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언제나 인터넷에 이런 연재글을 올리고 싶었음

그런데 아는 것도 별로 없고 필력이 뛰어나지도 않아서 써 보지를 못했는데

여기서는 가볍게(?) 써도 될 것 같아서 써보기로 함

원래는 비틀즈 팬으로서 앨범별로 리뷰하러 했는데 누군가 이미 록의 역사 연재중이시더라

그래서 우리나라 바둑의 역사를 써보려고 함!

비전문가라서 내용이 별로라도 이해해 주시길...


1.  개인적인 썰

어렸을때 프로바둑기사가 꿈이었다. 바둑을 시작한 건 6살때인데 바둑을 제일 재미있어했다. 초등학교 땐 대회 나가서 상도 타보고 해서 열심히 하면 바둑기사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루는 아빠한테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하니까 아빠 왈

'프로가 되려면 이미 입단했어야 했다. 너는 너무 늦었다.'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그 뒤론 바둑을 두지 않았다. 인터넷 바둑도 안두고 월간 바둑을 보거나 신문에서 연재하는 유명 대회 기보나 가끔 보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나이에 프로가 된 사람은 둘 밖에 없었다. 조훈현과 이창호. 

너무 일찍 꿈을 포기하게 한 아빠한테 서운했었는데, 얼마 전에 '미생'이란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너무 재밌어서 만화로도 두 번 정주행했다. 그걸 보니 아빠한테 감사하더라. 너무 늦었다는 말은 프로가 되기에 늦은 것도 있지만, 프로가 되더라도 여유있게 바둑을 즐기며 살기에는 부족한 재능이라는 뜻이었다. 바둑계는 오직 1인자만 빛나는 세계기 때문이다. 


2. 바둑계의 거인들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는 입사할때 자기가 바둑을 두게 만든 거인들을 회상한다. 조남철, 조훈현, 이창호, 전부 한 시대를 풍미한 기사들이다. 장그래는 이들을 '나의 영웅'이라 부를 정도로 소중히 여긴다.

 바둑은 개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스타의 존재가 바둑계 전체의 흥행을 좌우한다. 골프나 복싱같은 종목도 타이거 우즈나 무하마드 알리같은 스타가 있을때 가장 인기가 많지 않은가? 일반팬들은 스타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길 기대하며, 장그래 같은 바둑 유망주는 이들을 롤모델로 꿈을 키워나간다. 

우리나라 바둑이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세계 최고의 기사가 우리나라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훈현이 응씨배를 우승한 이후로 세계 최고의 기사는 항상 한국인이었다. 잠깐의 조훈현 시대, 이창호 15년, 이세돌 10년, 근 30년 가까이 한국 기사가 세계를 호령했다. 심지어 이들은 2위와의 격차도 압도적이고 각자의 개성이 매우 뚜렷해서 흥행하기에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지금 바둑이 인기 없는 이유는 바둑이 다른 스포츠보다 재미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과거처럼 압도적인 슈퍼스타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세계대회 우승은 매번 중국기사가 하고, 그 중국기사마저도 매번 바뀐다. 


3. 바둑과 스타크래프트

 바둑은 스타크래프트와 유사한 점이 굉장히 많다. 둘 다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두뇌 스포츠이며, 국민 대다수가 어느정도 할 줄 아는 민속놀이 급의 인지도를 가졌다. 항상 한국이 다른나라보다 압도적으로 잘했었고, 과거에는 인기가 많았으나 요새는 인기가 팍 식은 것까지 똑같다. 그 외에도 생태계의 구조라던가 비슷한 점이 여럿 있어서 앞으로도 자주 스타 가지고 비유할 것이다. 

 냥드립의 아재들 중에서도 스타의 역사를 읊으라면 좔좔좔 몇시간이고 떠들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임요환, 이영호 같은 당시 유명 게이머와 삼연벙, 3.3 혁명 같은 주요 사건 위주로 설명할 것이다. 이들이 우승하고 드라마를 쓰며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둑도 1인자와 유명 대국 위주로 설명할 것이다. 예선전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프로들의 경기는 썰 풀기에는 재미없기 때문이다. 


연재를 한다면 조남철-김인-조치훈-조훈현-서봉수-이창호-이세돌 이렇게 7부작이 될 것 같음. 바둑에 관심있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일 거고, 관심 없으면 그닥 재미없을수도 있음. 그래도 열심히 쓸 테니까 심심하면 추천 한 번 눌르고 가주시면 감사하겠음.


3줄 요약

1. 바둑은 1인자들이 중요한 게임이다.

2. 그래서 역사는 1인자들과 중요 사건 위주로 풀어나갈 것이다.

3. 바둑과 스타가 비슷하니 둘이 비유하면서 설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