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현실의 신오지방 - 홋카이도 여행기 1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2부 : 현실의 신오지방 - 홋카이도 여행기 2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3부 : 현실의 신오지방 - 홋카이도 여행기 3부 - 냥드립 채널 (arca.live) 


냥-하

이날은 일본 최북단인 왓카나이로 가는 날이다

아침 7시 반에 삿포로역에서 기차를 탔는데... 기차 타고 오른쪽으로 테레비 타워가 지나가는 것만 보고 정신없이 잤다

아사히카와까지는 의식이 전혀 없고... 그 다음역인 왓사무에서 깼는데 그 이후로도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했다



도착 한 시간쯤 전부터 바다가 보인다

저 멀리 보이는 섬은 리시리 섬이다

후지산을 닮았다 하여 리시리후지라고도 부른다



삿포로를 출발한지 5시간 10분만에 JR 최북단의 역인 왓카나이역에 도착했다

JR 최남단인 마쿠라자키역까지는 3099.5km 떨어져 있는데, 보통열차로는 5일이나 걸리고 신칸센을 타도 이틀이나 걸린다고 한다

사실 JR의 진짜 최남단 역은 니시오야마역이긴 한데, 저기에는 단순 지리상의 최남단이 아니라 종착역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마쿠라자키역을 최남단이라고 기입해 놓았다

일본 최남단이 아니라 'JR 최남단'을 강조하는 이유는 오키나와 모노레일 때문이다



북위 45도 25분 03초



최북단이라는 상징성을 빼면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시골마을이다

역 주변에 마땅한 식당도 없고 시간도 애매하여 점심은 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스리미(다진 생선)를 넣은 라멘이다

맛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왓카나이역에서 버스를 타고 일본의 최북단인 소야 곶(소야미사키)으로 갔다

북위 45도 31분 22초

초여름이었는데도 쌀쌀한 날씨였다

한겨울에 가면 오호츠크 눈바람을 직빵으로 맞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밑에 날짜가 헤이세이 30년이라고 되어 있네

이제는 볼 일이 없는 연호다

뭔가 느낌이 묘하다



최북단 기념비

엄밀히 말하면 일본 최북단은 왓카나이 앞바다에 떠 있는 벤텐지마라는 무인도인데, 무인도라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기에 기념비를 세웠다고 한다

저 비를 기준으로 왼쪽은 동해, 오른쪽은 오호츠크해가 되겠다



그 앞에는 에도 시대의 어정번중(정보원)이었던 마미야 린조의 동상이 있다

사할린을 탐험하고 돌아와 사할린이 섬임을 증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러시아 본토와 사할린 사이의 해협을 국제적으로는 타타르 해협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마미야 해협이라고 부른다



길 건너편에는 소야미사키 공원이 있다

왓카나이역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천천히 둘러보았다



구 일본 해군이 사용하던 망루라고 한다



도쿄까지 1108km, 오키나와의 이시가키까지는 2849km

사할린까지는 불과 43km



공원에는 민들레가 피어 있었다



기도의 탑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탑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당연히 한국인이었지만 일본인 희생자도 꽤 있었다고 한다

당시 대한항공 요금이 일본 국적기보다 저렴하여 김포에서 환승을 하는 일본인들이었다고 한다

그나마 나중에 소련 그리고 러시아에서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참 안타까운 사건이다

잠시 묵념하고 왔다



기도의 탑 뒤에는 세계 평화의 종이 있다

세계 각국의 동전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공원 휴게실에는 사할린 전망대가 있다

오른쪽의 지도는 남사할린이 일본령이었던 시절에 사용했던 행정구역 지도라고 한다

다만 '저기도 한때 우리 땅이었지' 이런 분위기였지 남사할린을 되찾자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일본 극우 중에 남사할린 수복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쿠릴 열도에만 관심이 있고 남사할린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하긴 쿠릴 열도는 소련에서 돌려주려고 했다가 통수친 케이스라서... 자세한 건 꺼무위키를 보도록 하자



버스가 올 시간이 되어 공원에서 내려왔다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사할린이 보인다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다



일본 최북단 자판기라는데 목이 마르지 않아 굳이 뭘 뽑아 마시진 않았다

여담인데 일본은 자판기가 편의점보다 비싸더라...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왓카나이역으로 돌아왔다

러시아와 가까워서 그런지 도로 표지판에도 러시아어가 병기되어 있었다

하절기 한정으로 사할린의 코르사코프로 가는 여객선도 다닌다고 한다



왓카나이역에서 조금 더 위쪽으로 가면 방파제 돔이 있다

원래는 왓카나이역 북쪽에 왓카나이잔교역이 있었고, 그 왓카나이잔교역에서 치하쿠 연락선을 통해서 사할린으로 가는 연락선이 운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이 사할린을 잃으면서 왓카나이잔교역은 폐역되었고, 그 자리에 방파제 돔을 지었다고 한다

부산역도 원래는 더 아래쪽에 부산잔교역이 하나 더 있었는데 한국이 해방되면서 폐역되었다



지금의 철도종단점



지금의 왓카나이역은 2004년에 새로 지은 것이고, 그 이전의 역사는 조금 더 북쪽에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의 철도종단점이라고 한다



역 안에 영화관이 붙어 있더라

극장판 포켓몬스터 모두의 이야기 입간판이 있었다

피카피카



5시 46분 기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저녁을 조금 일찍 먹었다

문제는 이 시간에 식사를 할 만한 식당이 딱히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 점심을 먹었던 그 식당에 다시 찾아가 게살볶음밥을 먹었다

물론 맛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9시 반이 다 되어 아사히카와에 도착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지 않는 이상, 내 인생에서 이렇게 기차를 오래 탈 일은 앞으로 잘 없을 것 같다

저녁을 일찍 먹어서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사온 야식을 처먹고 잠들었다

그러고 보니 야식 먹은 사진이 없누 ㅠㅠ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냥-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