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글쓴게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조언 감사히 받겠음





모 대학 단과대학 사무실에서 학과담당 업무를 1년동안 봤었다


졸업을 앞두고 앞길이 막막하던 차에 우연히 학교 공지에 졸업예정자 대상으로 계약직 행정직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알고 지원을 했다

 

일단 이거라도 하면서 제대로 된 직장에 갈때까지 시간이랑 돈을 벌어보자고 했었는데 

 

내가 똥통에 빠져버렸다는걸 깨닫기까지 너무 많은 대가를 치루었다

 

내가 글재주가 없어서 시간순서대로 썰을 풀면 좆노잼썰이 될게 너무 뻔하니 걍 에피소드로 풀어봄





1.욕변기


썰을 풀기로한 제일 큰 이유라 첫번째 에피소드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내 자리는 문의가 정말 많이 들어온다


온갖 희한한 질문에 황당한 상황도 마주하게 되는데 이거는 나중에 얘기하고


업무 특성상 사람을 정말 많이 상대해야 했다 


말주변없던 진성 찐이었던 나에게는 매 순간이 긴장과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상대해야 하는 사람의 70%는 화가 난 상태로 사무실을 오거나 전화를 건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 수강신청 망했다고 욕박기
  • 자기 과목 정원 30명인데 왜 45명이 신청했냐고 샤우팅박기
  • 내 성적이 이렇게 나올리가 없다 교수 연락처 내놔라
  • 자기 왜 졸업못하는거냐고 화내기
  • 학생들한테 알림문자 발송했더니 왜 멋대로 문자보냈다고 짜증내기
  • 빨간날에 보충수업 결정한건 교수지만 그딴거 나는 모르고 빡치니까 너를 조져야겠다
  • 필수과목 F받은건 나지만 다음달에 입사예정이니까 졸업 안시키면 니들 책임이라고 지랄하기
  • 공지사항에 안내가 떡하니 상단고정으로 박혀있지만 내가 못봤으니 직원인 너를 조져야겠다

등등


그야말로 평일내내 다이나믹한 경우의 수로 멘탈을 FUCK당하는 욕변기였지


욕도네이션으로 수금하는 브베는 사람이 아닌게 분명하다 


씨발 다시 떠올리니까 개좆같네 씹새끼들 


이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는 전화벨이 울리거나 카톡오면 땀나고 불안해지고 이러더라


전화상담원들 진짜 존경스럽다


저 지랄을 1년동안 하다보니까 진짜 좆간혐오, 전화벨공포증이 생겨버렸음


그거 영향으로 이후 직장에서 멘탈유지가 안됐었는데 그건 다른 얘기니까 패스하고


항우울제랑 항불안제 처방받아 먹기 시작하면서 그제서야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음

(혼자서 멘탈 관리 안되면 잡생각 집어치고 빨리 정신과로 가라 난 너무 늦게가서 이래저래 꼬였다)


첫 직장이 왜 중요하다는건지 뼈저리게 느끼는 때였음


하지만 그 뒤에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더 좆같은 코스믹 호러가 있다는걸 알지못했던 나는 


손절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리고 만다.



다음편 2. 싱글벙글 교수촌(1)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