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 : 2018.06.17~2018.06.23.


냥-하

오늘 자정에 발표된 포켓몬 프레젠트 때문에 충격받은 냥붕이들이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야 뭐 그래픽에 관대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내심 난천 눈나가 소니아 눈나처럼 새끈하게 나오길 기대했던 사람으로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ㅠㅠ

개인적으로 포숨은 기대가 되는 편이긴 한데, 포숨을 댓가로 브다샤펄을 대충 때우려는 거 같아서 씁쓸하다

아무리 포숨이 갓겜이 된다 하더라도 포숨은 어디까지나 포숨일 뿐이고, 다펄 리메이크에 기대를 했던 포덕들의 상처는 완전히 낫지 않을테니...

여튼 브다샤펄과 포숨의 배경은 신오지방인데 다들 알겠지만 이 신오지방의 모티브가 바로 홋카이도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홋카이도 랜선여행을 다같이 떠나볼까 싶다

초반부터 잡설이 길었네 ㅈㅅ


아 그리고 지금까지는 여행기를 '읽을거리' 말머리를 달았는데 이번에는 '연재' 말머리를 달았다

예전에 썼던 여행기도 말머리 수정했음



인천에서 아침 8시 20분 비행기를 타고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유키미쿠를 보니까 일본에 왔음이 실감이 나더라

이 친구는 삿포로 눈 축제를 기념해서 만들어진 하츠네 미쿠의 파생 캐릭터다

그리고 알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미쿠 개발사가 삿포로에 있다



공항철도 타러 가는 길

노랑뚱땡이 쉑 주인 잘 만나서 몇십년째 철밥통 해먹고 있다

피카피카



사전 예약한 홋카이도 레일 패스 7일권을 신치토세공항역에서 교환을 하고

에어포트라이너를 타고 신치토세공항에서 미나미치토세로 간 다음

미나미치토세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열차를 탄다

사진은 미나미치토세역에서 사먹은 연어초밥 에키벤인데 양이 많이 적었다...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했는데 점심시간이라면 밥은 웬만하면 공항 국내선에서 사먹자



여튼 점심을 먹고 하코다테로 가는 기차를 탔다

절반쯤 가니까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네 시간 가까이 달려 하코다테에 도착



이날의 첫번째 목적지는 고료가쿠

하코다테역에서 노면전차를 타고 갈 수 있다

노면전차 기본요금이 210엔인데 1일권 가격이 600엔이라 세 번 이상 타면 본전은 뽑는다



고료가쿠를 설계한 건축가 다케다 아야사부로의 동상이다

얼굴을 만지면 복이 온단다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기 위해 서양의 건축 기술을 도입하여 지은 요새인데 지금은 공원으로 개방되어 있다

물론 이 요새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쓰이는 일 따위는 없었다



적당히 산책을 하다가



전망대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고료가쿠

별 모양이 인상적이다



반대편으로는 하코다테 시가지가 내려다 보인다



히지카타 토시조 동상

대정봉환으로 도쿠가와 막부가 막을 내리자 이에 불만을 품은 막부 출신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로 인한 내전을 보신 전쟁이라고 한다

일본 각지에서 무력 충돌이 있었지만 구 막부군의 마지막 근거지가 바로 이곳 하코다테였고, 반란군은 구 막부 인사를 중심으로 하코다테를 수도로 한 '에조 공화국'의 설립을 선포했다 (에조는 홋카이도를 부르는 옛날 이름이다) (지금은 삿포로가 홋카이도 최대 도시이지만 당시에는 혼슈와 가장 가까운 하코다테가 최대 도시였다)

신센구미의 부장이었던 히지카타 토시조도 에조 공화국에 합류를 했고 ㅇㅇ

당연히 정부군은 하코다테를 공격했고, 에조 공화국은 고료가쿠를 기점으로 하여 저항했지만 히지카타는 전사하고 에조 공화국은 3년만에 멸망해 버렸다

자세한 거는 꺼무위키 ㄱㄱ

요새 골든 카무이라는 만화를 보고 있는데, 원래대로라면 하코다테에서 죽었어야 할 히지카타가 산 채로 40년 동안 아바시리 감옥에 갇혀 있다가 탈옥해서 다시 한 번 에조의 독립을 꿈꾼다는 그런 설정이다

신선 같은 얼굴에 패션센스까지 갖춘 노익장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히지카타는 미남이었다고 한다



다음 목적지는 하코다테 공회당

오후 7시에 폐관인데 6시 반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내부는 대충 이렇다

한 번쯤은 가 볼 만 한데 입장료 300엔은 좀 비싼 거 같다

돈을 좀 더 모아 나가사키에 있는 구라바엔을 가도록 하자



그래도 2층에서 내려다 본 하코다테 만의 경치는 괜찮았다



근처에 있는 하리스토스 정교회

하코다테는 개항장으로 개발이 된 도시였기 때문에 근대식 건축물이 많다

러시아와 교역했던 역사도 있어서 이렇게 정교회도 있다



성공회의 성 요한 교회는 공사중이었다...



여긴 모토마치 천주교회

하코다테 공회당을 중심으로 이렇게 근대식 건축물이 모여 있는 구시가지를 모토마치라고 부른다



이제 슬슬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럭키삐에로라고, 이 동네에서 유명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하코다테 시내에 점포가 여러 개 있는데 나는 쥬지가이에 있는 지점에서 먹었다... 헤으응...

(쥬지가이라는 전차역도 있다... 그런데 애당초 쥬지가이가 일본어로 그냥 십자로라는 일반명사다)

메뉴판을 봤는데 다 맛있어 보여서 최고 인기메뉴라는 차이니즈 치킨 버거를 시켜 먹었다

점심도 부실하게 먹었는데다가 거진 3시간 걸어서 ㅈㄴ 배고팠는데 저걸 먹고 나니 ㅈㄴ 배불렀다...

개인적으로는 햄버거와 우롱차의 조합이 매우 신박했다

우롱차가 느끼한 맛을 다 잡아줌

가격은 702엔으로 매우 혜자스러우니 나중에라도 하코다테를 가게 된다면 꼭 먹어보길 바란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

겨울에 오면 좀더 좋을 것 같다



저녁을 먹고 핸드폰 충전을 핑계로 하코다테역 앞 카페에서 빈둥거리다... 9시쯤 되어 하코다테 로프웨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간다



막상 전망대에 올라가니 안개 때문에 잘 안 보였다 ㅠㅠ

이게 그나마 한 장 건진 거다...

아쉽긴 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15분 정도 바닷바람 + 산바람 맞으면서 멍때리다 왔다...

해질녘에 와도 멋질 거 같다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와 전차 정류장으로 가는데 맨홀 뚜껑에 거울이 달려 있어 깜짝 놀랐다 ㅅㅂ

하코다테는 오징어로도 유명한 도시라고 한다



러시아랑 가까워서 그런지 표지판에 노어가 병기되어 있는 게 신기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