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냥챈 이용자들 중엔 분명히 공익 판정을 받은 친구들도 있을거란 말야

물론 현역보단 훨씬 나은 사정이지만 아직 훈련소에 가지 않았다면 불안한건 마찬가지겠지

공익들을 위한 훈련소 팁 같은 글이 잘 안보이길래

나도 공익이었던 사람으로서 소소하게 몇가지만 알려준다


1. 편지는 무조건 써달라고 해라

4주밖에 안한다고 금방 나온다고 가오잡고 편지 필요없다고 하고 오는 애들 진짜 많더라

공익이 아무리 힘들어봐야 공익이지만 그래도 훈련을 받고와서 개인정비시간에 다른 애들 편지 다 받는데

나 혼자 아무것도 안오면 그거 생각보다 우울하다.

일주일 이상을 사회와 완전히 단절된다는 건 아마 거의 모두에게 첫경험일텐데

이게 생각보다 답답하고 바깥소식도 많이 궁금하다 없는 가오 챙기려하지 말고 생년월일 꼭꼭 알려주고 가라


2.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라

이 부분은 현역과의 가장 큰 차이다 아직 미필인 현역이 있다면 조금 배아플 수도 있을것같다

공익이라 하면 일단 국가가 인정한 장애인들이다. 좀 더 순화해서 말하면 몸에 이상이 있음을 병무청이 인정하고 보낸 애들인거야

그리고 어차피 한달도 안돼서 바로 사회로 돌아갈 애들 군기 잡을 필요도 없다는걸 훈련소도 알아.

그래서 너네가 아프다 하면 걔네는 꼴에 분위기 잡는다고 어디가 아프냐 진짜 아픈거냐 꼬치꼬치 캐묻는데

쫄지 말고 그냥 아프다고 하면 결국은 지들이 의사도 아니고 뭐 어떡해 애가 아프다는데

가끔 꼰대같은 분대장이 자기도 허리 안좋다면서 엄살부리지 말라고 씨부리면 "저는 허리 때문에 공익까지 됐는데요?" 하면 아가리를 닫을것이다

니가 아프다 하면 걔네는 빼줄 수밖에 없다 괜히 사고나면 좆대는건 걔네거든 너네는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야

근데 다른거 빼도 사격은 안빼는걸 추천한다 이건 재밌더라 살면서 총 만져보고 실탄 쏠일이 얼마나 있겄냐


3. 퇴소시킨다는 협박은 일단 거짓말이다

누가봐도 면제여야 할 놈이 공익된 특이케이스거나 진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미친 소시오패스가 아닌 이상

훈련소 중간 퇴소는 그냥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위의 2번과 연결되는데 아프다고 막 훈련을 열외하다 보면 훈련시간 못채우면 불이익 갈거라고 겁주는데

어차피 몇주 후에 인생의 군생활이 모두 끝나는 공익한테 지들이 할 수 있는거 없다

그렇다고 공익이 벼슬인 양 너무 나대지는 마라 남은 훈련소 생활을 불지옥으로 보낼 수 있다...

불지옥이 돼도 너만 족되는게 아니라 연대책임으로 생활관 전체, 심하면 소대 전체가 너 하나 때문에 불지옥이 된다


4. 분대장도 사람이다

초반에는 군기 잡는다고 엄청 빡세게 굴리고 웃는 모습도 안보여줄 거야 이건 당연하지

근데 걔네도 사람이라 3주 정도 지나고나면 훈련병이랑 어느정도 친해진단 말이야

게다가 3주까지 지난 시점이면 보통은 행군 각개전투 이런 보스몹들이 다 지나간 시점이라 어느정도 편안하거든

주말에 애들이랑 마피아 하고있으면 분대장이 슬쩍 들어와서 같이 하는 광경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때쯤이면 이제는 너네가 분대장들을 놀릴 수 있다 분대장님 저희는 다음주에 나갑니다 ㅎㅎ 이러면 진짜 부러워한다

물론 분대장이 어지간히 꽉막힌 사람이 아니어야 하고, 당연히 생활관에서 사적으로 대화할때나 가능한 이야기니깐

눈치없게 뇌절하지 말고 드립의 선은 지켜라


5. 마지막 주말에는 꼭 교회를 가라

성당 아니다 교회다 꼭 가라 훈련소의 꽃이라고 하지

교회를 가면 진행자가 어디어디 중대 오늘이 마지막 주차죠~ 하고 꼭 어그로를 끌면서 친절하게 광고해준다

그러면 그곳의 다른 모든 훈련병들이 너희를 향해 부러움섞인 야유를 한다 더욱이 공익이라면? 게임끝이지

안느껴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이 야유가 엄청 기분좋다 진짜 좋다 굉장히 즐겁다 클럽 부럽지 않게 몸을 흔들어주면 된다

그러니 너의 평소 종교가 어찌되든 이 날만은 교회에서 실로암을 즐겨야한다


6. 무릎 보호대니 이딴거 필요없다

훈련소 들어가기 전에 알아둬야할거 검색해보면 뭐 파스니 보호대니 내복이니 뇌절이 많은데

의외로 의약용품은 다 있고 내복도 다 주고 보호대는 필요한 상황 자체가 없다

까놓고 말해서 공익이 훈련해봐야 얼마나 구른다고 보호대를 차냐

위에 말했듯이 하기 싫으면 그냥 몸 아프다 하면서 빼라


7. 마지막으로 무리하지 마라

이건 진짜 너희들을 위해서 하는 조언이다

말했듯이 공익은 이미 몸 어디 한구석이 온전치 못한 애들이야

괜히 자존심이나 호기심 때문에 막 하려하지 말고 느낌이 안좋다 아프다 싶으면 무조건 말해라

누누히 말하지만 너희는 현역이 아니야 군인도 아니야 그냥 공익이야

훈련소 수료하면 다음날부터 바로 사회인 돼서 복무지로 나가야 하는데 팔다리 하나 장애돼서 출근할래?

너네가 아프다 한마디 하면 웬만한 훈련 다 뺄 수 있으니까 '말하면 빼줄까?'를 걱정할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라



어떻게 끝맺음해야 할지 모르겠다

끗!