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밝히진 않아도 눈팅하고 있는 녀석들 많은 거 아니까 이렇게 얘기해본다.


본인의 경우엔 고1까진 걍 국내대학을 노리면서 죽어라 공부했음. 

그런데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 인생은 망했다고.


지금 보면 참 병신같은 생각이지만, 그당시 급식이던 난 서연고 안나오면 사람새끼가 아니고 제대로 된 직장도 못 가진다는 식으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어. 어째서인지는 잘 모르겠어. 그냥 그렇다고 믿었지. 일단 사촌 형누나들이 죄다 서울대를 나와서 LG에 삼성으로 들어가는 미친 능력을 보여준 게 한몫 한건 확실한 것 같지만. 그것때문에 아버지가 날 심하게 쪼아댔었거든.


그러다 보니 내신을 관리해 수시로 들어가려고 학교 성적을 열심히 관리했는데, 운나쁘게도 아주 지랄맞은 선생이 담임으로 걸리는 바람에 그것도 힘들어졌어. 그 선생 특기가 자기 마음에 안드는 학생을 죽어라 괴롭히는 거였는데, 하필이면 그 학생 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거든. 덕분에 생기부를 조졌고 수시는 물건너 갔지.


그렇게 1학년을 보내고 이제 수능올인해야 하나 고민할때, 난 어떠한 계기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일본 유학에 관해서 알게 됐음.

유학 시험의 난이도도 수능보다 낮고, 한 1~2년 준비하면 엥간한 상위대학 정도는 쉽게 노릴 수 있다라는 식의 내용이었는데, 이게 꽤나 솔깃하더라고?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심정으로 어머니랑 함께 유명한 일본유학 학원에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해주는 얘기랑 나눠주는 자료를 보니까 꽤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침 당시 시기가 본격적으로 한국 취업난이 심해지고 있는데 일본은 오히려 구인난이라고 언론에서 좀 퍼다나를때라, 어차피 취업도 안되는 한국에서 있을 바에야 아예 일본 대학 나와서 거기서 취직도 하고 이민을 가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지.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을 일본 유학 공부에 들이부었고, 결국 성공했음.


중간부터는 일본 문부성에서 진행하는 국비장학생 시험도 함께 1년가량 준비했고(범위랑 내용이 비슷해서 같이 준비하는게 가능해) 두 시험에서 다 좋은 점수를 받았지. 지난번에 합격했다고 글 올렸었는데 그건 국비시험이야. 유학시험은 기대한 만큼 점수가 안나오긴 했는데, 그래도 충분히 합격선은 나와서 지금은 이렇게 방구석에 틀어박혀선 출국전까지 매일매일 놀고 있어.  한 4월쯤이면 일본 넘어가서 1년 연수받고, 4년동안 등록금/학비 다 지원받으면서 대학을 다닐 예정이야.


이렇게 써놓으면 다들 뭔소린가 싶을텐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굳이 서연고 같은 국내에서 좋은 대학에 대해 집착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어디 나오나 요즘 취업 힘든 건 똑같고, 그럴거면 한국에선 인정 못받더라도 차라리 일본으로 대학을 가서 아예 외국쪽으로 진로를 잡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세상에 니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많고, 그 중에서 원하는 길을 골라서 나아가. 네 부모님도 네가 정말로 결심했다면 응원해줄테니 기죽지말고.


그럼 이만. 두서없고 정신없는 글 읽어줘서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