게 외우면 쉽고 繫는 앞의 두 글자와 통용되지만 보통은 '얽히다'라는 뜻으로 쓰여. 그래서 系는 직계(直系), 가계(家系)등에 쓰이고 係는 성관계(性關係), 계수(係數) 등에 쓰여, 그리고 繫는 연계(連繫)등에 쓰이는데 용례는 연계 말고는 없다고 봐도 상관 없는데 連  말고 聯으로 대체할 수도 있음. 이에 앞서 말한 이유로 5점 줌.

5.循,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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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은 모두 '돌 순'으로 읽히는데  循은 '뱅뱅 돌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 순환(循環)등에 쓰이고 巡은 '돌아다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순찰(巡察), 순례(巡禮) 등에 쓰여. 통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2점 줌.

6.順,純,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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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셋은 각각 '순할 순', '순수할 순', '순박할 순'으로 불리는데 順이랑 純, 淳은 통용되는 경우가 아예 없지만 淳이랑 純은 통용되는 경우가 조금 있어서 3점 줌. 그런데 구분은 어떻게 하냐고? 일단 順은 '순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순진(順眞), 순종(順從) 등에 쓰이는 거고 純은 '순수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순수(純粹), 단순(單純) 등등에 쓰이는 한자, 그리고 淳은 '순박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 순박(淳樸)이라는 단어에 쓰이는데 사실 순박이 醇樸, 淳朴, 純樸, 淳撲...(이하생략)등등 많아서 헷갈리기는 한데 淳朴이 제일 공식적인 표기이니 그리 알자..

7.蛇,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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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은 '뱀 사'라는 한자인데 둘이 통용되는 경우가 아예 없어서 1점 줌. 여하튼 蛇는 일반적인 '뱀'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인데 독사(毒蛇)같은 단어에 쓰임, 그리고 巳는 십이지의 뱀을 뜻하는 한자라서 사시(巳時)같은 단어에 쓰이니 헷갈리는 일 없도록!

8.現,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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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한자는 '나타날 현'이라는 글자인데 둘다 상당히 많이 쓰이는 글자라서 둘이 통용되는 경우도 있음. 

하지만

現은 '실재로 알게 되다'

顯은 '명백하게 드러나다,남이 알게되다'

로 알면 좋을 것 같음

現은 현저(現著), 현상(現象) 등에 쓰이고

顯은 현미경(顯微鏡)같은 단어에 쓰이니까 알아서 외워서 쓰는 것이 중요함

통용되는 경우도 꽤 있기는 하지만 위에 뜻만 알면 딱히 헷갈리지는 않으니 3점.

9.莖,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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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줄기 경'이라고 읽는데 莖은 '식물의 줄기'를 일컫는 한자라서 음경(陰莖), 청경채(靑莖菜)같은 단어에 쓰이고 梗은 주로 '막히다'라는 의미여서 경색(梗塞)등의 단어에 쓰여. 서로 혼동되는 경우가 전무하여 1점 줌.

10.洩,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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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샐 설' 이라고 읽히는 한자인데 이 둘은 서로 동자(同字) 관계에 속해있는 한자라 서로 통용되는 경우가 빈번하나 2점밖에 주지 않은 이유는 이 둘이 1급 한자이기 때문에 용례가 별로 없어. 일단 泄은 설사(泄瀉), 배설(排泄)같은 단어에 쓰이고 洩은 누설(漏洩) 외에는 쓰임이 없어. 그래서 이것만 잘 기억하고 있으면 헷갈릴 일은 없을 거야. 따라서 2점 줌

11.象,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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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자들은 각각 '코끼리 이상', '모양 상'이라고 읽는 한자인데 이게 헷갈릴 일이 뭐가 있냐고? 현상을 한자로 써보자. 現象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고 現像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을 것 아냐? 일단 '像'은 사람이나 구체적 모양을 지닌 사물의 형상을 말할 때 주로 쓰고 '象'은 얼른 그 모양을 떠 올릴 수 없는 추상적인 모양을 말해.

개어렵네 ㅅㅂ

여하튼 이런 이유로 現象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현상을 뜻하고 現像은 사진술에서, 촬영한 필름이나 인화지따위를 약품으로 처리하여 영상이 드러나게 하는 일(출처:네이버 국어사전)을 일컫는 말이야. 이러한 이유로 통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좀 복잡해서 3점 줌.

12.道,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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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 모두 '길 도'라고 읽는 한자인데 구별하는 방법은 道는 일반적인 '길'을 나타내는 한자로 도로(道路)같은 단어에 쓰이는데 途는 추상적인 길을 나타내는 한자라서 도중(途中), 별도(別途)같은 단어에 쓰여. 서로 통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2점 줌.

13.伎,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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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자들은 '재주 기'라고 읽는 한자들인데 技는 경기(競技), 기술(技術)같이 수많은 한자에 쓰이는 반면 伎는 기량(伎倆) 외에는 용례가 전무하여 쉽게 구분할 수 있어. 이와 같은 이유로 1점.

14.郭,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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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자들은 '둘레 곽'이란 한자인데 얘는 뭐 구분할 방도가 없어.

그냥 외울 수 밖에 없다는 거지. 廓의 용례는 외곽(外廓), 흉곽(胸廓), 윤곽(輪廓)이 있는 반면 郭은 성곽(城郭) 외에는 모두 성씨밖에 없으니 그리 알고 있으면 됨.

나름대로 암기를 해야 되니 3점 줌.

17.太,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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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자는 '클 태'라고 읽히는 한자인데 구별하는 방법은 太는 크기가 크다, 정도가 심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지만 泰는 편안하다, 너그럽다, 크다 등의 의미를 가진다 이렇게 해석하면 됨.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 그냥 외워. 太는 태양(太陽), 태초(太初)등의 단어에 쓰이지만 泰는 태연(泰然)같은 단어에 쓰여. 이렇게 구별법이 존재하지만 혼용되는 경우가 많으니 4점.


맺음말

그저께부터 쓰다가 현타와서 

하고 쓰다가 피곤해서 자고 정신 차리고 쓰다가 노트북 충전기 안꽂아서 날아가고 쓰고 갈아엎고 쓰고 그래서 총 3일이 걸린 눈물의 게시글. 하나 말하는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쓴 것 중에 잘못된 것이 있을 수 있고, 그냥 재미로 보고 도움되었으면 좋겠어. 재미있으면 추천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