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더 많은 게임 CD가 있었으나

대학생때 자취하는 사이에 엄마가 대부분의 게임 CD를 버려버림

나는 이를 '붉은 밤의 대숙청'이라고 부른다


이 대숙청에서 살아남은 CD들을 소개함.



킹덤언더파이어 골드와 천년의신화 고려편

킹덤언더파이어는 옛날 온게임넷에서도 대회를 열었던 게임임.

CD살때 딸려온 책에서는 디렉턴가 뭔가 하는 사람이 후속작 내겠습니다 해서 기대했는데

엑박겜으로 후속작을 내버려서 못했다.


천년의신화는 처음에 고구려,백제,신라 CD가 따로있었음. 그러니까 모든 팩션을 다 하려면 CD를 세개 샀어야 한다 이말이오.

그러다 태조 왕건이 빅히트를 치자 부랴부랴 땜빵 팩션인 고려와 나머지 팩션을 다 합쳐서 합본팩으로 냄.

지금 있는 CD는 합본판이고 그 전에 백제편이 있었는데 합본판 사면서 버려버림

지금봐도 개좆같은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함. 스타를 저그전용CD, 테란전용CD, 프로토스전용CD로 냈다고 생각해보셈.



쥬라기원시전2도 나름 재밌었음.

나는 공룡덕후라서 티라노족을 했고 같이 겜하던 사촌형은 그때 중2병이라서 데몬족을 좋아했음.


서든 스트라이크는 받았었는데 이전까지 나의 RTS게임은

자원을 존나모은다 -> 유닛을 존나모은다 -> 컨트롤없이 어택땅으로 쇼부친다 였는데

그 방향성으로 절대 클리어를 할 수 없는 게임임. 주어진 군대로 임무를 완수하는 게임.

캠페인 1차미션도 못깨고 멘탈이 터졌는데 빌려준 친구는 10일만에 다깼다고 후련하게 말하는거보고 재능의 차이를 깨달음.



해상왕 장보고.

이때 장보고가 한창 언론에서 푸시할때였던걸로 기억함.

캠페인 내용이 ㅈㄴ 아스트랄했고 어린마음에 압도적인 해군, 일본을 막아냄이라 약간 이순신 장군 신라버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애미뒤진 지방군벌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선 허탈하더라



킹덤언더파이어 패키지로 사서 끼워진 책들.

공략본과 설명, 설정등이 나와있음.

정말 재밌게했다 국산 RTS중 원탑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게임이고 최근에도 해볼 정도로 좋았음.

약간 정석적인 스토리지만 난잡하게 벌려놓고 스토리 수습도 못하는 븅신같은 게임들에 비하면 천사였고

기본으로 RTS적인 게임이나 특정 캠페인에서는 RPG로 전환되는 참신한 게임이었음.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 단행본.

마찬가지로 패키지로 구입했기 때문에 남아있음.

CD는 '붉은 밤의 대숙청'때 제거되었는데 엄마가 그냥 책인줄 알고 냅둔 이 공식책자만이 넘치는 립버전 속 내가 정품을 구매했다는 증거로 남음.

프로즌쓰론은 쥬얼판으로사서 CD밖에 없었는데 버려짐 ㅠ

참고로 스타 오리지널 밑에 있는 살색은 쥬지가 아니고 발임.



서든 스트라이크와 쥬라기원시전도 책자가 남아있었는데

대체 왜 족보 뒤에 숨겨져있었는지는 나도몰름


사실 게임도 자랑하고 싶었지만


더 자랑해야 할 것은

초중학생 어린나이 남들이 프X나 당X귀 쓰면서 불법다운을 저지를때

게임 돈주고 사면 호갱소리 들을때

용돈모아서 하나하나 샀었던 어린 시절 나의 양심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