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거 서울 넝감들 하는 행동이 여간 지랄맞은 게 아니지 않간? 나랏님이고 나발이고 간에 하는 짓이 고조 심한 게 아니냐는 말씀이야.

 내 글을 보는 놈들 중에 삼남 지방 아새끼들도 있을 거고 서울 아들도 있을 긴데 난 묻고 싶다우

 우리 서북 놈들도 이 조선 사람이 아니갔어? 긴데 어찌 그리 모욕적이냐 이 말이야. 다 같은 놈인데 어떤 놈은 사람 취급 받고 또 우리같은 놈은 잡것 취급 받는데 이거이 나라야?


곧 서북지방 무시한 놈들도 대가를 단디 티루게 될 것이야. 내 얼마 전에 평서대원수를 만나 뵙지 않았갔어? 눈빛이 아주 기냥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의지있는 분이셨다.

난 그 분을 따르기를 정했지라우. 정 진인님께서 우리를 이끄시는 이상 이제 평등한 새 시상이 열릴 게야. 역사가 우리를 평가하갔지.


마지막으로 평서대원수님의 감동적인 격문이나 읽고 가라



평서대원수는 급히 격문을 띄우노라. 


무릇 관서는 기자와 단군 시조의 옛터로서 벼슬아치가 많이 나오고 급제하고 문물이 발전한 곳이다. 저 임진왜란에 있어서는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운 공이 있으며, 또한 정묘호란에는 양무공 정봉수가 충성을 능히 바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서쪽 땅을 버림이 더러운 흙과 다름없다. 심지어 권문의 노비들도 서쪽 땅 사람을 보면 반드시 평안도 놈이라 일컫는다. 서쪽 땅에 있는 자 어찌 억울하고 원통치 않은 자 있겠는가? 막상 급한 일에 당해서는 반드시 서토의 힘에 의존하고 또한 과거시험에 당해서는 서쪽 땅의 글을 빌었으니 4백년 이래 서쪽 사람이 조정을 저버린 일이 있는가?


 지금 나이 어린 임금이 위에 있어서 권신들의 간악한 짓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김조순, 박종경의 무리가 국가의 권력을 제멋대로 하니 어진 하늘이 재앙을 내려 겨울 번개와 지진이 일어나고, 큰 흉년이 거듭 이르고, 굶어 부황든 무리가 길에 널려 늙은이와 어린이가 구렁에 빠져서 산 사람이 거의 죽음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오늘 세상을 구제할 성인이 나타나 철기 10만으로 부정부패를 숙청할 뜻을 가지셨다.


 그러나 이곳 관서 땅은 성인께서 나신 고향이므로 차마 밟아 무찌를 수가 없어서 먼저 관서의 호걸들로 병사를 일으켜 백성들을 구하도록 했으니, 의로운 깃발이 이르는 곳에 소생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제 격문을 띄워 먼저 각 주 군현의 고을 원에게 보내니 절대로 동요하지 말고 성문을 활짝 열어 우리 군대를 맞으라. 만약 어리석게도 항거하는 자가 있으면 기마병의 발굽으로 밟아 무찔러 남기지 않으리니 마땅히 명령을 따라서 거행함이 좋으리라. 위 격문을 안주 병사, 우후, 목사와 숙천 부사, 순안 현령, 평안 감사, 중군, 서윤과 강서 현령, 용강 현령, 삼화 부사, 함종 부사, 증산 현령, 영유 현령에게 내리노라.     


대원수  홍경래 



거 서울서 꺼들먹거리는 관복쟁이들은 목 딱 씻고 기다려라 서북출신의 설움이 얼매나 무서운지 내 똑똑히 보여주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