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을 모티브로 하거나 한국인인 캐릭터가 해외 매체에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 관심이 생겨 조사해보고 이 글을 씀.


1. 2000년대 이전: 주로 일본계 매체에서 등장하였다. 반면 서양계 매체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밀려 등장이 적었다. 이 시기의 특징이라면 일본계 매체에서 주로 등장하다보니 현실의 한일관계를 반영하여 숙적이나 라이벌로 등장하거나, 라이벌로서의 모습이 강조되지 않는 매체에서는 태권도, 한복같은 전통적인 요소들이 많이 강조된다. 반면 서양 매체에서는 아직은 서양인의 눈에 익숙한 한국계 미국인(즉, 재미교포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일본인으로 치환해도 별 문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캐릭터들

KOF, 아랑전설의 김갑환: 한국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를 강조한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또한 비디오게임에 등장한 최초의 한국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에서의 김갑환은 인기가 아주 많은 캐릭터로,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들까지도 김갑환이 없으면 아랑전설이 아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캐릭터이다. 그리고 성능도 좋다.(아랑전설 한정) 그리고 KOF에 등장한 모든 한국인 캐릭터는 어떻게든 김갑환과 관계가 있다. 그래서 KOF 스토리에도 영향을 많이 주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물론 격투게임이라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긴 하다.)

미드 로스트의 권진수: 이 시기에 서양 매체에서 등장한 한국인 캐릭터 중 가장 유명한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설정상으로는 경남 남해군 출생으로 확실한 한국인이 맞지만 배우인 다니엘 대 킴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미교포라서 한국어 연기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한국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연기가 짤로 돌며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으나, 한국 배우 김윤진이 투입된 이후 김윤진으로부터 한국어 강습을 받아 한국어 연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스토리에서의 비중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특히 시즌 5 이후) 특유의 한 박자 느린 행동력과 믿음직함으로 인기도 많다.


2. 2000년대 이후의 한국인 캐릭터: 2000년대 이후로 한국의 문화콘텐츠(e스포츠, K-POP)등이 발전하면서 한국이 전세계에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유학생들의 미국 대학에서의 뛰어난 성적으로 공부를 잘한다는 생각도 퍼지게 되었다.(사실 이것은 동양인 공통이긴 하다.) 그리고 발전한 IT기술과 IT기술 보급률 1등인 나라이기 때문에 첨단기기를 다루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도 많아졌다. 그로 인해 일본 매체보다는 미국을 위시한 서양 매체에서의 등장이 잦아졌고, 이제는 동양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하면 중국인과 일본인을 제치고 등장하는 빈도 수도 늘어났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아직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것을 드러내듯 무리한 설정을 집어넣는 경우(예시: 한국인 닌자인 발로란트의 제트나 K-POP 살인마라는 무리한 설정을 집어넣은 데바데의 트릭스터)가 많지만 아직 옆나라인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 매체에서 주목받은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과도기라 봐야한다. 그래서 앞으로 한국인 캐릭터가 더 많아질수록 웰메이드 한국인 캐릭터들이 많아질 것이다.


대표적인 캐릭터들


위 베어 베어스의 클로이 박(한국판은 제주도 토박이라는 설정으로 등장): 무려 10살에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입학한 천재로 모든 과목에서 A 이상을 받는다. 클로이는 영어를 잘 쓰지만 클로이의 부모님은 영어를 잘 못쓰는지 한국어를 쓰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한국판은 제주어) 그 외에도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게임을 잘한다는 것이 묘사되기도 한다. (곰들을 비디오 게임으로 전부 이겨버리는 모습도 나온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도깨비, 비질: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오퍼레이터로서 둘이 같은 날에 출시되었고, 둘 다 첨단 기기에 관련된 능력(도깨비는 적의 스마트폰을 해킹함으로써 드로닝 방해, 비질은 드론이나 캠의 영상에서 자신의 모습 제거)을 가지고 있다. 둘 다 707 특수임무단 출신이며 비질은 사실상 탈북자 출신임을 암시하고 있다. 대다수의 매체에서는 묘사하지 않는 특징이란 점에서 특이한 부분. 그리고 도깨비는 유창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지만 비질은 악센트가 없는 한국식 영어를 고증해 한국 레식 시즈 팬덤에게서 더 한국인같다는 평을 듣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리, 팝스타 아리, K/DA 아리: 아리는 한국 서버 출시 기념으로 만들어진 챔피언으로, 한국인 캐릭터 중에서도 특이한 부류다. 기본 스킨과 번들 스킨인 한복 아리는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한복, 한국의 구미호 설화가 모티브)를 강조하고 있지만 팝스타 시리즈 스킨들은 K-POP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또한 K-POP을 모티브로 한 두 스킨을 비교하면 팝스타 아리는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2세대 걸그룹에 영향을 받은(애초에 영감을 얻은 팬메이드 스킨이 소녀시대를 모티브로 한 제너레이션 아리였으니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스킨이고, K/DA 아리는 블랙핑크, 노래를 부른 아리와 아칼리의 실제 가수들이 소속되어 있는 (여자)아이들 등의 3세대 걸그룹에 영향을 받은 스킨이다.

오버워치의 D.Va: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오버워치의 한국인 캐릭터이다. 2000년대 이후로 발전한 한국 e스포츠의 영향으로 탑승자 송하나는 스타크래프트6의 프로게이머 출신이고 이에 대한 대사도 있다.(APM 좀 올려볼까? 등등) 그리고 송하나가 탑승하는 메카는 한국의 발전한 첨단기술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으며, 한국어판이 아닌 해외판이라도 한국어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설날 이벤트로 한복 스킨이 출시되는 등 한국인 캐릭터라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스타때부터 이어진 블리자드의 한국 사랑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