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든 나라에는 아주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군대가 있다. 극소수의 예외는 다들 다른 나라의 보호를 받는 보호국이거나 일본처럼 명목상 군대가 아닌 무장조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군대를 운용하는 나라뿐이다. 스위스의 보호국인 리히텐슈타인 대공국, 미국의 보호를 받는 도미니카 공화국, 이탈리아의 보호를 받는 바티칸 같은 경우가 전자에 속하고, 후자의 경우는 일본 하나다.


※ 전자의 경우도 경찰 산하 대테러부대, 해안경비대를 운용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대한민국의 해안경비대는 해양경찰.


그런데 군대가 있으면 군대를 무장시킬 무기와 군인이 먹을 식량도 필요하고, 운용 장비를 굴리기 위한 연료도 필요하다. 다른 나라에서 지원을 받는 나라도 있겠지만, 보통은 돈을 주고 외국에서 사오거나 직접 만들어야 한다. (한국 같은 경우에도 초기에는 지원을 받았었다.) 이런 국방 분야의 각종 물건(무기든 장비든)을 만드는 것도 예전에는 국가가 운영하는 조병창에서 했지만, 지금은 보통 기업에서 하고, 이런 기업을 방위산업체, 줄여서 방산업체라고 한다.


※ 조병창 중 유명한 것으로는 스프링필드 조병창(The Springfield Armory)과 체코 조병창(Česká zbrojovka Uherský Brod)이 있다. 스프링필드 조병창에서 생산한 물건 중 유명한 것이 세계대전 당시에 널리 사용된 M1903 Springfield와 M1 Garand. 체코 조병창에서 생산한 것 중 유명한 것이 CZ75 권총.


하여간 그런 방산업체 중 대한민국의 방산업체의 역사와 그 취급 물품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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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화



(1) 소개 및 역사 


정식 이름은 주식회사 한화.


1952년 김종희가 창업한 회사로, 설립 당시의 이름은 한국화약. 1955년에 귀속재산이었던 조선유지 인천공장 (조선화약공판)을 인수했다. 그리고 1957년 다이너마이트 국산화에 성공하고, 1974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다. 1987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대전공장을 인수했으며, 1993년에는 사명을 한화로 변경했다.


※ 귀속재산 : 일본제국 정부나 일본제국 기업 소속의 재산으로, 해방 이후 미군정청에서 관리하게 된 재산 중에서 미국과 대한민국 정부의 협정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의 소유로 넘긴 재산.


※ 냥드립에 중국 방문 당시 남조선 폭파집단이라는 환영 멘트 때문에 바꿨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사실 그 이전에도 한화의 기업이름이 Korea Explosives Group이라 서구권에서 얘들은 테러리스트들인가? 하는 시선을 받았다고 한다. 1990년 중국 방문은 그 결정타였던 게 아닐까...


여기가 한화그룹의 모회사이니만큼,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방산업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2) 생산품


역사 다음으로는 생산품을 볼 텐데, 일단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한화가 "한국화약"이니까 여기서 화약과 관련된 모든 걸 생산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다. 실제 군대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총탄, 포탄은 다른 곳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거기도 이후에 다룰거임.


일단 한화의 방산 분야는 굉장히 넓다. 그래서 한화 자체적으로도 탄약체계, 항법장치, 레이저, 수중 음향 센서, 종합군수지원을 다 따로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글 쓰는 내가 잘 모르는 분야도 있음.


먼저 박격포탄이다. 한화에서 생산하는 박격포탄은 81mm와 60mm라고 소개하고 있음.





이런 거. 박격포에 대해 모르는 냥붕이들은 없을테니 딱히 설명 없이 넘어감.


설명이 필요하면 그냥 나무위키에서 81mm 박격포와 60mm 박격포를 검색해보는게 빠르기도 하고. 참고로 맨 아래는 60mm 박격포탄, 위쪽은 신형 81mm 박격포탄, 구형 81mm 박격포탄 순서임.


그리고 다음으로는 로켓탄약이 있다.




이건 단거리 로켓 발사기와 거기 사용되는 성형작약탄이다. 대한민국 국군을 경험한 사람이 이걸 보면 국산 대전차 로켓이 있었냐고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대전차 미사일이 아닌 대전차 무기는 판처파우스트 3, M72 LAW, 무반동총 정도를 봤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연식이 좀 많이 오래된 사람은 바주카와 슈퍼 바주카 정도도 봤을지 모르겠네. 그 정도 되면 아재라기보단 할배 아닌가? 잘 모르겠네. 아는 냥붕이가 가르쳐줘라


사실 이건 한국군에 정식으로 배치된 무기가 아니라 개발 중인 무기임. 한국군에서 대전차 로켓을 국산화하는데, 한참 삽질을 했다. 21세기에 3세대, 3.5세대 전차를 대전차 로켓으로 잡겠다는 발상을 했다가 안되잖아? 하는 느낌이 좀 있었지. 슈퍼 바주카로 T-34 잡는 것도 불안불안했는데 대체 뭔 미친 생각을 하면 그런 발상이 나오지? 그나마 요새는 방향을 벙커에도 냅다 지르는 다목적 로켓으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2.75인치 로켓 신형, 2.75인치 로켓 구형 순임. 일단 2.75인치(70mm) 로켓은 공대지 무유도 로켓으로, 미군의 Hydra 로켓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서 국산화한 물건으로 보인다. 사실 로켓은 잘 모르겠는데, 미군은 헬기에 달아서 잘 써먹고 있으니 한국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쓰는 모양.


세 번째로는 공병 폭약이 있다. 군대에서 폭약을 제일 많이 쓰는 건 사실 공병임. (ㄹㅇ)


장애물 개척 같은 경우에는 전시에 지뢰 탐지기 들고 열심히 찾는 것보다는 폭약으로 구역째로 날려버리는 게 빠르고, 적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건물을 날려서 길을 막는다던가, 다리를 폭파한다거나 하는 것도 다 폭약이지, 뭐.



일단 제일 먼저 볼 건 회로지령탄약이다. 실제로는 탄약이라고 부르긴 뭐한데, 한화는 그렇게 써놨음.

제식명은 K421. 지뢰 대신에 쓰려고 만든 무선 부비트랩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네. 지령을 내리면 왼쪽에 있는 장치에 달린 저 원통(발사통)을 발사한 뒤에 폭파에서 파편을 뿌리게 만든 물건임. 하도 지뢰로 유럽에서 지랄을 하니까 요새는 이런 게 많이 쓰이는 모양이더라. 지들은 이제 전시 아니라 이거지. 양아치 같은 새끼들임.



이건 기동저지탄이라고 하는데, 나도 어떻게 운용되는지는 모르겠다. 제식명도 모르겠음.

대충 찾아보면 땅에 저렇게 설치해뒀다가 센서로 적 전차나 차량을 식별하면 탄두를 발사해서 격파하는 물건이라고 함.



요거는 지뢰지대 통로개척장비. MICLIC이라고 부르는 물건이다. 제식명은 M58 MICLIC.

저 왼쪽에 대각선으로 툭 튀어나온 곳으로 로켓을 쏘면 로켓이 폭약 달린 와이어를 매단 채로 날아가서 지역 째로 지뢰지대를 폭파해서 날려버린다. 단점이 있다면 지면이 경사지거나, 장애물이 있거나, 달린 폭약이 불발되면 지뢰가 다 제거되진 않고, 비싸다는 점이 있는데, 수십 미터를 한번에 제거할 수 있으니 공병이 1~2미터 정도만 간신히 개척하면서 전진하거나 전차에 지뢰제거기 달고 밀어넣는 것보단 나은 편이다. 사실 지형상 한반도에선 별로인데, 대안이 없어서 쓰는 중이라는 말도 있다



이것도 지뢰지대 통로개척장비다. 미클릭과는 다르게 휴대용임. POMINS라고 부르는데, 제식명인지는 모르겠다.

역시 로켓과 폭약달린 와이어로 구성된 장비로, 두 통을 연결해놓고 로켓을 쏘면 되는 심플한 장비. 단점도 역시 공유한다.



KM180 도로대화구 폭파킷이라는 물건이다.

이건 적 전차나 차량이 진격하지 못하게 도로 여기저기에 깊은 구덩이를 만드는 용도로 쓰는 물건



다 아는 군용 폭약.


다음은 위 사례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탄약이긴 한 물건을 보자.



이건 40mm 유탄이다. K2에 장착되는 K201 유탄발사기나 K4 고속유탄기관총에 사용할 수 있는 탄약임.

일단 한화에서는 공중에서 폭발하는 40mm 유탄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건 뭐 다 아는 수류탄이고.



이건 둔감화 단위 장약인데, 155mm 포에 사용하는 물건이다.

한국군 105mm포는 다 구형이라 이런 걸 안 쓰는 모양. 둔감장약을 잘 만들면 과열로 인한 장약 유폭이 줄어서 연사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사실 K-9 자주포의 성능개량을 위해서는 좀 더 좋은 장약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함.


그리고 이 다음으로 나오는 건 항법장치인데, 이미지를 봐도 의미가 없는 물건이라 이미지는 첨부하지 않을거다.


일단 한화에서 개발 혹은 생산하는 항법장치는 광섬유자이로(FOG) 기반 항법장치, 링 레이저 자이로(RLG) 기반 항법장치가 있다. 지금은 FOG, RLG를 지상 항법장치로 쓰고, 수리온과 잠수함에는 RLG 기반 항법장치를 사용하는 모양임.

유도탄용 항법장치도 한화에서 개발하는데, 이건 한화에 따르면 초소형 전자기계 시스템(MEMS) 기술이 적용된 관성항법장치와 다중모드 GPS를 결합한 물건이라고 한다. 상세 내용은 나도 잘 모르겠음.


세 번째 분류는 레이저인데, 여긴 의외로 심플함.



이건 레이저 표적지시 및 거리측정기라고 소개하는데, 차량, 무인기, 헬기, 전투기 등에서 사용 가능한 장비라고 한다.

거리를 측정하고 표적을 지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레이저 유도 무기가 적은 게 아니기 때문에 꽤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비임.



레이저 대공무기체계라고 하는데, 혹시 써본 냥붕이 있나?

일단 이 장비는 본격적인 대공장비는 아니다. 무슨 레이저로 탄도탄을 요격하는 미국스러운 체계는 당연히 아님. 이 장비의 목적은 소형 무인기나 멀티콥터 같은 정찰용 소형 장비를 요격하기 위한 물건. 아무래도 거기다 비호의 30mm 기관포 같은 걸 쏴제끼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개발한 거 아닐까 싶다. 근데 소형의 기준이 뭐지?


그리고 네 번째는 수중음향센서인데, 잠수함과 어뢰를 탐지하는 물건이라고 한다. 사진은 역시 첨부하지 않을 거임.


마지막으로 군수지원분야 관련해서도 무슨 분석 솔루션이니, 창정비 지원이니, 시험/지원/교육훈련장비 개발이니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건 뭐 무기를 개발하면 다 하는 거니까 생략해도 될듯.



하여간 이렇게 한화의 방산분야 물건을 알아봤다.


일반인이 많이 하는 오해와는 별개로, 실제 탄약은 40mm 유탄과 박격포탄 정도를 제외하면 하나도 없음. 다음 시간에는 원래 한화에 있던 다연장 로켓 분야를 가져간 회사를 다뤄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